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이없어 심심하니 톡을써봄
2탄에서 댓글로 다들 아쉽다고 하셔서
나도 거기에 격하게 동의하는 바임
근데 아쉬워도 어쩔수가없음... 난이제 대구에 갈수가 없음...
3탄이라서 그 손님분과 또 만났을거라 생각하는 분들께는
매우 죄송함ㅋㅋ
오늘은 그냥 내가 일하면서 있었던 일들임
카페에서 일하다보면 참 젊은 커플분들을 많이 볼 수 있음
알콩달콩 서로 빙수도 떠먹여주고 손잡고 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
긴 개뿔
가슴이 쓰림
그래도 많은 커플분들이 우리 가게에서
커피를 맛있게 드시면서 얘기나누는 모습만큼 보기좋은게 없음
그런 많은 커플들 중에
유난히 기억에 남는 커플이있음
때는 2012년 겨울 내가 한창 노예로 일할때였음
날이 추워서그런지 밤이되니 손님이없이 매우 한가했음
엄마가 계속 손님이 없으면 오늘은 일찍 마감해야겠다고 딱 말한 와중에
한 커플이 들어옴
나이는 20대 초중반쯤 되보였나
여자분이 굉장히 귀엽게 생겼었음
이때까지만 해도 남자분의 존재감이 별로 크지않았음 ㅋㅋㅋ
여자분은 카페모카와 치즈케이크를, 남자분은 레모네이드를 시켰는데
남자분이 레모네이드가 얼마나 쌔그럽냐고 묻는거임
(음... 쌔그럽다=시다 : 경상토 사투리)
그래서 보통 레모네이드만큼 시다고 함
남자손님이 자기는 쌔그러운거 엄청 좋아한다고
레몬을 마구마구 넣어달라고 하는거임 ㅋㅋㅋ
처음받는 요구사항이였음
그렇게 주문을 받고ㅋㅋ 대체 얼마나 레몬을 넣어야하는지 고민에빠짐
결국 누가먹어도 헐쌔그럽다!!!! 라고 할정도로 만들었었음
암튼 특이한 요구사항덕에 나는
그 남자손님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음
커플손님이 1시간쯤 있었을까
여자분이 가야할때가 되었는지 갈 채비를 하는것 같았음
근데 그때 남자분이 나를 불렀음
남자분 - 저기요~ 이거 야가 맛있다 카는데 케이크 종류별로 포장좀 해주세요
진짜이렇게 말씀하심ㅋㅋ이분 대구토박이인 내가봐도 사투리가 심했음
아니 근데 케이크를 종류별로 포장해 달라는데서 당황함
나 - 손님 죄송하지만 저희는 치즈케이크와 모카케이크 두종류밖에 없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여자분 - 오빠왜그래~ 나 진짜 괜찮다니까 안사도돼
남자분 - 있어봐라 맛있다 카는데 다 먹어봐야지
그러면 그거 케이크 있는데로 다 포장해주세요
헐ㅋㅋㅋㅋ전부다
저 날은 우리 가게가 케이크를 딱 한판씩 시범삼아 들여왔던 날이였음ㅋㅋ
포장박스도 샘플로 딱 두개만 들어와있던참이였음
(큰박스 1개에 조각케이크 5개가 들어가는형식)
포장박스 2개를 전부 다 쓰니 이것도 양이 많은거임
조각케이크 무려 10개!
엄마랑 나는 같이 포장하면서 내내 황당했었음
한손님이 이렇게 케이크몰빵으로 가져가다니
올ㅋ?
케이크 포장이 끝나고 커플손님께 맛있게 드시라고 건내드리는데
여자분이 많이 당황하고 쑥쓰러워하셨지만 기분이좋아보였음
막상 두박스를 받으니 더 놀라시며
여자분 - 오빠야 이거 진짜 너무많은데...
남자분이 사투리로 박력터지게 말하시는거임
남자분 - 개안타 천천히 무면 다 먹을수있다! (괜찮다 천천히 먹으면 다 먹을수있다) 맛있는건 많이 무면 좋은기다.
앞으로도 많이 사줄테니까 마이 무라.
대신에 안 체하게 천천히 무야된다!
남자가 부자였으면 우리 가게라도 사줄 기세였음
여자분은 저때 분명 그 어떤 재벌2세보다 남자친구가 멋져보였을거라 생각함
대구사투리가 심해서그런지
남자분의 행동이 더 상남자스럽다고 느꼈음
이미 행동이 상남자이지만;;;;
여자분과 남자분은 그렇게 우리가게의 모든케이크를 쓸고... 떠나셨음 ㅋㅋ
엄마 매우 흡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시며 한말씀 하셨음
요즘같은 세상에 저런 남자 잘 없다고
무식할정도로 바보같지만
가끔 저런 바보들이 정말 여자를 행복하게 해준다고
하물며 남자는 저정도의 배짱과 그릇이 커야한다고
확실히 그 남자분은 저 당시 최근 본 사람중에
제일 특이하다고 할정도로... 그런 분이였음
엄마의 말을 듣고 그날 밤 잠들기전 이런저런 생각들을 참 많이했음
아직도 일했던날들중에 기억에 남는 날이였음
저 커플분처럼
가끔 이렇게 가게에 오시는 손님들이
나에게 많은걸 주고 가실 때가 있음
추억도 주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도 하고
사람이 얘기를 나누고 머물다가서
커피향에 사람냄새가 함께 있는게
카페알바의 묘미가 아닐까 함 ㅋㅋ
글솜씨도 없는데 이거 다 읽어주셔서 매번 감사함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