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목 그대로에요. 버스에서 할머님께 훈계했습니다.
전 20대 후반 여성입니다.
아까 지하철에서 무릎친 목발여자 사연을 읽고 글써봅니다.
전 멀미가 좀 있어서 지하철은 타도 버스는 단거리 아닌이상 거의 타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친구 버스 태워 보내자마자 마침 집가는 버스가 왔길래
장거리였지만 탔습니다.
처음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던게, 두명자리 통로쪽에 남자분이 쩍벌자세로 앉아있더군요.
타려고 했더니 찔끔찔끔 자리 만들며 들어가라는 식이길래
이런 자리는 안쪽부터 앉는게 예의라고 생각하지만, 일찍 내리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앉았습니다.
결론은, 그 남자분은 저 내릴때까지 안내리더군요.
그 다음은, 2정거장 가니 반할머님(50후반~60대초반)이 타시더라구요.
엄청 더운데 비까지 오는날이었습니다.
습하고 더워 죽겠는데 긴팔 바람막이 입고 당신 몸통만한 백팩을 메고 타시더라구요.
그.런.데. 그 누구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습디다..
그래서 제가 그 쩍벌남을 제치고 나가 양보했습니다.
그랬더니 고맙다란 말도 없이 낼름 앉으시더라구요.
고맙다는 말 들으려고 한건 아니었지만 보통 양보하면 감사의 한마디 정도는 하시던데
뭐 거기까진 크게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말씀드렸다싶이 제가 멀미가 좀 있는편이고, 비땜에 다들 우산까지 들고탔고,
사람도 몹시 많고, 기사님도 좀 짜증나셨는지 급정거 급출발 하시더라구요.
샌들을 신고 서있다가 발도 2번이나 밟히고, 저도 몸이 힘들었던지라 짜증이 좀 나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리를 양보한 그 할머니께서 내릴때가 되었습니다.
'다음정류장은 ~' 라는 소리가 들리자 일어나시더라구요.
쩍벌남을 지나, 밖으로 나오면서 저를 있는 힘껏 밀치며 나가시더군요.
전 '꺄악~!!'소리를 지르며 넘어질 뻔 하다가, 사람이 빽빽했던 덕분에(?)
넘어지지는 않았습니다만, 만약 사람이 많지 않았다던가, 구두류를 신었으면
100% 넘어졌을 상황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버스에 타있던 사람들은 그 상황에 자리를 양보한 저를 보고 감명(?)을 받았었는지
우산을 들어주겠다던지, 가방을 들어주겠다는 이야기를 뒤, 옆에 앉으신 분들께서 하셨었는데
정작 그 본인께선 굳이 저를 힘껏 밀치시고, 비명소리를 들었음에도 돌아보지도 않으시더라구요.
전 순간 너무 당황스럽고, 화도나고, 어이도없고.. 어떻게 할까 마구 고민을 하다가
한마디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길래 한마디 하기로 했습니다.
저 : 저기.. 할머님
할 : 응?
저 : 다음부터는 누가 자리를 양보하면 고맙다, 한말씀 정돈 해주시고...
할 : (말끊고) 아이고~ 난 아까 아가씨가 내린 줄 알았어~
저 : 그리고 사람을 밀치게 되면 미안하다고 한마디 정돈 해주세요
할 : 어머 그게 아가씬지 몰랐네~ 미안해~
이러면서 휙 내리시더라구요.
우와 그럼 밀친 사람이 자리를 양보한 제가 아니었으면
미안하단 얘기 할 필요가 없었다는 건가요?
버스.. 앞으로도 자주 탈 일은 없겠지만
앞으로라도 타게되면 노약자분께 양보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게 만드는 사건이었네요.
아, 그래서 결론은
한마디라도 하고나니 약간 속이라도 후련하더라구요.
아까 지하철 무릎 글쓴님! 혹시 이글을 읽으시거든 앞으로는 한마디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