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어느 클럽에서 소개한 제 홈피를 보고 상대방이 글을 남기며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만나던 남친한테 차인지 조금 되었고 이젠 내 인생에 연애란 없을 것이다 라고 포기하고 있을때 꿈처럼 다가왔던 그 사람.
조각 미남은 아니어도 귀여운 얼굴에 말도 잘하고 유들유들한데다 저는 어리숙해서 조금씩 말려든 것 같어요. 몇번의 전화 통화 후 주말에 만났는데 자연스럽게 제 팔짱을 끼고 애교를 부리는 것이 막내 같아 보였고 집안의 막내라 하더군요. 그날... 밥 먹고 영화보고 바에서 술까지 마셨는데 밤이 늦어서 차가 끊길거라고 얘길 했는데도 그 사람 집에 갈 생각을 안하더군요.. 그리고 제게 어울린다며 자기가 차고 있던 커다란 시계를 제 손목에 채워졌습니다. 갖고 있으라며...
그러다 제 볼에 입맞춤을 하고 이야기를 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감정 가지고 만나는 사람 있다고 말해도 되겠냐고 하더군요. 처음 만남에 제가 나이도 더 많았는데 그런 얘길 들으니 당황해서 '제가 나이가 많은데요' 했더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제 대답을 긍정으로 받아들이더군요. 그밤 결국 그 사람은 집에 못가고 저희 집 근처 모텔에서 자고 저는 집에 가서 자고 아침에 만나 각자 출근을 했습니다.
그 이후 우리는 만남을 가졌고.. 제 친구들도 만나고 그 사람 친구들도 만나며 다른 커플들처럼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그 사람 늘 일에 찌들어서 우린 만나면 특별한 데이트는 없었어요. 그 사람 농구를 좋아해서 몇시간이고 친구들하고 농구하는걸 제가 보거나 농구하고 난 후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가족들과 함께 사는 그 사람 집에 가서 텔레비젼을 보다가 그 사람은 자고 저는 텔레비젼을 계속 보고... 대부분 그런식의 데이트였죠. 사람들은 그게 무슨 데이트냐 하겠지만 전 좋았어요. 그 사람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그 사람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두고 따라와주는 저를 편하게 생각했구요.
그사람은 저보다 연봉이 훨씬 높았어요. 1.5배정도.. 근데도 돈은 주로 제가 썼죠..밥값, 일상생활용품부터 교통비까지.. 어느날부턴 그게 자연스러워졌어요.. 그래도 나쁘지 않았어요...
근데 어느날 부터인가 불안한 맘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 사람 굉장히 시크한 스타일이거든요. 귀찮은 거 싫어하고. 그 사람을 좋아하는 맘이 커지니까 그 시크한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우리 그만 만나자 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생기는거에요.
그러던 어느날 어떤 여자 후배와 밥먹고 영화 볼 약속을 한 문자를 보게 되었어요. 조심스럽게 물어보았고 그 사람은 별것 아닌 것처럼 얘기하며 만나려 했는데 취소됐다며 대충 넘어가는거에요. 그때 안그래도 불안한 맘에 그 사람이 나를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생각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한다는 생각이 들어버렸어요. 그래서 내가 먼저 이별을 고하고 말았어요.
그 사람 내게 미안하다 해줬어요. 전화해주고... 그러자 바보같은 나는 맘이 싹 풀리고 좋아지는 거에요. 그래서 다시 잘 만나자 하고 얘길 했죠. 그런데... 그 이후 그 사람은 잠수를 탔어요. 연락이 안되고 메신저에는 들어와 있지만 대답이 없었어요.
그러다 메일이 왔어요. 그동안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내 얘기 듣고 자기도 너무 힘들었고 자기가 그동안 제멋대로 행동했었다며 그만 두자 하더군요. 그사람에 대한 맘이 컸던 저는 처절하게 그 사람을 잡았어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서.. 그 사람 완고했지만 제가 잘해주었던 기억 때문에 잡을땐 별 말은 안했지만 곁에는 있어줬어요. 그리고.. 그 이후 우리는 이상한 관계가 되었어요..
너무나 그가 보고 싶은 나는 그를 찾아가고 그는 내가 잘해줬던 것 때문에 조금 보고 싶어서 나를 만났다가도 잠수를 타고 사라지곤 했어요. 그러다가 내가 찾으면 마지못해 돌아오고..잠시 있다가 또 잠수타고 또 돌아오고... 전 매번 받아주고...그 사이 그 사람이 마음을 다잡아서 나와 잘 만나야지 할때도 있었지만 그 기간이 두달을 넘진 못했어요.. 중간중간 그의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 친구들 어느날 부턴가는 그사람이 자리를 비울때면 저에게 그를 만나지 말라고 애가 철이 덜 들었다 걔 만나기 힘들지 않느냐 나라면 걔 안만난다 하며 저에게 얘길 하더군요...가장 친한 친구들조차 말리는 그를 저는 좋아서 계속 만났어요..
그러다 저는 임신을 하게 되고.. 그 사람이 알아본 병원에서 울면서 중절수술을 하게 되었죠. 그때 그 사람 많이 미안했는지 이젠 영원히 제 곁에 있을 것처럼 말해주었어요. 그땐 정말 그럴거라고 믿었어요. 하지만.. 한달 반을 못 견디고 또 다시 잠수타며 사라졌어요. 그땐 정말 힘들었어요. 이렇게까지 됐는데도 나를 버리는구나 하는 생각에 좌절했었죠. 한달만에 그는 또 돌아왔어요. 자기가 노력하겠다며...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이 많이 식었지만 그래도 바보 같은 저는 받아주었어요. 그때는 꽤 오래 제 곁에 있었어요... 6개월정도.. 그 사이 제주도 여행도 가며 다른 어느때보다 안정적인 만남에 저도 마음을 조금 놓았어요.
하지만 제 버릇 개 못준다고 어느해 연말 그 사람 또 잠수를 탔고.. 그땐 저도 마음이 많이 정리되더라구요.. 예전엔 그 사람 없으면 죽겠다 싶었는데 이젠 그 사람 없어도 살겠다 하는 맘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그 사람 없는 미래을 생각하고 회사 일 열심히 하며 혼자 잘 살 수 있는 계획을 세웠어요. 그런데.. 또 어느날 돌아와버렸어요. 그리고... 회사 야근 당직이 있는 울 회사에 연락도 안하고 찾아와 나와 함께 있는 걸 회사 중역에게 들키는 바람에 전 회사에서 쫓겨났어요.
굉장히 좋은 회사였는데 복지도 잘 되어있고 일도 어렵지 않은 준공무원 수준의 회사였는데 얼굴도 못들게 창피해하며 쫓겨났어요.
그때는 정말 그사람 그 어느때보다 미안해 하고 힘들어하며 저와 결혼할 것 처럼 절 위로했어요. 하지만 믿지 않았어요. 언제라도 떠날거라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역시 그 사람은 한달만에 잠수를 탔어요.
그때서야 호구로 살았던 제가 정신을 차리고 그 사람을 잊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어요. 그 사람은 제 인생에서 온마음으로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지만 이렇게까지 최악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계속 생각하고 미워하고 원망하고 지워내려 노력했어요... 4개월쯤 지났을때 책을 읽을 수 있을만큼 안정이 되었고 그때쯤 또다시 그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무시했어요. 아무렇지도 않게 모하냐는 그의 끔찍한 연락... 하지만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기에 맘은 아프더군요.. 그리고 몇개월이 지나도 오는 그의 연락에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던 저는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다른 남자를 잘 만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 방탕한 과거가 있고 강한 성격에 무서운 사람이었던 거에요. 그 사람이 저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자 예전 그 사람의 연락에 흔들리고 갈등하게 된거죠.
그러다 결국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를 망치고 차여버렸어요.
이번 이별을 당하면서... 이번엔 결혼을 해야지 하면서 만났던 사람인데... 어느 순간 튀어나온 그의 방탕한 과거의 모습을 보게 되어 맘이 열리다 말고 그 사람의 강한 성격에 놀라 결혼하면 더할텐데 걱정을 하던 차에 그 개쓰레기가 연락을 하는 바람에 흔들려 주춤거리고... 그래서 결국은 결혼을 생각하던 사람에게 차여버리고....
지금요 제겐 아무것도 안 남았어요. 호구로 살았던 저는 몸과 마음이 망가지고 자존감은 바닥이고 직장도 사람도 잃고 아무것도 없어요. 그 개쓰레기는 저에게 계속 연락을 하며 만나자 보고 싶다는 개소리를 지껄이이다가 어느 순간 언제 연락을 내가 했었냐는 태도로 살고 있어요. 그리고 회사에선 아주 인정받는 과장님이시구요..
내가 어쩌다 또 결혼을 생각했던 중요한 사람에게 차이고 또 이모양 이꼴이 되었나 생각하다 보니.. 과거의 개쓰레기와의 첫만남부터 이번 이별까지가 이어져서 이런 긴 글을 쓰게 되었네요..
사실은 제 탓이죠.. 사랑한다는 마음을 믿고 끌려다니고 거절하지 못하고 새로운 사랑에도 솔직하지 못하고 흔들리고... 호구로 살게 했던 개쓰레기에게 5년을 당하면서 결혼할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지치게 해 떠나게 한 제가 정말 밉고 한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