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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성당에 빠지셔서 맹신도가 되어가시네요

가족을 빼... |2008.08.22 11:17
조회 1,011 |추천 0

어머니는 60대, 저는 30대 자식입니다. 엄마를 많이 사랑합니다.

엄마는 1년 전부터 천주교 믿으십니다. 크리스챤이셨던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할머니가 천당가게 기도해주셔야 한다는게 계기가 되어 성당에 나가셨죠 

예전에 엄마를 포함하여 저희가족 모두 불교였죠. 전 아직도 불교지만 절에 가본지 10년은 되었네요.

이제 노년기이니, 남아 있는 돈으로 여행도 다니시고 취미활동도 하시고 즐기시면서 살았으면 좋겠는데

1년전쯤부터 천주교에 빠지셔서 거의 모든 시간을 종교생활에 쏟으시는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새벽 6시쯤이면 일어나셔서 기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잠시후 아침을 먹을 때도 하나님께 기도.

아침 8시-9시 정도면 성당 사람들에게 전화가 옵니다.

(성당 사람들은 아침이나 밤에 꼭 집으로 전화를 합니다. 예의를 모르는데 공통점이 있습니다. 핸드폰 놔두고.)

원래 일주일 한번 가셨던 성당을 이젠 일주일에 4-5일 가십니다.

올해는 "바오로 해"라고 다니시는 우리 지역 성당 말고, 다른 지역의 성당까지 다니셔야 한답니다.

의무는 아니지만 그렇게 하면 조상 전대에 복을 받는다고. (휴...살아있는 자식이 지금 미치겠는데)

그 외에  오늘은 무슨 성모의 날, 성모가 하늘로 승천하는 날, 레지오 모임, 밤모임, 안수기도 등 참 이유도 많더군요.

그렇게 낮시간은 성당으로 외출.

밥이고 반찬이고 이런것 하시는 것엔 관심 없으십니다. 딸이 밥을 먹든 말든...

성당 다녀오셔서 집에 계실 때는 성당 신자들과 전화.

오늘 무슨 성당에서 뭘했고 성서에 어쩌구 저쩌구... 안수기도를 받았는데 어쩌구....

교회나 성당 사람들 말 많은 것 아시죠. 말로는 절대 못이깁니다. 

불교 믿을 때는 집으로 예수 믿으라고 찾아오는 사람들 엄마도 말 많다고 싫어 하셨는데

지금 엄마의 모습이 딱 그런 수다쟁이로 바뀌었습니다. 한번 전화 잡으면 끝이 없으세요.

전화내용 다 들리는데 하느님 어쩌구 들리는 것 조차 싫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운동을 하시거나 컴퓨터로 고스톱을 하시거나. 유일하게 다른 일을 하시는 시간입니다.

아니면 문닫고 방에서 성당에서 신부님이 강의하는 걸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시거나...

 

그리고 저녁 식사 때 역시 하나님이 양식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합니다.

그게 본인이 고생해서 번 것이지 왜 하나님이 주신 걸까요.

암튼 식사를 하고 저녁 때도 또 전화를 한통 정도는 하시기 마련인데....

다른 대화로 시작해도 결국에 대화가 돌아가는 곳은 성당이야기 입니다.

 

카톨릭 신문도 구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매주 우체통에서 가져다 드리죠.

그 외에 지역 교구에서 발간하는 책도 있고, 개인적으로 성당에서 구입하시는 책도 있고요.

집에 종교 관련 물건도 참 많습니다.

처음에는 소박하게 양초 2개로 시작되던 것이, 석유같은 것에 심지를 꽃아서 불붙이는걸 친구가 선물했죠.

이 친구분이 엄마의 죽마고우신데, 엄마보다 더한 열혈 크리스챤. 이분이 엄마를 인도하셨습니다. 이젠 너무 밉습니다.

사과모양, 병모양 가지각색의 불태우는 것들, 또 그것들에 불붙이는 기구(고기집에서 쓰는 것)도 구입하시더군요.

불을 끌때 쓰는 기구. 공기 안통하게 밀집모자 모양으로 씌워서 꺼지게 하는 기구.

불태우려면 그 안에 넣는 석유같은게 있는데 그것도 빨강 파랑 흰색 색깔별로 다 구비. 

인화물질인데 집에 10통 넘게 있습니다.ㅜ,ㅜ 불날까봐 진짜 무섭습니다.

제단 위에다가 그런 것들을 올리는데 십자가 그려진 제단 보 (씌우는 것)

하나님 성모님 조각상.

성수를 뿌리는데 성수 보관하는 통.

대문에 붙이는 성모님 조각이 된 딸랑 거리는 종.

그냥 장식용으로 모셔두는 종.

성당 강의 녹음 테이프. 이건 다른 사람들 들으라고 막 빌려주시고. 이젠 선교까지 하십니다.

성당 음악 CD

기도할 때 쓰는 의자

성서 등등

 

진짜 끝이 없습니다. 

저런 돈을 본인 위해서 쓰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운동 친구들이 해외로 여행갈때 돈아끼려고 못가시는 분이니 제가 얼마나 안타깝겠습니까.

 

한달에 한번 밤에 성당에 강의하는 신부님이 오시는 날이면 밤 6시부터 11시 정도까지 수업을 들으시러 가시는데...

그럼 5시에 나가서 12시쯤 오시죠.

안가시는 날엔 문닫고 밤에 또 기도하십니다.

기도 끝나면 잠자리에 누우셔서 성서나 하나님 관련 책을 읽으시고요. 

 

항상 문닫고 하나님과 소통만 하십니다. 그래서 딸이 아픈지 뭐하는지 알 길이 없죠.

자연히 대화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엄마의 일상이 성당생활인데 따라서 그런 말씀을 하고 싶어하시지만, 전 듣기도 싫고 궁금하지도 않거든요.

어쩌다 대화가 되어도 결국 종교 때문에  싸움으로 끝납니다.

제가 불교를 믿어서가 아니고 그냥 엄마가 특정 종교에 맹신하는게 싫답니다.

 

최근에는 무슨 성당의 불우이웃 기금 내신다고 엄마가 모임의 회장으로 계시는 골프모임의 친구분들께 돈까지 모으시더군요.

엄마 체면보고 친구분들이 다 내셨는데...그게 다 본인 빚인걸 왜 모르실까요.

막말로 그 성당에 돈 받아가는 사람이 어떻게 그걸 쓰는지 엄마가 보실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을 몇년 두고 봐서 믿을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생판 모르는 사람인데... 뭘 믿고 돈을 직접 주는지 모르겠어요.

즉, 본인을 넘어서서 이젠 옆에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신다는 거죠.

 

그동안 테니스나 골프를 치시며 아주 즐겁게 사셨었죠.

엄마 친구분들도 참 멋진 분들이시고요.

(예를 들면 저희 엄마를 어느 곳에 데리고 가기 위해서 저희 집을 알아두려고 방문하시면서...

귀찮을까봐 집에 안올라오고 아파트 밑에까지만 왔다가 가시는 그런 완전 남 배려하는 센스있으신 친구분들.

엄마 환갑잔치 때는 환갑이라고 말씀도 안드리고 식사대접을 하는데...눈치채고 나서

즉석에서 돈봉투를 다 만들어서 억지로 넣어주시는....

뭐랄까 남 배려하고 맺고 끊고가 정확한...분들이시죠.

옷 입으시는 것들도 어찌나 젊게 입으시는지... 나도 늙으면 저렇게 늙어야지 그런 생각이 드는 멋진 분들이었죠.)

 

그렇게 저희 엄마는 제가 존경하는 분이었습니다.

나도 늙으면 저렇게 늙어야지 그런 생각이 드는....

 

근데 이제는 엄마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늙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는 겁니다.

엄마처럼 예수쟁이로 늙고 싶지 않은데 왠지 나도 그렇게 변할 것 같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시면 엄마 천당가라고 성당 가서 빌어주어야 하니까...

나도 그렇게 성당 가기 시작해서....예수쟁이로 변할 것 같습니다.

 

부모가 자식으로부터....

"난 저렇게 늙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을 받게 된다는게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요.

자식으로부터 제일 존경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나도 엄마처럼 살아야지 그런 말을 들어야 하지 않을지요.

 

아무튼... 근데 지금 어울리시는 성당 분들은 아침이고 밤이고 막 집 초인종 누르고 전화 하고.

여러분 사진 보면 교회나 성당에 미사참여하는 것 보면 다 50대 60대 여자분들이 많으시죠.

할일이 없다보니 맹신하는 그런 분들. 딱 그런 모습의 분들인데...저희 어머니가 그 분들 중 하나가 되셨다는 겁니다.

 

저희 가족은 제가 태어날 때부터 불교를 믿고 있었습니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모두 대단한 천주교 신자이셨고...

어머니는 아주 어렸을 때 세례를 받았었지만, 어떻게 하다가 안다니게 되셨고

불교 집안이었던 아버지와 결혼하시면서 못다니시게 되었대요(천주교에서 비천주교신자와 결혼하면 "조당"에 걸렸다 표현하고 그게 죄악이며 신부님이 주시는 떡같은 것 있죠? 하나님의 피와 살이라는. 못받아먹는 제한이 있답니다)

 

엄마를 따라서 가끔 절에 다니고, 30년간 잘 살아왔었습니다.

근데 외할아버지 돌아가지고, 이후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엄마가 당신 돌아가셔도 천당가라고 기도해줄 사람 없어서, 자식들이  천주교 안믿어서 걱정되지? 물으시니

"그렇다" 라고 대답을 하셨답니다.

그걸 계기로 할머니 유언이 천주교 믿는 거라고 하시면서 성당에 나가게 되셨습니다.

 

그 계기는 인간적으로 이해가 가지만

종교라는 건 사람이 행복하자고 갖는거지. 가족간의 불화가 생기고 괴로우려고 갖는게 아니잖아요.

종교가 뭐가 대단한 건가요. 뭐그리 대단해서 사이좋고 서로 사랑하던 모녀 지간이 이렇게 괴리가 생겨야 하는건가요.

이게 서로 사랑하라는 종교가 할 짓인가요.

살아 있을 때 행복하면 되는거지. 살아있을 때 내가 착하게 살면 되는 것 아닙니까.

꼭 불우이웃 기금을 모아서 저 에디오피아 어디에 갖다 줘야만 복을 받는 건가요?

아침 점심 저녁 기도를 해야만 착한 사람인가요?

일주일이면 4-5일을 성당을 다녀야 착한 신도인가요? 하나님이 그래야만 이쁘다고 합니까?

안수기도, 밤모임, 레지오모임 안하면 하나님이 혼내준다고 하던가요

전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평상시 생활할때 버스나 지하철 탈때 남 새치기 해서 자리 앉고,

옆에 김여사, 이여사 이라와 그러며 끌어다 앉히고 그런 짓만 안해도 그게 복받는 거라 생각해요.

 

성당사람들 복 받는 걸 참 어렵게만 생각해요.

당장 자기 가족들은 자기들한테 버림받아서 이렇게 힘든데...

남만 챙기려고 바쁩니다. 안믿는 사람 한명이라고 설득해서 믿게 하고...

저 멀리 모르는 불우이웃이나 독거노인 도와주고 그래야만 착한 일 하는 줄 알아요...

집에는 자기의 관심과 힘을 필요로 하는 가족이 있는데...

 

어머니를 하나님에게 천주교에 빼앗겨서,...

정확히 표현하면, 천주교를 맹신하는 엄마의 친구분과 맹신하는 다른 성당의 신도들에게 빼앗겨서...

종교를 잘못 믿는 본인 생활에 지장을 주면서 믿는 맹신도들에게 엄마를 빼앗겨서 참 괴롭습니다....

 

그래도 엄마를 사랑합니다...그치만.......

그래서 더 괴롭습니다....모르는 사람이라면 전재산을 성당에 갖다주든 24시간 살든 뭔 관심이겠습니까만은..

내엄마 이기에 행복하게...

"남은 돈 안쓰고 죽으면 손해다" 이런 생각으로 본인을 위해 투자 많이하는 엄마 친구분들처럼 본인을 위해

여행도 다니고, 친구분들과 같이 노래 배우러도 다니고, 같이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웃고 수다 떠시고..

그렇게 사셨으면 좋겠는데...이런 바램이 딸로서 못된 건가요???

그러다가 일주일에 한번 1시간 정도 성당 가셔서 위안 받고 그냥 그걸로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무슨 수녀가 되셨는지 눈떠서 기도로 시작해서 잠자기 전 기도로 끝나고. 잠들때까지 하나님 책읽으시고....

먹을 때도 기도

낮에도 기도,

일요일이면 일요일이라서 성당 가, 오늘은 또 무슨날 이라서 성당 가....

제가 수녀와 사는지 엄마와 사는지

기도원에서 사는지 가정집에서 사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휴... 

 

어떻게 해야 맹신하시는 걸 고칠 수 있을까요

분명 할머니도 엄마가 이렇게 사시는 걸 바라지는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살아계시다면 제발 한마디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엄마에게 이런 말 합니다.

내가 죽을 때 엄마는 성당에 가있을 거라고. 애타게 엄마를 찾을 때 엄마는 하나님보러 가고 없을 거라고.

화나서 입방정으로 하는 말이지만 현실이 될지 모르겠네요.  

 

PS: 특정 종교를 비하하는 건 아닙니다. 불교에 똑같이 이렇게 맹신하신다면 전 그역시 싫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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