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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후 8개월만에 알았네, 나는.

Bleina |2013.07.11 22:42
조회 1,226 |추천 0

 

 

2년 간 그 사람을 사귀며 자존감이 바닥을 기었던 나는

헤어지고 지난 8개월 간,

신앙심과 축복된 환경 덕분에 많이 자존감이 회복되었다.

 

늘 나를 가장 사랑해줘야 할 사람이 하는 비난과 비하 속에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

심지어 나조차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말 내 스스로가 사랑스럽고,

그런 게 주위에도 느껴지는 지

주위에서도 매력터진다, 예쁘다, 매력있다, 성격 좋다, 재밌다 등등

너무나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줘서 점점 더 자존감과 자신감이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그 선순환 속에서 얻은 게 하나 더 있다.

 

내가 많이 모자르고 단점이 있어도,

사랑받기에 충분히 매력적이고 아름답고 고귀하고 사랑스러운 것처럼

내 주위 좋은 사람들을 보며 남들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느꼈다.

다들 정말 나름의 매력과 사랑스러움이 있고 엄청난 장점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그런 귀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정말 소중하고,

이런 관계를 맺게 된 것에 정말이지 감사 외에는 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나는 감사와 만족스러운 삶 속에서

스스로의 못난 점 좋은 점 모두를 그대로 인정하는 법을 배우며

좋은 사람들과 하루하루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내 친구가 자신은 헤어진 남자친구들과 연락을 하며

친구로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래서 내가 그 것이 가능하냐며 반문을 했더니

그 후 그 친구는 나 또한 그럴 수 있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말들을 했다.

 

그리고 집에 오며 생각을 해보니 헤어진 전 남자친구도

결국 좋은 사람이었으니 2년을 만난 것이었고,

그 당시에는 가까이 있고 그 사람의 허물이 커보였던 것 같았다.

 

그래서 용기내어 그 사람에게 연락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그 사람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리고 30분 정도의 카톡을 했고,

그 사람과의 대화가 끝났을 때엔 내 눈엔 눈물이 절절하게 맺혀있었다.

그리고 눈물은 멎었지만, 내 마음의 응어리는 지금까지도 아직이다.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데,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기엔 내 얼굴에 침뱉기인지라

이 곳에 그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쿨한 척하는 티가 역력한 카톡 한 줄을 보내놓고 기다린지 10여분이 지난 후

반갑게 맞아주는 답장이 왔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뻔한 잘 지내냐는 영혼없는 말을 서로 주고받은 뒤,

그가 카톡에 걸려있는 내 셀카를 보며 "좋아 보인다!"고 말을 했다.

그래서 나는 좋은데 너는 어떻게 지내냐는 식의 카톡을 쓰는 중에 카톡이 하나 더 왔다.

 

"그런데 워낙 사진빨이 대단하셔서 실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요"

 

워낙 농담을 좋아하고 상대를 깎아내리는 식의 장난을 좋아하는 사람인 걸 알았지만

헤어진 옛 여자친구가 한 카톡에 저런 말을 했다는 게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금새 다시 옛 친구를 찾은 느낌에 마냥 좋았고 오히려 여전하네 싶기도 했다.

 

그러다 이야기가 흘러, 그 사람이 다니는 학교 근처의 맛집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무래도 그 곳에 사니까 잘 알 것 같아서,

맛집을 추천해달라고 내가 부탁을 했고 그 사람은 명단을 주욱 읊어갔다.

케이크 집, 빙수 집 등등. 남자들끼리나 혼자 가기 어려울 것만 같은 그런 가게들이 줄을 이었다.

 

그래서 '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궁금하기도 하여 "연애해?"라고 넌지시 물었다.

 

'아니'

그렇구나 싶으면서도 내가 아직 자기를 신경쓰는 것처럼 느껴질까 싶어

무어라 말을 해야 아직 미련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말해준 곳들이 남자끼리나 혼자 가긴 그런 곳들이라 혹시나 해서"

 

나는 자기가 자란 그 동네가 아니면 여자들이랑 다니고 남자랑 밥을 먹느니 혼자 먹겠다는 게

내 말에 대한 그 사람의 이어지는 말이었다.

나 또한 그 말이 장난섞인 농담조라는  걸 알지만, 약간 거슬렸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몹시 거들렸다.

그는 2년 사귀는 중간에 여자문제가 아닌 여자문제로 속을 많이 썩였었고

그로 인해 내 자존감이 많이 바닥이 되었었기 때문에

사실 나는 바람 핀 적도 없는 그 사람에게

여자 문제에 대한 콤플렉스같은 게 있기에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

 

 

 

사귀고 2달 정도 되었을 때, 자신이 듣는 수업에 이상형인 여자가 있으니

와서 한 번 보라고 권유하는 그 말에 나는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겐 제일 친한 친구가 두 명이 있었는데, 한 명은 자기를 좋아했던 친구고

 다른 이는 17살 때 잠깐 사겼던 여자라며 그 친구들을 내게 그리 설명했었다.

일 대 일로 그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는 게 신경쓰였는데 그 게 늘 화근이 되고는 했다.

 

잔반 타박에 눈치보며 억지로 먹은 밥에 늘어난 뱃통과 데이트 때문에

살과 몸매를 가지고 항상 뭐라고 하며 스타일과 화장도 지적하던 그 사람에게

당연히 여자로서 외모에 대해 자신이 없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분명 '그 사람의 여자'에 무척 예민하기에 그런 말이 거슬렸을 지는 몰라도,

여자랑만 다닌다는 식의 말이 몹시 불쾌하고

꼭 저리 말을 해야하나 싶고 내심 무척 서운하기도 했다.

결국 그로 인해 대화는 종결이 되었다.

 

그런 서운과 불쾌가 쌓여 원래 약간 상대를 깎아내리는 듯하고 도도한 그의 말투에

나는 결국 한 마디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크게 틀어진 느낌을 받아

급히 나는 그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그 사람은 아무렴 상관없는 듯 보였지만.

 

대화가 끝난 뒤에도 그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문득 그의 허물은 가까이 있어 커보인 게 아니라

실제로 허물이 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는 고시를 준비한다. 그래서 그는 사귀는 동안에도

부모님께 돈을 타서 쓰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시간에 늘 쫓겨서 데이트 할 여력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래서 늘 데이트하는 시간과 돈은 우리 싸움의 제일 자주 등장하는 화두였다.

 

그런데 그런 그 사람이 헤어지고 난 뒤 8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요즘 뜨는 영화는 거의 다 보고 요즘 가장 뜨는 맛집들은 다 다녀보았단다.

괜찮은 바를 추천해주는 그를 보며 나는 무척 씁쓸하고 허탈했다.

 

또 그 사람은 나와 교제한 내내 학교 성적이 좋지 못하고

이런저런 여러가지 사정으로 매번 한국사 시험을 낙방했다.

늘 나를 공부하는 데 장애물 취급했기에 나만 없으면 승승장구 할 줄 알았던 그 사람이

이 번에도 학교 성적이 영 안좋다는데 마음이 안좋았다.

 

결국 그 사람을 말로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나보다.

그 당시엔 핑계가 될만한 내가 옆에 있으니 내 탓을 했는데,

이 번에도 성적이 엉망으로 나왔다니...

내가 안타까우면서도 내심 '것봐라, 내 탓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쾌방쾌했다.

 

그런데, 통쾌한 것은 맞는데... 눈물이 주루룩 났다.

헤어진 후로는 한 번도 흐르지 않았던 눈물이 뺨에 범벅이 되었다.

입술도 그로 인한 짠내와 울음소리로 범벅이 되었다.

 

나는 내 인생을 드라마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이고, 그 사람이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길 바랐다.

그래서 내가 그 긴 시간동안 그에게 부은 사랑과 정성이 아깝지 않기를 바랐다.

먼 훗날 그 사람을 그리며 울기보단 웃을 수 있기를 바랐다.

나는... 그 사람을 정말 좋아했고, 좋아하다 못해 사모했다.

처음이라 그랬을까, 너무 많은 것을 준 것 같다는 생각도 종종 든다.

 

그런데 그 사람이 정말 별로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서,

많이 슬프고 내 사랑과 마음은 정처없이 어디로 흘렀을까

그 사람에 닿기는 했을까

그 사람에게 닿았다면 저 이는 왜 변하지 못했을까

내 사랑이 가엾고 가엾고, 가엾다

 

그리고 더욱 슬픈 것은, 그 사람이 내게 못되게 모질게 상처되게 굴었어도

그 사람 또한 나를 진심으로 사랑했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그에 가슴이 미어진다

 

나는 아직도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일까

사랑이란 게 무에인지 모르겠다

그 사람의 단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그에 상처받았던 아픔을 두려워하는 나이지만

그 사람이 내게 매달린다면 강하게 뿌리치지 못할 나라는 것 또한 잘 안다

 

나보고 너무 착하다며 좀 독해지고 이기적여지라던 그 사람 말처럼

내가 그러하지 못해서 인지, 그를 사랑해서 인지, 내가 미련해서 인지

대체 한자도 가늠이 되지 않는다. 속이 없어서 일까.

 

나는 있지... 미련하게도 언젠간 그 사람을 보며

편하게 서로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싶은 마음이 아직 있다 분명.

 

나 또한 많이 잘못을 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이 곳에는 쏙 빼고 적지 않은 나의 잘못들과

그 사람의 미숙함에 서로 서툴러서 그랬을 것이리라고 믿고 있다 분명.

 

이 번에는 너무나 실망을 했지만, 그 사람의 본질은 그런 것이 아닐 것이란

막연한 기대와 믿음이 그에게 나는 분명 있다, 그 마음.

 

 

 

헤어진 지 8개월만에 안 사실이 하나 있다.

그가 아무리 내게 모질게 굴었어도 나는 그 사람이 잘되기를 바라고

그가 내게 해줬던 아름다운 애정과 추억에 감사하고 있으며

 

그 사람이나 나나, 많이 모자르고 못되고 형편없을지라도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럽기에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내가 아직 그를 사랑하고, 많은 내 주위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주는 것처럼.

 

나는 아직도, 내 인생이 드라마이기를 꿈꾸는 것 같다.

아니, 내 인생이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모두가 해피엔딩인 드라마였으면 싶다.

어떤 식으로든 모두가 행복하고 악은 없는 해피엔딩 드라마.

 

 

 

그 것이 현실이 되기를 기도하며,

글을 마친다. 

 

 

 

언젠가 이런 비슷한 류의 고민을 하며 이 곳에 글을 쓰고싶어 들어올

미래의 나에게 이 글을 바친다. 나는 네 인생을 응원한다, Bleina! 사랑한다.

 

- 25살 여름에도 여전히, 나와 당신을 많이 사랑하는 Bleina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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