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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레드메인] 마리우스 그리고 로미오

다미_kate |2013.07.23 17:53
조회 55 |추천 0

 

 

이봐, 어쩐지 자네. 우리 낯이 익지 않은가?

 

레미제라블에서 마리우스를 처음 만났을 때 심장이 쿵 떨어지던 기분은 이미 경험해본 것이었다. 전에도 포스팅을 썼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이 자꾸 오버랩 되는 것은 그저 내 취향이 그래서, 비극적이나 순정적인 사랑에 이끌리는 것 때문이라 생각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미 레미제라블 열풍이 반년이 지났지만 그 기시감이 계속 되더란 말이다. 게다가 최근(이라 했지만 두달 전 ㅠ) 위대한 개츠비를 보며 또 한번 만난 디카프리오의 얼굴에 에디 레드메인의 잔상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래서 준비했다. 본격비교 세기의 두 커플, 마리우스&코제트 그리고 로미오&줄리엣

 

달달한 연애 이야기가 전체를 끌고가는 로미오가 훨씬 더 로맨틱한 장면을 많이 연출하지만, 보다시피 레미제라블 마코 커플 또한 뒤지지 않는다.

 

 

 

내가 특히 이 둘이 비슷하다고 느낀 건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 때문이었다. 인파를 사이에 두고 길거리에서 만나는 마리우스와 코제트. 수족관을 사이에 두고 역시 사람 많은 파티장에서 만나는 로미오와 줄리엣. 게다가 이 두 남자의 절절한 눈빛은 Ctrl+C Ctrl+V가 아니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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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이 가설로만 남았던, 심증만 가득했던 이 장면의 비밀을 발견하게 됐다. 다음은 에디가 지난 4월(?)경 모교인 캠브릿지에서 강연했던 내용의 일부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내용을 조금 손 봤다.

 

 

"레미제라블 뮤지컬이 좋긴하지만, 모든걸 가져올 순 없었어요. 레미제라블을 처음본 건 8살 때였는데, 그리고 계속 봤지만, 마리우스는 정말 짜증나는 캐릭터죠... 뮤지컬에서 마리우스 역햘을 맡았던 마이클 볼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마리우스는 확실히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에요. 절대 그데로 영화에 데려올 수 없었어요. 뮤지컬이야 음악도 있으니 좀 낫죠, 극적이고. 하지만 영화에 그걸 그대로 데려왔을 때, 관객들이 공감해 주진 않았을거예요. 배우가 연기를 하려면 어느정도 공감을 할만한 캐릭터가 필요해요. 원작을 읽어봤는데 그나마 좀 낫더라고요. 그래서 후퍼랑 이야기해서 원작 마리우스를 좀 집어넣기로 했죠. 완전히 넣을 순 없고, 중간정도."

 

에디는 캐릭터 연구를 공부하듯이 열심히 하기로 유명하다. 포스트잇이 가득한 대본을 들고 다니는 지적인 남자. 그는 그렇게 스스로 캐릭터를 더 매력적인,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최고의 마리우스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예를 들면 이건 제가 제일 공을 들인건데, 뮤지컬 속 마리우스는 책을 떨어뜨린 코제트를 위해 책을 주어주다 눈이 맞고 한눈에 사랑에 빠져요. 함께 혁명을 도모하는 친구들에게 내 인생이 바뀌었다며 거리를 뛰어다니는데, 사실 미친놈이죠. 뮤지컬에서는 오케스트라가 막 흘러나오면서 귀엽게 보일수 있겠지만 영화는 달라요. 영화에서는 그래서 할아버지와의 갈등도 좀 더 넣었고, 그래서 마리우스가 좀 더 생각이 있는 남자로 보이도록 만들었죠. 코제트와의 첫만남은 원작에서는 7달 동안 마리우스가 코제트를 바라보는 것으로 나오는데 시간상 이걸 넣을 순 없었어요. 대신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따왔죠. 거기서 보면 수족관을 사이에 두고 로미오랑 줄리엣이 눈이 맞는 듯 안 맞는 듯 하잖아요? 그걸 가져왔어요. 대신 물고기떼가 아니라 사람떼고, 마리우스가 혁명을 하려는 친구들 한테 사랑에 빠졌다고 얘기해서 분란을 일으키는 건 그대로네요." 

 

 

 

에디는 사실 내게 완벽한 남자다. 그가 말하는 걸 듣고 있으면 영국 영어가 이렇게 멋지구나, 목소리 만으로 사랑에 빠지게 할 수 있구나, 사람이 이렇게 완벽할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그가 학업성적이 우수하단 건 이미 유명하다. 하지만 연기를 공부하듯 하는 그를, 배우로서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에디의 강연을 계속 소개하자면,

 

"문제는 제가 이 장면을 만들기 위해 엄청 공을 들였거든요. 그런데 클라이막스에서 코제트와 눈을 마주치며 제 연기의 혼을 불사르려는 때 톰 후퍼가 '에디, OK' 그랬어요. 단 3초 반만에, 첫 연기에서요!  저는 '아니아니아니 이건 지금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라고 했지만, 후퍼는 '아니, 그정도면 충분해' 하고 다음 씬으로 넘어가 버렸죠. 이렇게 레미즈에서 제가 가장 공들인 부분은 3초 반만에 촬영이 끝났어요."

 

어쨌거나 이제 나의 추측은 확실히 입증됐다. 입증 돼다 못해 에디와 나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우린 어쩌면 통할지도 몰라, 라는 착각을 갖게 만들기 충분했다. 좋은 마리우스를 표현하기 위해 많은 사람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그. 뮤지컬에서 이미 마리우스를 연기한 배우들을 특히 많이 찾아가 물었다. 특히 마리우스의 이해할 수 없는(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선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마리우스의 에디가 훨씬 더 내 마음 깊이 들어온 건 그가 영화속에서 죽지 않고 살았기 때문인 것 같다. 줄리엣 따라 죽어버린 로미오는 영화와 함께 내 마음에서 어느샌가 죽었는데, 마리우스는 아직도 어디선가 a heart full of love를 부르며 우리집 대문을 두드릴 것 같으니 말이다.

 

이번에 좀 오래가네? 라는 주변인들의 반응이 있을만큼 에디에 대한 내 집착은 마음 깊이 꽁꽁 묻어둔 것이지 절대 사그라든게 아니다. 눈코뜰새 없는 일정 속에서도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위안을 받는다. 애정하는 대상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진정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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