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컴퓨터 모니터로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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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제주 방언으로 좁은 골목을 뜻하며, 통상 큰길에서 집의 대문까지 이어지는 좁은 길이다.
제주도 올렛길 올래? 자전거로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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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째 날 엄마 저 잠깐 제주도 한 바퀴만 돌고 올께요. 그토록 그리던 자전거 여행은 그렇게 시작 되었다.
구포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언제적부터 그리던 이번 여행. 여행을 떠나기 한참 전 부터 이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환하게 밝아지곤 했다.
그런데 손으로 틈틈이 적었던 여행일기의 그 날 기록을 빌리자면 - 막상 여행을 떠나는 이 순간의 나는 의외로 무척이나 담담하다. 피곤해서 그런건가 아님 실감이 나지 않아서 그런건가. 전 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노곤한 몸으로 여차여차 짐도 다 쌌고 기본적 일정도 틀이 잡혔는데 어떤 허전함이 계속 나를 맴돈다 -
무척이나 설렜던 여행인데 막상 시작되니 설레지 않았다. 몰라 일단 가보자 ㄷㄷㄷ!!
5일간이나 쏟아졌던 장마로 하늘과 땅 모두 맑게 얼굴을 씻었고. 창 밖으로 보이는 이 맑은 얼굴이 내 가슴을 환하게 틔웠다. 다시 설레기 시작했다. 덜덜덜덜덜덜 아놔 진짜 제주도네ㅋㅋㅋ
수학여행으로 왔던 그 제주도지만 그 때의 제주도가 아니다... 뭔 소리야ㅋ 어쨌든 이제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 것도 알 수 없기에 진짜 모험이 시작된거다.
제주도의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줄때마다 등장 하는 야자수. 뭐 그냥 커다란 화분 같았음
자전거와 함께 없어선 안 될 녀석... 처음에 지도를 받았을 때 이걸로 어떻게 찾아가지 하는 의구심;;;
차를 운전 할 때도 네비게이션에 의존하는 나를 내가 믿지 못했다.
근데 시간이 지날 수록 지도 보는게 익숙해졌고
지도를 보고 도착지에 도착할때의 그 묘한 쾌감에 빠져들기 사작했다.
이 분은 내가 여행을 딱 시작할 때 종주를 마치고 오시는 분이었는데 일주일 내내 텐트치고 캠핑을 하셨던다. 다음에 올 땐 나도 캠핑에 도전을 해봐야겠다
자전거를 타고 제주를 한 시간 가량 돌며 느낀 첫 감정은 그냥 진짜 너무 좋다였다. (손으로 쓴 여행일기에는 너무 좋은 나머지 욕이 적혀있다.) 여튼 욕이 나올만큼 좋다. 하늘과 바다는 기가 막히게 푸르렀고 바람은 내장까지 상쾌하도록 시원했다.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 가고 싶은 때에 가고,
멈추고 싶은 곳 멈추고 싶은 때에 멈추고!! 이게 여행이지
귀일리에서 저 분께 길을 물어봤다
"저기 한림까지 여기서 머나요?"
"자전거로 가신다고요?"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고생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네ㅋㅋㅋ"
제주도의 돌담은 언제봐도 참 이쁘다.
바람은 갈수록 거세졌고 이건 마치 길 위의 작은 전쟁이었다.
첫 날 내 얼굴과 자전거를 쏘아 붙였던 해풍은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린다.
그래도 즐거웠다. 힘들면 쉬어가면 되었고 그 때 눈 앞에 펼쳐진 절경은 고통을 무디게 만들었다.
여차여차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목적지. 바람과 끝 없는 싸움이 끝나갈 무렵 어둑 어둑 땅거미가 지고 내 정신과 몸도 밑으로 꺼져갔다. 이번 여행에서 잡은 무계획적인 계획은 벌어지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여행내내 숙소를 예약한적도 없고 미리 알아보지도 않았다.
그냥 내가 정한 목적지에 도착한 후 묵을 곳을 찾았다. (사실 이건 너무 즉흥적이므로 개인적으로 비추천. 해가 지고 나면 빛이 귀하기에 도로 위의 자전거는 무방비 상태이다)
휴대폰을 뒤적여 전화한 그 곳.
"남자 한 명 묵을 수 있나요?"
"네ㅇㅇ"
시크한 대답 소리와 함께 시작된 기억. 제주 여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 하우스 마음까지 쫄깃 해지는 쫄깃쎈터 그 특별한 인연이 그렇게 시작 되었다.
그렇게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간 하얀색 이쁜 2층 집은 꽤나 느낌 있었다. 자전거를 세우고 들어간 느낌 있는 그곳은 먼저 도착한 여행객들로 북적였고. 시골 가정집 같기도 하고 TV 프로 '짝' 에 나오는 애정촌을 연상케 하기도 하는 그 곳의 침대에 무거운 짐을 올려 놓고 샤워실로 곧장 향했다.
샤워실 거울 속 비친 내 모습은 영락 없는 거지나 짐승의 모습이었고 머리는 땀에 쩔어 미역처럼 휘감겨 있고 땀과 썬크림은 한데 뒤섞여 얼굴에 녹아 내리고 있었다. 거기다 수염은 어찌나 쑥쑥 잘 자라는지...
쫄깃한 그 곳에서 더러운 몰골을 말끔히 씻어냈다. 개운한 몸을 이끌고 나온 거실 여행객들이 삼삼 오오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하고 책을 읽어나 음악에 빠져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혼자 온 여행이라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뻘줌하게 시크한척 거실 한 가운데의 선풍기로 머리를 말렸다.
그렇게 뻘줌한 시간이 흐르던 중 스텝 한 분이 막걸리 한 잔을 권하셨고 그 때 내 맞은 편 자리에 앉아 계시던 그 분들과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었다.
첫 날. 혼자 온 여행이라 어울리지도 못하고 쭈뼛쭈뼛 선풍기에서 머리나 말리고 있던 미천한 저를 너무 너무 잘 챙겨주신 형, 누나들 진짜 진짜 즐겁고 고마웠어요. 협재의 푸른 밤을 너무나 좋은 인연들과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ㅎㅎ
정말 신입생 OT 막내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군 입대 이후로 귀엽다는 말은 정말 처음 들었습니다. 제주도에서 그런 눈물 나는 보살핌을 받다니... 고맙습니다들ㅋ
그리고 첫 날 쫄깃 게스트 하우스에서 들은 이야기
대륙 수십개 국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대학생이 있었음. 누군가 물어 봄. 자전거로 여행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러자 그 대학생이 시크하게 대답했다
'돈이 없으니까요 ㅋ 돈 있음 뱅기 타죠ㅋ '
아!ㅋ
모든 일에 의미가 부여 될 필요는 없다 나도 당신도 그 자체로 아름답고 의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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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째 날
제주에서의 첫 푸른 밤은 너무 즐거웠다. 잠이 드는 것이 너무 아쉬워 애써 깨어 있으려 했으나 눈을 감았다 뜨니 눈 부신 해가 떠 있었다....
맛있게 끓여진 스프.
간단한 조식을 먹고 사람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제주 협재의 아침
제주도의 자유로움을 느끼며 멋진 전경에 취하는 것도 좋은 여행이지만 이렇게 처음 만난 다른 여행객들과 즐겁게 어울리는것 또한 큰 즐거움을 준다. 첫 날 정말 정말 재밌었다. 여행일기에 재밌었다는 말 밖에 안 쓰여 있다ㅋㅋㅋ 누나분들 너무 웃겼다. 다들 혼자 오셔서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너무 가까워 보였다. 몇 년 알고 지낸 사이인줄..;;
번호까지 교환했지만 너무나 아쉬웠기에 게스트하우스를 떠나기 직전 찍은 또 한 장의 사진
젤 왼쪽 준우 형은 나처럼 자전거로 여행을 하고 계셨기에 거의 마지막까지 동행했다. 서귀포 시내에서 다음 만남을 약속 한 뒤 각자의 길을 떠났다.
즐거웠던 쫄깃쎈타를 뒤로 하고 다시 시작된 자전거 여행.
첫 날의 광풍이 떠올라 가방을 묶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해안도로를 달리다 제주 서쪽 해변의 절경에 넋을 잃었고 연신 사진기 셔터를 눌러 보지만 원하는 결과물은 나오지 않는다.
카메라는 피사체를 왜곡시킨다. 시덥지 않은 것을 놀랍도록 멋진 그림으로 그리기도 하고 못난이 개구리를 멋쟁이 왕자님으로 탈바꿈 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사진은 현실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제주도를 여행하며 만나는 놀라운 절경과 분위기를 내 카메라는 20% 도 담지 못하는 것 같다. 입이 쩍하고 벌어지는 절경을 정해진 사각 프레임에 가두는 일은 사진기에게나 눈 앞의 그것에게나 둘 다에게 미안해지는 행동이다.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도 아깝다. 그래서 너무 멋진 절경을 만났을 때 오히려 사진기는 꺼두었다. 이목구비 온 몸으로 이 압도적인 공간을 기억하기를 기대하면서
길 위에서 만난 새로운 인연. 자전거를 타고 연신 페달을 밟고 있는데 인상 푸근해 보이는 어떤 아저씨가 손짓한다. "같이 쉬다 가세요" 그렇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길 위에서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떠나기 전 제주도에서 다시 한 번 꼭 만나자고 말을 나누었다. 그리고선 헤어졌고 깜빡하고 연락처도 주고 받지 못했다. 이 넓은 도로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 지 이 때까진 몰랐고 기대도 않았다...ㅋㅋ
이 날도 바람은 거셌고 오후부터 날도 급격히 흐려졌다. 하지만 지갑은 가벼웠고 나는 편의점을 택했다.
....2부에 이어서....
/ 제주도 여행 / 제주도 자전거 여행 / 제주도 올레길 / 협재 해수욕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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