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 현 직장에서 일한지 7개월째 되는 사회초년생입니다.
휴학 일년을 껴서 스물다섯 나이에 졸업을 했고
일년정도의 공무원시험준비 과정을 흘려보내고 스물여섯 나이에 첫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취업이 어려운 시대지만.. 빠른 사회생활은 아닌게 맞죠..
그래서 정말 굳은 각오와 결심으로 회사를 다녔더랬죠
하지만 업무와 상관없는 인격모독이 이어지고
심한 스트레스로 출근길, 퇴근길 가리지 않고 눈물흘리며 다니기 일쑤
일요일 해가 저물어가는걸 보면서 가슴답답해짐을 느꼈습니다.
한끼 안먹으면 큰일나는줄 알았던 제가 식사거부까지 행사했으니 뭐 말 다했죠
견디다 못해 부모님께 말씀드렸고
고이 키운 딸이 그런 모진 소리 듣고 스트레스 받아가며 다닐만한 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하신 부모님도 제 퇴사의사를 받아주셨습니다.
부모님도 사회생활 수십년 하신 분인데 인수인계고 뭐고 당장 내일 나가지 말라고 말리실 정도면 제 피를 말리는 직장이긴 했던거 같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두 번이나 비슷한 이유로 전임자들이 그만뒀다고 하더군요. 또라이같은 사장새끼 ㅗㅗㅗ)
퇴사하고 난 이후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열심히 하는 애, 성실하고 꾀부리지 않는 애
여러 아르바이트, 인턴생활을 전전하면서 그런 평가만 받고 살다가
갑자기 세상에 쓸모없이 버려진 인간쓰레기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다시 구직활동에 나설 용기가 없어 석달정도 방구석에서 지냈던거 같네요
그러다 연말즈음 구직활동을 재개했고, 올 1월 지금의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3개월은 새로 배우는 일이 벅차다는 느낌 외에 힘든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3개월이 지나며 제 사수와 팀장의 고약한 성격을 파악하기 시작했죠
그래도 그때까진 괜찮았습니다.
7개월이 조금 지난 이 시점..... 지금이 문제네요.
제 사수와 팀장은... 전 회사 사장과 닮았습니다.
OO씨 라고 잘 부르다가도
뭔가 빡치기 시작하면 야, 너는 기본이며 윽박지르는것도 기본입니다.
좋은말로 해도 알아들을 수 있는데 그런게 없네요
물론 직장은 학교가 아니란거 잘 압니다. 하지만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그 일을 하지 않는한 모르는건 당연한 일이 아닌가요?
한두번 가르쳐도 모를때 하도 답답해서 소리지른다면 저도 이해하겠습니다.
가르쳐주지도, 해본적도 없는 일을 실수했다고 혼나면 얼마나 위축되는지.. 그 분은 알까 모르겠습니다.
제 성격이 많이 소심한것도 문제긴 합니다.
맡겨진 업무가 이해가 안된다거나.. 절차를 모르면 질문하러 갑니다. 그게 당연한거 아닌가요
돌아오는 대답은 거의 늘 같아요
그래서? 어쩌라고?
저야말로 해본적 없는 일을 메뉴얼도 없이 떠맡은 채 어쩌면 좋을까요
그래서 사실 잘 모르지만 어렴풋이 도와주실 수 있는 다른 분들께 여쭤가며(귀찮게 해드리는지라 참 죄송하죠) 처리해가면
왜 니 멋대로 하니? 물어보고 하라고!
물어보면 어쩌라고 라면서, 처리해가면 시건방지답니다.
이런것도 못하냐고 구박하고 가르쳐주기라도 하면 차라리 고맙겠습니다.
그 정도도 안되는거잖아요
이 글 보시는 분들께서 윤태호 작가님의 '미생'이란 웹툰을 보셨다면
이런 구절이 나오는걸 아실거에요
제일 나쁜 선임은 욕하면서 안가르쳐주는 사람이라고
네, 제 사수와 팀장은 그런 사람입니다.
본인들이 밑도 끝도 없이 기분 좋은 날이면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 뭐래도 1년은 실수해도 뭐라하지 않는다고, 신입이니까
신입이니까 뭘 잘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신입한테는 너그럽게 가르쳐줄수 있다
뭐 이런 말들을요
저도 100% 이 말을 신뢰하진 않습니다.
세살짜리 어린애라면 몰라도 저건 다 거짓말이란거 알겠죠
하지만 저런 말을 내뱉은 사람들이라면
하나하나까진 아니어도
사회생활, 현재 업무를 처음 맡는 사람이란걸 알면
어느정돈 가르쳐주는게 맞지 않을까요
제 생각이 너무 이상적이고 비상식적인가요?
또 이런 문제도 있어요
내가 전에도 얘기했는데...... 화법이죠
전 속으로 외치죠
그런 말 한 적 없거든!!!!!!!!!!!!!!!!
자긴 이미 열번 스무번도 더 했던 얘기를 또 하게 한다고
저를 감히 상사말 씹어드시는 건방진 X년으로 만듭니다.
녹음기라도 품고 다녀야할까..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저는 감히 '그런 말씀 하신적 없는데요'라는 대꾸도 못합니다.
저는.. 간식거리 하나 혼자 안먹고 사수, 팀장에게 다 나눠주며 챙기고
몸이 안좋은거 같으면 안부도 묻고 저 나름대로 노력하는 직원입니다.
말대꾸같은건 생각도 못하는 소심쟁이라구요
팀내 다른직원과는 잘 지냅니다.
사장님도 좋은 분이시고요.
제 취미, 면접때 물어보고 기억해두셨다가 한번씩 대화할 일이 생기면 꼭 물어보면서 챙겨주시죠
다른 팀 분들과도 그럭저럭 잘 지내요. 업무가 달라 완전한 친밀감까진 없다해도요.
아침 출근길에 만나면 커피라도 한잔 사주는건 다른팀 상사분이시죠.
하지만 제 사수, 제 팀장이 저와는 맞지 않네요
그게 가장 큰 문제인거죠...
제 사수, 팀장 성격이 지X맞다는건 회사 사람들이 다 알아요
특히 제 사수같은 경우는 사장님도 '성격이 좀... 그렇지?'하시죠
일 잘하고 꼼꼼한건 인정하고 존경합니다. 하지만 성격은..
쓰다보니 넋두리는 길고 결론은 없네요 허허허
윽박지르기, 비아냥이 기본. 가르쳐주기보다 '알아서 해라. 그런데 실수는 용납안한다'는 마인드
이 회사에서 배울것...... 그리고 비전은 있을까요
하루하루 우울증이 더 심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