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메신저에게는 부담스런 3중고가 있다.
그 첫째가, 두껍고 무거운 신문이다. (주말이나 입학, 졸업 시즌, 그리고 연말이나 명절 전에는 각종 전단지 등으로 신문의 두께나 무게가 급격히 증가해 체력소모가 크다.)
둘째는, 눈, 비 등의 환경적 요인이다. (폭설이나 폭우의 경우, 그 대비과정이나 안전운전 등의 문제로 배달시간이 대폭 지연된다.)
셋째는, 배달시작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이다. (밤늦게 추가되는 특종 및 특별지면 등으로 신문발행이 늦춰질 경우, 메신저는 배달시간에 쫓겨 분, 초를 다투는 상황이 된다. (신문 윤전기의 잦은 고장이나, 배송기사의 늦은 신문배송, 메신저의 지각 등의 이유도 이에 포함된다.)
오늘 새벽엔 이 모든 조건이 합쳐졌다.
신문은 두껍고 무거웠으며, 갑작스런 폭우가 쏟아졌고, 지각을 했다. 다급한 마음에 신문 코팅 비닐을 거꾸로 끼워 시간이 지체되었고, 싣고 가던 신문을 길바닥에 쏟았으며, 미끄러운 계단에 넘어지고, 아파트에 발송한 신문을 도난(?) 당했다. (한 할머니께서 ‘폐지’인 줄 착각하고 가져가셨다가 경비 아저씨의 도움으로 돌려받았다.) 더구나 근래 들어 신규독자가 많아져 배달시간이 늘어나 더욱 시간이 지체되었다.
이런 3중고로 인해 마음이 다급해지면 여유가 없어지고 눈이 어두워져, 상황대처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이 떨어져 또 다른 어려움이나 위험한 상황을 겪게 되기도 한다.
신문배달이야 이런 여러 악조건이 운 나쁘게 포개져도 다소의 신체적 피로와 시간의 지연 정도로 끝날 테지만, 삶은 그리 간단치가 않을 것이다. 빈곤한데 건강까지 나빠지고, 어디 도움의 손길마저 빌릴 데가 없다면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릴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살다 보면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완화하기 위해서는 평소 나름의 대비가 필요할 것이고, 어려움에 대처하는 현명한 처신을 위한 정신적인 수양, 그래도 어렵다면 도움의 손길이라도 빌릴 수 있게 주위사람들에게 덕이라도 차근히 쌓아놓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평상시 남의 작은 어려움이라도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 관심과 배려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타인의 어려움이 언제든 나의 어려움이 될 수 있으므로.
오늘 마주한 일의 3중고가 어쩌다 겪은 운 나쁜 어려움의 집합체로 치부하기보다, 앞으로의 나의 삶의 어려움에 있어 지혜롭게 처신할 수 있는 귀중한 깨달음과, 준비하는 삶의 의미를 차분히 되새기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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