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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환수 재연기는 ‘주권 포기’

참의부 |2013.08.10 20:24
조회 48 |추천 0

국방부가 미국 전시작전권 재연기를 요청했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시작전권’이란 전시, 즉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했을 때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권한을 말한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 우리 군의 지휘부가 국군을 지휘하는 것은 상식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자국 군대의 지휘권을 다른 나라에 맡긴 경우는 없다. 한국군은 박정희 정권 이후 매년 대규모 국방예산을 투입해 군 현대화를 추진해왔으며, 그 성과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에다 군사력은 세계 4위권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군의 전시작전권은 애초 우리 군, 즉 우리 정부에 있었다. 그러던 것이 한국전쟁 중인 1950년 7월14일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에게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넘겼다. 이후 작전지휘권은 1954년 11월17일 발효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그 후 개정된 한미 합의의사록에서 ‘작전통제권’이라는 용어로 바뀌었고,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한미연합사령관에게 넘어갔다. 작전통제권은 평시, 전시 두 가지인데 평시작전통제권은 문민정부 시절인 1994년 12월1일 미국 측과의 협의를 거쳐 되찾았다. 이를 두고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제2의 창군’이라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제 남은 것은 전시작전통제권, 즉 ‘전작권’이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9월16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으로 전환키로 합의했다. 이듬해 당시 김장수 국방장관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을 만나 전환일자를 2012년 4월17일로 합의하면서 전작권 환수는 최종 마무리됐다. 그러던 것이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사건’이 터지면서 전작권 전환 연기 논의가 솔솔 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은 그해 6월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5년 12월1일로 늦추기로 합의했다.

이대로라면 한국군의 전시작전권은 2년여 가량 후면 한국군에 전환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후보시절 “2015년 전시작전권 전환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 지난 4월 국방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따라서 국민들은 그리 될 줄로 믿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국방부는 거짓말은 한 것이었다. 대통령 취임식 직후인 지난 3월 김관진 국방장관은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을 만나 전지작전권 환수시기를 다시 한번 연장하자고 제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 이유는 북한핵 등 안보위협이 증가했다는 것이었다.

한편,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은 이구동성으로 박근혜 정부를 질타하고 나섰다. 우선 ‘북한 위협’ 운운한 대목이다. 전작권 환수를 합의한 2007년에도 북한 핵 문제는 있었고, 지금도 그 상황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같은 주장을 펴는 것은 한국 군부가 전작권을 환수할 의지가 없거나 나아가 군부의 무능으로까지 해석되기도 했다. 게다가 이같은 중대한 문제를 국민적 논의도 거치지 않고 몇몇 사람이 밀실에서 결정한데 대해서도 비난이 빗발쳤다. 이는 지난해 이명박 정부에서 ‘한일군사협정’을 밀실에서 추진하다가 혼쭐이 난 사례를 연상시킨다고 하겠다.

 

2007년 당시 미국이 전작권 전환에 동의한 것은 미국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당시 미국은 한국에 전작권을 넘겨주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었다. 따라서 ‘전작권 전환’은 한국이 애걸복걸하고 매달린다고 해서 미국 쉽게 받아들일 사안이 아니다. 며칠 전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군사적 측면에서 전작권 전환시점은 적절하다”면서 “전시작전통제권을 예정대로 2015년 말에 전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재연기를 요청했던 한국정부로서는 크게 당혹스러웠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 군은 최첨단의 이지스함을 운용 중이고, 거액의 비용을 들여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와 8조원 규모의 차세대 전투기 FX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 나라 군대를 지휘할 권리를 남의 나라에 의탁하는 것은 국가가 아니다. 이는 주권 포기나 마찬가지다.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쏟아 붓고도 전시작전권을 미국에 맡기자고 주장하는 군인은 더 이상 군인도 아니다.

 

〈오마이뉴스 인터넷 블로그 보림재(寶林齎) 정운현 미디어협동조합 상임이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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