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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아르바이트 - 펌

그라시아스 |2013.08.30 22:39
조회 1,013 |추천 4

“끼이이익”




문이 삐그덕 거리며 힘 없이 열렸다.



그리고 문 앞으로 보이는 검은 양복을 차려 입은 건장한 중년 남성 한 명


“안녕하세요, 요번 아르바이트때문에 찾아 왔는데요”


“아, 네. 안철민 씨랑 채민우 씨 맞으시죠?”


“잘 찾아 오셨습니다. 자, 자 거기 서있지만 마시고 여기로 와서 앉으세요”


문 앞에서 어색하게 서있었던 나와 민우는 갈색 가죽 쇼파에 앉았다.



쇼파의 가죽이 이 곳 저곳 헤진 것이 딱 봐도 오래 된 것 같아 보였다.



우리가 쇼파에 앉자 중년 남성이 뜨거운 커피를 두 잔 내왔다.



이런 더운 날씨에 냉커피도 아닌 뜨거운 커피라니.. 정신이 아찔했다.



“커피라도 한 잔씩 드셔요 하하..”



“네.. 감사합니다”




“후르륵”



커피를 홀짝 홀짝 마시는 소리만 간간하게 들릴 뿐 세 남자의 사이에서는 어색한 침묵만이 흘렀다.



몇 시간과도 같은 몇 분이 흘렀을까, 중년 남성이 까만 글씨가 빼곡히 채워져 있는 한 서류를 집중해서 보더니 입을 열었다.



“음.. 그러니깐 저희 아르바이트는 단기 아르바이트로 3박4일간 치러 진답니다”



“하루 20만원씩 해서 3일 60만원 그리고 마지막 4일째엔 추가 보수로 10만원을 더 얹어서 총 90만원을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꽤나 놀라운 액수이다. 4일 동안 약간의 고생만 하면 90만원이라니 말이다.



이 정도 액수면 평범한 월급쟁이의 반 개월 분 월급이다.




중년 남성이 나와 민우를 곁눈질로 슬쩍 훑어보더니 서류를 내밀며 말을 한다.




“여기.. 이 곳에 위치 한 리조트로 이동 할 건데요”



“준비물은 없으니 일단 여기서 편안히 쉬고 계세요”



“조금 있으면 여기로 벤이 한 대 올 텐데 그걸 타시고 가면 됩니다”




중년 남성은 그 말을 끝으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고, 그가 나가자 무거웠던 공기가 가벼워 진 것 같아서 숨통이 트였다.





그리고 나와 민우는 다 식은 미지근한 커피를 들이키며 이야기를 했다.





“민우야 너는 집이 부자라서 이런 아르바이트 안 해도 괜찮을 텐데.. 나 때문에 고생한다..”



“야..새꺄.. 너랑 나랑은 초등학생 때부터 산전수전 다 겪은 불알친구야”



“3박4일 밖에 안 한다... 내가 힘들게 구한 단기 아르바이트니깐 둘이 열심히 하고 가자”



“역시.. 너 밖에 없다.. 근데 우리 무슨 일 하는 거야?”



“나도 잘 몰라, 그냥거기 리조트에 가면 설명해 준다는데 그렇게 힘든 건 아니래”



“그러냐.. 근..”





“끼이익”





대화 도중에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 왔다.



아까와 같이 깔끔한 검은 양복을 입은 남성, 훤칠한 키에 까만 선글라스를 쓴 것이 마치 영화에서나 보던 특수요원 같아 보였다.





“안철민 씨와 채민우 씨 맞으시죠?”



“예.. 맞는데요..”



“얼른 나오세요 그럼”





뭔가 강압적인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우리는 을의 자리에 위치해 있으므로 어쩔 수 없이 그 남자의 말을 순순히 따랐다.





“부르릉, 부르릉”





남자를 따라 밖으로 나오자 아까 중년 남성이 말한 것과 같이 연예인들을 이동시킬 때에 주로 이용하는 차 인 쉐보레 벤이 한대가 서 있었다.





“저 차를 타고 이동 하시면 됩니다”



“아..예..”





나와 민우는 약간 긴장 된 발걸음으로 열려 진 차의 문으로 향하였고, 차안으로 들어서자 꽤 나이를 먹은 인자한 인상을 가진 아저씨 한 분이 우리를 반겼다.





“어! 허허, 잘 왔네 잘 왔어”



“이제 이 차를 타고 리조트로 갈 텐데, 날이 많이 덥지? 이거라도 한 잔씩 마시고 편히 쉬고 있어”





아저씨는 우리를 보자 마자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얼음이 담긴 시원한 음료수 두 잔을 주었다.





“감사합니다..”





아까 커피를 마셨던 터라 갈증이 몰려오던 참에 시원한 음료수를 받아서 그런지, 나와 친구는 일말의 의심조차 없이 음료수를 벌컥 벌컥 들이마셨다.





“허허.. 잘 마시네 잘마셔, 이제 좀 쉬고 있어 도착하는데 꽤 오래 걸릴 테니깐”



입 근육만 씰룩 되는 가식웃음을 지으며 아저씨는 우리를 향해 말했다.



“근데 있잖아.. 거기가 말이야………”





그리고 그 뒤에 또 무슨 말을 계속 하는 것 같았는데, 잘 들리지가 않았다.



음료수에 수면제라도 탄 건가?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몰려 왔다.



몽롱한 정신으로 이를 악물고 고개를 돌려 민우를 쳐다 보았지만, 민우는 이 곳이 지 안방이라도 되는 듯



세상 모르고 잠을 자고 있었다.



“씨..발..”



입술을 작게 움직여 짧은 욕설을 내뱉은 후에 나 또한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에 들어 버렸다.










“어이, 청년들! 다 도착했어 얼른 일어나”



“으으..”



“얼른 둘 다 일어나라고”



“으.. 여기가 어디죠?”



“아..나 참, 리조트 다 도착했다고, 차 안에서 많이 잤잖아 이젠 일어나야지”



“아..”





음료수에 수면제를 탔다고 생각 했는데, 그냥 피곤해서 잠이 든 것이였나..



아직 남아 있는 어지러운 잠 기운 때문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눈을 비비며 차 문 밖으로 나왔다.





"하암.."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하고는 앞을 처다보니



저 멀리 리조트가 하나 보였고, 그 주변엔 밀림을 방불케 할정도로 나무와 잡초들이 빼곡하게 자라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오지의 숲 같았다.





“자, 여기 열쇠, 저기 리조트 옆에 조그마한 건물이 하나 있을 텐데 너네 둘은 거기서 3박4일간 지내면 되”



“하는 일은 간단해 하루에 한번씩 1시간 이상 숲을 관찰하고 보고서를 적으면 되지”



“옷이나 음식 같은 건 너희들이 사용 할 건물 안에 다 있고,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이 번호로 전화를 하거나

방 안에 있는 빨간 호출기를 눌러”



“궁금한 점 있어?”



“아.. 아니요 그런데 하루에 한번씩 숲만 관찰하는 것이 끝인가요?”



“어, 간단하지? 너희들 운 좋은 거야, 먼 길 오느라 배고플 텐데 들어가서 뭐라도 좀 먹고 쉬고 있어”



“숲 관찰은 내일 아침부터 해도 되고”



“네.. 감사합니다”





아저씨와 말을 마치고 나와 민우는 리조트 옆 건물로 향하였다.







“드르륵.. 철컥”





“오.. 여기 꽤 깔끔하고 은근 넓은데?”



“…”



“그러네.. 배고프지? 일단 뭐 좀 먹자”







일부로 웃는 표정을 지으며 민우와 대화를 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뭔가 이상했다, 단지 나의 예상 일 뿐 이지만 겨우 하루에 숲 1시간을 관찰 하는데



20만원이라는 거금과 음식은 물론 이거니와 편한 복장까지 제공해주니 말이다.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일단은 배가 많이 고프니 민우와 함께 간단하게 라면을 끓여먹고



후식으로 크림이 들어 간 빵까지 먹었다.







“철민아 여기 괜찮은데?”



“그러냐? 흠.. 그래, 그러네.. 3박4일 동안 잘하고 돌아가서 신나게 놀아야지”







포만감이 채워지니 슬슬 졸음이 몰려왔다.



차 안에서 그렇게 잠을 처 잤는데도 말이다…





잠을 깰려고 할 것을 찾아 보았지만



이 곳 리조트 안에선 할 게 없었다.



TV는 있지만 모두 공중파 방송들만 나오는 데다가, 나와 민우는 원래 TV를 잘 보지 않았다.



그렇다고 컴퓨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핸드폰 와이파이가 터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할 수 없이 잠을 청하는 것뿐..





“일단 자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밥 먹고 같이 숲이나 1시간 동안 돌아 댕겼다가 오자”



“그래, 불 끌게”





“딸깍”





전등 스위치를 누르자 앞이 한 치 보이지 않는 어둠이 내리 앉았다.



좀 무섭긴 했지만 푹신한 이불을 덮고 누워 있다 보니 금새 잠이 쏟아져 왔다.









“스으윽.. 스으윽”



“..스으윽 ..스으윽”





“으음.. 뭐지..?”



기분 좋게 잠에 들려는 찰나에 밖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깼다.



“스으윽.. 스으윽”



“야.. 민우야 일어나봐”



“아음.. 으.. 왜?”



“밖에서 뭔 소리 안 들려?”



“스으윽.. 스으윽”



“아..뭐 그냥 숲에 사는동물 이겠지”



“아.. 그런가?”



“그냥 신경 끄고 얼른 자..”



“…”





아무래도 내가 너무 예민하게 신경을 썼나 보다.





창문을 통해서 은은한 달빛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새벽의 선선한 공기를 맡으며 잠을 자고 싶어서 창문을 열었다.





“드르르륵”







창문을 열자 방충망이 보였고 그 방충망 뒤로는 근육질의 생물체가 하나 보였다.



대충 어림 짐작으로 2M 정도 되어 보이는 크기의 생물체 말이다..





“뭐야 저게..”





정말 말도 안 되는 생물체 이었다.



날카로운 발톱에 눈으로만 봐도 딱딱해 보이는 갈색 피부에, 피가 스며 들은 듯 검붉게 변색 된 이빨..



그런 괴기스러운 생물체의 모습을 보자 동공은 크게 확대 되었고, 아까까지만 해도 잠잠하게 뛰던 심장이 급격하게 뛰기 시작했다.



역시 뭔가 수상하다고 했다. 터무니 없이 높은 보수와 파격적인 조건..



진작 눈치 챘어야 했는데, 병신같이 그깟 푼돈에 현혹 되어서 여기까지 따라오다니..



괴물이 들이 닥치기 전에 얼른 창문을 닫고는 민우를 깨웠다..



“야.. 신발, 일어나!”



“채민우 강아지야 일어나봐 좀.. 신발..”





“쿵.. 쿵.. 쿵..”



거대한 생물체가 갑자기 이 쪽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젠 물 불 가릴 상황이 아니다.



민우의 싸대기를 쌔게 강타 시켜 깨운 후에 스위치를 눌러 불을 키고 화장실 옆에 붙어 있는 빨간 호출기를 눌러 댔다.





“으..신발 갑자기 싸대기는 왜 때리는 거야?”





아직 상황파악이 되지 않은 듯, 민우가 나를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처다보았다.





“민우야 우리 여기서 뒤질지도 몰라..”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저기 밖을 봐봐”



“윽..”



아까 나와 같이 민우의 동공도 크게 확대 되었다.



“뭐야 저게?”



“나도 몰라.. 아무래도 우리..”





“쨍그랑!”



창문의 유리가 생물체의 가벼운 주먹질에 처참하게 깨져 버렸다.



깨진 유리 파편들은 방바닥으로 조각 조각 떨어졌고, 은은한 달빛을 등 진 근육질의 생물체의 모습이 보였다.





“그르륵.. 그르륵..”





“아..”



생물체의 모습에 압도가 되어 우리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르륵.. 그르륵..”



느린 걸음으로 한 발자국씩 생물체가 우리에게 다가 왔다.



“쿵.. 쿵..”





하지만 야속하게도 근육이 마비라도 된 듯 온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쿵.. 쿵..”





“허억.. 허억..”



“철민아.. 우리.. 여기서 이렇게 죽을 순 없잖아..?”



무슨 용기가 났던 건지 민우가 깨진 유리 파편을 들고는 거대한 생물체를 향해 달려가 눈을 푹 찔러 버렸다.



“그어어어”



생물체의 눈에서는 피라고 보기엔 약간 묽은 듯한 연한 빨간색 액체가 흘러 나왔다.



하지만 생물체에게 있어서 눈 하나쯤 잃는 건 그렇게 큰 치명상이 아니었나 보다.



민우는 생물체를 맞닥뜨리고는 온 몸의 힘이 풀렸는지, 무릎을 꿇어 앉고는 움직이질 않는다.



생물체가 유리 파편에 찔린 자신의 눈을 어루만지다가 분노에 찬 표정으로 울긋불긋한 거대한 오른팔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공포에 질린 민우의 몸은 뜻대로 움직여 지질 않는가 보다.








“야.. 안철민.. 신발! 도망치라고!”



“니라도.. 니라도 살아야할 거 아니야..”





마치 체념이라도 한 듯 나를 보며 소리치는 민우의 얼굴엔 눈물인 지 땀인지 모를 액체들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











“야 돼지새끼! 너 냄새나니깐 내 옆으로 오지마”



“아 냄새나 너는 씻지도 않고 다니냐?”



“키키킥, 꺄르륵”





동급생 한 명을 놀리고 괴롭히는 것에 재미가 들린 여러 명의 아이들 사이로



고개를 푹 숙여 울고 있는 한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흑.. 흑..”



“울보 새끼 또 울어!”



“또 운데요! 또 운데요!”





어쩌면 아이들의 세계는 어른들의 세계보다 더 잔혹할 지도 모른다..





“야! 너희들 뭔데 얘 괴롭히는 거야!”





이것이 나와 민우의 첫 만남







“야.. 너는 남자새끼가 분하지도 않냐?”



“어쩔 수 없는걸..”



“하아.. 앞으로 걱정하지 말고 나만 따라와, 너 이름이 뭐야?”



“나..? 채민우..”



“채민우? 그래, 이름 좋네! 난 안철민 이야”



“앞으로 친하게 지내보자”



“응..!”





그때 민우의 얼굴은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되어 있었지만, 표정 만큼은 활짝 웃고 있는 행복한 아이의 표정 이였다.



















“신발.. 민우야 너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기억하냐?”





내 의지대로 잘 움직이지 않는 몸을 힘겹게 일으켜 세우고 바닥에 흩어 진 유리 파편을 하나 꽉 쥔 채로 괴물을 향해 달려갔다.







“으드득”





“끄아아악!”





하지만 내가 달려가고 있을 때, 생물체의 육중한 오른팔이 민우의 왼쪽 팔 절반을 앗아갔다.





민우의 팔이 장난감이라도 되는 듯 공중에서 회전을 하며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와 동시에 생물체의 다른 한 쪽 눈에도 유리 파편이 박혔다.






"그어어어!"







“야, 채민우 괜찮아?”



생물체는 괴성을 지르며 이 곳 저곳으로 팔을 휘둘러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부셔버렸다.



“헉..헉..”



“저..기..”



민우가 힘 없이 오른팔을 들어 화장실 옆쪽에 위치한 조그마한 방을 가리켰다.



“그어어어!”



생물체가 성난 팔을 휘두르며 우리 쪽으로 다가온다.



“으으.. 신발..”





나는 얼른 민우를 엎고는 민우가 가리 킨 방을 향해 뛰어갔다.



“끼이익..”



방 안으로 들어서자 안 쪽 구석에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하나 보였다.



“헉..헉..”





“삐그덕..삐그덕”



계단으로 내려와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켜보니 지하실에는 각종 식량과 더불어 응급 처치용 구급함, 그리고 예리한 나이프와 묵직한 장검이 있었다.





“허억..허억..”





민우가 가쁜 숨소리를 낸다.



얼른 응급 처치를 해야겠다.









“후우..”



응급 처치를 다 마치고는 타오르는 목의 갈증을 해소 하기 위해서, 지하실 냉장고에 있는 생수를 꺼내 마셨다.



그리곤 생각을 했다.



이런 지하실에 무기와 식료품을 숨겨 둔 이유와 저 밖의 생물체들의 관해서 말이다.





하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머리만 더욱 복잡해질 뿐 이였다.



숨을 가쁘게 쉬고 있는 민우를 쳐다봤다.



“허억..허억..”



아까 이마에 올려 놓은 젖은 수건이 금새 뜨거워 졌다.



아무래도 상태가 점점 좋아지지 않는 것 같았다.



“허억.. 헉.. 헉”



“…”



“야..”



“야! 채민우!”





민우가.. 민우가 숨을 쉬지 않는다..



너무나도 절망적인 상황이라 눈물 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르륵.. 그르륵”



“끼이이익.. 끼이이익..”





그리고.. 민우의 죽음을 슬퍼하기도 전에 설상가상으로 계단 위에서 정체불명의 생물체들의 역겨운 소리가 들려왔다.





“그르륵.. 그르륵”



“끼이이익.. 끼이이익”







나는 숨을 죽이고는 지하실 구석에 쭈그려 앉아 생물체들이 제발 이 곳으로 내려오지 않기를 기도했다.





“끼이이익.. 끼이이익”



하지만.. 이런 나의 기도가 무색하게도 역겨운 생물체들의 소리는 점점 가까워 졌다..



“끼이이익.. 끼이이익”





지하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생물체의 모습이 보인다.



흉측한 새의 머리에 비정상적으로 발달된 다리 근육을 가진 생물체..





“크르르륵..”



생물체는 지하 계단을 타고 내려 오더니 숨이 멎은 민우의 시체를 이리 저리 파헤쳐 놓았다.



“크르륵..”





민우의 얼굴은 이제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고, 온몸의 장기는 생물체들의 손놀림 한번에 지하실 구석 구석으로 다 튀겨져 나갔다.





“투둑..”





새빨간 피와 함께 어우러진 민우의 긴 창자가 내가 숨어있는 곳 앞으로 떨어졌다.



“으윽..”



나도 모르게 외마디의 짧은 비명을 질러 버리고 말았다.





“끼이이익..”



“크르륵..”





생물체들이 이 쪽을 향해 쳐다 본다..



그리고는 다가 온다..



차라리 권총 한 자루가 있었더라면.. 편하게 자살을 했었을 텐데..





“끼이이익..”





“으드득”



나의 몸을 가려 주던 박스들이 생물체의 발짓 한 방에 다 부셔져 나갔다.





“으어억..”





그리고 이어지는 생물체의 둔탁한 스매쉬..





“으드드드득”



“퍼억”



두개골이 터져나가며 나의 머리는 깨끗하게 사라져 버렸고, 그 와 동시에 나의 심장은 멈춰 버렸고 온 몸의 기능이 정지 되었다.



즉... 한 마디로 죽었다..



















“우우웅”





“어이.. 괜찮은가?”







여긴 어딜까..





“어이.. 이봐!”





사람 목소리..? 천국..? 아니면 지옥에라도 온 건가?



이왕이면 천국이면 좋을 텐데..





눈을 떴다.





누워있는 민우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으로 나와 민우를 그 리조트로 이끌었던 중년 남성과 인자한 인상..아니, 엿 같은 인상을 가진 아저씨가 보였다.





“으윽.. 이게 어찌 된 일 인가요..”



몸을 일으켜 세우자 온 몸이 뻐근했고, 허리가 끊어 질 것만 같은 고통이 몰려 왔다.





“허허.. 자네 꽤 오래 버텼더군”



“사실 우리는 버츄얼 리얼리티.. 즉 가상현실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들이지..”



“네? 그게 무슨 말 인가요..”



“그러니깐 자네 둘은 우리들이 만든 가상현실 게임을 체험하고 온 거야”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됐다.



그런데 한 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었다.





“저기.. 근데 처음에 당신들도 저희와 함께 게임 속에 있었던 것 같은데..”



“아! 그건 그 우리들을 본 떠서 만든 게임 속의 NPC라네, 그런데 아직 버그가 있는지 NPC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더군”



“아..”





“그럼.. 돈은 어떻게..?”



“응? 돈? 당연히 줘야지, 여기 90만원이네”



“감사합니다..”





손을 뻗어 돈을 받으려고 하자 차가운 바늘이 나의 목 속에 깊숙이 박혀지는 것이 느껴졌다.



“근데 말이야.. 자네 가족이 없지?”



“흐흐.. 나는 자네 같은 사람이 참 좋아”



“죽거나 실종 되도 찾는 사람이 없거든, 흐흐흐.. 어차피 쓰레기 같은 인생 이였잖아?”



“죽을 때까지 이 곳에서 우리들의 가상현실 게임의 모르모트가 되어 주면 좋겠는데 말이야”





“으윽.. 신발..”





목 속 깊숙하게 꽂힌 바늘의 약물이 몸 속으로 들어와 온 몸이 마비 되며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눈이 감겨 왔다.











“어이.. 이봐! 언제까지 잘 거야?”



"으으..”





내가 잠시 잠에 들었던가?





“여기가 자네들이 3박4일간 지낼 리조트 라네”



“여기 열쇠 줄 테니, 오늘은 들어가서 좀 쉬고 내일 아침부터 여기 숲들 좀 조사해 줬으면 해”



“네..”



“그럼 혹시 무슨 일 있으면 빨간 호출기 누르고, 우리는 먼저 들어간다”



“…”





그런데.. 뭔가 익숙하다..



데자뷰 인가..?



잠깐.. 그러고 보니 이 곳.. 언제한번 온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모님이 의문의 사고로 두 분 모두 돌아가셔서, 장례식을 치른 후, 울적한 나의 기분을 달래주기 위해 민우와 함께 놀러 간 리조트..



이 곳은 민우의 아버지 명의로 된 리조트다.. 분명 기억이 난다.







“야! 철민아 멀뚱히 서서 뭐하냐 배고픈데 얼른 밥 먹고 자자”



“채민우.. 여기.. 리조트 너네 집 거잖아..”



“응? 무슨 소리야..”



“장난치지 말고 똑바로 말해 새끼야!”



나도 모르게 민우의 멱살을 붙잡았다.





“하아.. 이 새끼 누가 독한 놈 아니랄 까봐, 아무래도 주사 한 방 더 넣어 줘야겠네”



“뭐..?”



“…”





갑자기 머리가 핑 돌고 의식이 흐려져 갔다.



“으윽..”



그리고는 볼품없이 땅바닥으로 쓰러져 버렸다.

....


“도련님.. 가장 친한친구를 어째서 이 게임 안에 가두려고 하시는 건지..”



“응? 그걸 너희들이 알아서뭐하게”


“아.. 실례되는 질문을 해서 죄송합니다..”


"크크.. 괜찮으니깐, 얼른 나가봐”


가상현실 게임 안을 비추는 모니터를 바라 보며 민우는 음흉한 미소를 짓는다.


사실 그도 이렇게 까지 될 줄은 몰랐었다.


초등학생 시절.. 따돌림을 당하는 자신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준 그에게..


비정상적인 소유욕을 느끼고, 그 와 같이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그를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던 걸까?



“흐흐흐.. 철민아.. 그래.. 너는.. 나만의 히어로야.. 흐흐흐..”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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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출처는 -웃대 (무언살인) - 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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