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6살짜리 남동생을 둔 20대 누나입니다.
동생이 심각하게 공부를 안해서 판에 글까지 쓰게 됐어요.
글이 기네요... 내 동생, 내 아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세요ㅠㅠ
우선 저희집은 네식구고,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셔요.
저는 대학땜에 따로 나와산지 꽤 됐고, 그래서 옆에서 동생을 챙겨줄 사람이 없어요.
동생은 내일 개학을 합니다.
방학동안 한거라고는 컴퓨터게임, 축구, 핸드폰만지기, 기타치기밖에 없네요.
동생도 인정합니다.
학기중에도 학교 수업때문에 놀 시간이 좀 줄어든거 빼고는 하루 일과는 마찬가지예요.
컴퓨터(롤)하다가, 그만하라고 화내면(한두번 좋게 말해서는 무시해버립니다.) 신경질적으로 컴터 끄고 방에 들어가서 핸드폰 만지고,
폰 좀 그만만지라하면 기타줄 튕기고, 그마저도 친구한테 연락오면 축구하러 나가버려요.
공부는 커녕 책도 안읽고, 만화책이라도 읽으면 다행이련만 책상 앞에 앉는 꼴을 못보네요.
시험기간에는 공부 방법을 몰라서 아예 공부하지 않거나 그저 그림책 읽듯 책장만 넘깁니다.
제가 집에 내려가서 봐주면 그래도 곧잘 따라오는데, 그것도 어느정도 하면 지쳐해요.
문제는 부모님이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신다는거예요.
물론 그냥 내버려두진 않죠... 타일러도 보고, 혼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16년째입니다. 아니, 초등학교 때는 그래도 곧잘 했으니 중학교 3년동안이네요.
엄마가 예전에 유치원교사로 오랫동안 일해오셔서 아이들은 인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시고,
강압적인 교육방식을 싫어하셔요.
제가 이젠 뭔가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더 늦으면 이제 뭘 할래도 할 수가 없다고 하면 엄마는 항상 반대합니다.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서 컴퓨터 사용시간을 강제로 제한하자고, PC방 못가게 용돈을 줄이자고,
숙제라도 하게 학원을 보내자고 얘기하면 엄마는 애가 삐뚤어질거랍니다.
그동안 한번도 강압적으로 키운 적이 없어서 애가 상처받고 자존심다치고 삐뚤어진다는거죠.
이렇게 키운거에 후회하고 계신대요.
(아빠는 좀 다혈질이시고 그래 놀아라~ 아니면 공부해새끼야!!!! 라서...(극과 극)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아빠와 얘기를 잘 안해요ㅠㅠ)
저도 엄마 마음 이해하고... 사랑하는 동생이 마음 다치면 당연히 제 맘도 안 좋죠.
저도 중고등학생때 학원 싫어해서 억지로 다니는 애들 맘 이해합니다.
그런데 후회만 하고 있을건가요ㅠㅠ 싫어한다고 이대로 둬야하나요ㅠㅠ
취미로 배우는 기타. 취미는 자기가 해야할 것을 마치고 하는게 취미죠.
공부는 내다버리고 기타줄 튕기면서 딩가당딩가당 시간만 때우는건 시간낭비, 돈낭비잖아요.
집이 넉넉지 않아서 기타학원도 큰맘 먹고 보낸건데...
이런식이라면 기타를 그만 두고 보습학원을 다니는게 낫다고 생각해요....
사실 학원도... 걱정인게, 작년? 재작년 쯤 학원을 다녔었는데
숙제도 전혀 안하고, 학원 갈 시간만 되면 아프다, 피곤하다 하면서 항상 빠져서 그만 뒀거든요.
(엄마는 그럴 때도 크게 혼내지 않아요ㅠㅠ 스트레스 받지 말라구... 아이고)
이제 고등학교 진학에 영향있는 내신성적은 2학기 중간고사밖에 안남았는데,
이대로라면 동생은 실업계도 떨어지고 타지역 이상한 학교로 진학하게 됩니다.
고등학교때 열심히 하면 된다지만, 지금 이런 동생이 그때가서는 잘 할수 있을까요?
더이상 동생을 두고볼수만은 없어서 틈날때마다 동생이랑 얘기도 해보고,
어떤 사람이 되고싶냐, 뭐가 하고싶냐, 누나랑 문제집 한권만 풀어보자 얘기해도 그저 들으체만체입니다.
쉽고 재밌는 책을 사줘도 읽지 않아요. 하고싶은 것, 되고싶은 것도 없어요.
동생이랑 얘기하다보면 애가 결국에는 울어버려요.
자기도 이게 잘못됐다는걸 아는데 실천이 안되니까 답답한거죠...
오늘도 엄마랑 동생 문제로 얘기하다가 서로 속만 상한체 끝나버렸습니다.
너무너무 답답해요.... 동생이 스스로를 포기해버린 것 같아 더 속상해요.
작년 쯤 엄마가 저한테 휴학하고 집에 와서 동생 좀 가르쳐달랬는데...
저 공부하겠다고 단칼에 거절한게 후회도 되네요.
이렇게 심각하게 공부 안하는 중학생, 주위에 있나요?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사춘기라고 상처받고 삐뚤어질까봐 그저 타이르면서 기다려야하나요?
컴퓨터를 못하게하고, 억지로 학원을 다니게 하면서라도 공부를 시켜야하나요?
영어 수학 20점... 시험치고 돌아오면 20점이라고 멋쩍게 말하는 동생이 안타깝습니다.
자기도 속상하겠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거겠죠.
도와주세요ㅠㅠ 엄마는 마음속에 돌을 얹어가는 기분이랍니다.
더이상 동생도, 엄마도 속상하게 하고싶지 않아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