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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자리양보하려 일어났는데....

munin |2013.07.17 01:23
조회 5,131 |추천 31

제가 워낙 글빨이 딸리니 막바로 본론 들어가죠.

 

한 이주전쯤이던가

 

미친듯이 덥던 날에 분당에 친구네 가려고 버스를 타고 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버스 뒤쪽 두사람 자리 통로쪽에 앉아서 가고 있었죠.

 

버스는 그다지 사람이 많진 않았지만 자리는 다 차 있었고

 

한 세네분 정도가 서서 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정류장에서 한 70대초반쯤 되시는 나이 많은 수녀님이 타시는겁니다.

 

근데 한눈에 보기에도 땀을 많이 쏟으시며 머리 가리는 그.. 베일인가??

 

암튼 그거쓰시고 누가 봐더 더워보이는 복장을 하고 계셨죠.

 

정말 누가 봐도 힘들어하시는 기색이 역력해서

 

자리에 일어나 "수녀님 여기 앉으세요." 했죠.

 

그러자 수녀님은 손사례를 치시며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너무 힘들어 하시는게 안타까워서

 

"그러지 마시고 여기 앉으세요" 라고 하며자리에서 일어나

 

제가 수녀님쪽으로 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 마음은 봄날 꽃들판에 아지랑이처럼 훈훈함이 피어올랐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 수녀님께 다가가 수녀님을 모시고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순간!!!

 

어떤 한 40대 쯤으로 보이는 아줌마가 떡하니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겁니다...

 

처음에 제가 수녀님을 불렀을때 수녀님과 저와의 거리는 꽤 멀기에

 

제가 버스에 있는 모든 사람이 들릴정도의 목소리로 수녀님을 불렀고

 

수녀님께서 괜찮다고 하시며 저와 약간의 실랑이(?)가 있어서

 

버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상황을 알고 있었는데...

 

그 아줌마는 아무 거리낌없이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겁니다...

 

솔직히 이런 십알연이.. 라는 말이 패시브로 튀어나올뻔 했었죠.

 

아.. 욕이 패시브로 튀어나온다는건 꽤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원래 욕이란건 상황을 보고 상대를 보며 이 상황에 욕이 적절한지 생각하고 나오는건데

 

그런 과정과 상관없이 상황인지후 바로 튀어나온다는 것은

 

그 상황이 저에게 주는 충격이 크다는 걸 뜻하죠.

 

아무튼 튀어나오는 욕을 참고 그 아줌마한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나는 그쪽이 앉으라고 일어난게 아니라 저 수녀님이 앉으시라고 일어난거다.라고요.

 

그러자 그 아줌마는 수녀님이 안앉지 않았냐 수녀님이 싫다고 하길래 앉은거다. 라고 하더군요

 

그때 전 그 아줌마 머리채를 잡아당겨 자리를 마련해야 하나 진지 고민하게 되었죠.

 

결국 제가 그 아줌마 머리에 손을 뻗으려는 순간

 

수녀님께서 괜찮다고 학생 싸우지 말라고 하시면서 말리시는거 아니겠습니까..

 

여담인데 그 모습에 저는 천주교로 개종할까 고민했답니다..

 

아무튼 수녀님의 만류로 그냥 그렇게 넘어가게 되고

 

다른 어떤 여학생이 수녀님께 자리를 양보했지만 수녀님은 사양하시고

 

두세정거장을 가신후 내리셨습니다.

 

수녀님이 내리시자 버스에 있던 사람들은 그 아줌마에게 한마디씩 했고

 

저는 내릴때도 다 와가고 제가 어떤 쌍욕이 튀어나올까 몰라 그냥 무시했죠.

 

몇정거장 후 저는 그 아줌마는 옆에 앉아있던 아저씨와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모습을 보며 내렸습니다

 

 

추천수31
반대수4
베플lolol|2013.07.18 15:14
바로 어제.... 글쓴이 글은 빡치는 일화지만 어제는 재미지고 훈훈한 일화가 있었음... 어제 퇴근하고 집에가는데 버스에 사람이 많았음... 왜 비 내렸잖음? 꽉 차 있었음. 나도 서있었음. 내 앞자리에는 할머니 한 분 앉아계셨고, 할머니 앞자리에는 40대? 정도 되어보이는 아주머니 앉아계심. 사건은 정류장에서 할아버지 두 분이 타셨을 때 부터 시작됨. 할아버지들이 무지 재미나게 대화하고 계셨음.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버스 안은 에어컨 틀어놔서 시원하고, 라디오에서도 좋은 음악 나오고 있어서 할아버지 두 분의 대화는 정말 주변 사람들을 빵 터지게 만들 정도로 서로가 서로를 너무 사랑하고 우정을 너무 깊이 생각해서... 서로를... 까시는? 내용이었음....ㅋㅋㅋ 그 때 앞서 말한 아주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 하니까, 한 할아버지가, 아녜요, 괜찮아요. 그리고 나 할아버지 아니에요. 하니까, 다른 할아버지가, 손녀딸 있으면 할아버지지 왜 아니야? 하니까 아주머니 머쓱해하심. 할아버지는 나 아직 70 안돼서 할아버지 소리 들으면 가슴아파. 싫어. 하시는 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머니 웃으시면서 앉으시라고 했더니, 금방 내리신다고 아주머니더러 계속 앉아있으라 하시는 거임...ㅋㅋㅋㅋ 근데 아주머니가 먼저 내리시고 할아버지는 내가 내리는 정류장에서 내리심 ㅋㅋㅋㅋㅋ 쿨하고 시크......ㅋㅋㅋ 그냥... 이런 훈훈한 사람들도 있다구요...-0-ㅋㅋ
베플나는아줌마|2013.07.18 14:25
오히려 연세가 너무 드신분들은 경로석에서 학생이 앉아있어도 본인이 힘드실언정 아무말 못하시는데 꼭 4,50대되는분들이 유세 떠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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