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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의 후유증이 이렇게 큰 줄 몰랐습니다.

내가뭘잘못... |2013.09.06 14:21
조회 196 |추천 0
안녕하세요. 그냥 평범한 20대 여자사람입니다.제가 요새 사회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성격이 답답해져서 글을 올립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인가 2학년 때인가... 언니들이 저를 부르더군요. 거기엔 동네 언니, 제가 모르는 언니들이 있었어요. 그 언니들은 초등학교 5학년, 6학년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거의 언니들은 엄청 컸고 저는 아주 작다고 느껴질 만큼 차이가 났어요. 근데 다짜고짜 학교 으슥한 계단 밑으로 부르더니 저의 뺨을 때리더군요. 당시 논리는 아주 웃겼던 거 같아요. 그 언니 남동생에 우리 반이었는데 제가 그 언니 남동생을 때렸다고요. 안때렸어요. 걔가 저를 때리면 때렸지...너가 잘못했으니 맞아야겠지? 너가 잘못한 거 맞잖아? 잘못 안했어?언니들이 여러명이서 둘러싸고 그러니 잘못했다 했던 것 같아요. 그러자마자 때렸고 무지막지하게가 아닌 진짜 세워놓고 뺨 두 대를 때렸어요. 저는 아빠한테도 맞지 않고 자랐어요. 그 때는 아프다기보다 무섭고 왜 맞지? 선생님은 왜 안지나가지? 이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고선 선생님이나 어른한테 얘기하면 안된다고 했어요.
그러고 몇 차례 무슨 일만 생기면 불러갔던 것 같네요. 운동장 저 끝에서 갑자기 누가 데릴러 와서 가보면 왜 불렀는데 씹었냐고 맞고, 내 동생을 네가 때려서 옷이 찢어졌다고 맞고....
하루는 너무 억울해서 그 동생한테 가서 따졌죠. 너네 누나 나한테 이런다. 너 왜이러냐. 네가 진짜 옷이 찢어졌냐? 어디 보자 하면서... 근데 그 남자애가 그걸 또 고대로 일렀는지 바로 찾아와서는 옷을 흔들고 또 때렸어요. 뺨만.
시골의 학교라 거기 있는 언니들 남동생이 다 저랑 동갑에 같은 반이었는데 다른 언니들 남동생은 우리 누나는 안때렸지? 우리 누나도 때렸어? 이렇게 묻더라구요. 저는 아니다, 근데 웃긴다 내가 걔 옷을 잡아서 찢었다고 하더라. 어떻게 옷을 잡아서 찢냐, 어이가 없다. 하고 애들도 혹시 방귀낀거 소리 잘못들은 거 아니야? 하면서 막 웃었어요. 저도 같이 웃었구요.그 당시엔 별 일 아닌거처럼 다시 교실 안에 들어와서 놀고, 잘 지냈어요. 다른 건 다 기억 안나도 저 대화는 왜인지 선명하네요 ㅎㅎㅎ..
암튼 그렇게 지내다 그 주동자 언니가 전학가고, 다른 언니들은 저한테 사과를 했었어요. 한 언니가 그 언니 가고나서도 저를 잡을려고 했는데 .. 나중엔 너무 힘들어서 학교폭력 신고하는데다 신고를 해버렸어요. 그리고 아빠한테 말했구요. 아빠가 집이 가까우니 그 집에 가서 뭐라 했는진 몰라도 어찌되었건 그러고 나서 아무도 저를 괴롭히지 않으니 너무 좋았어요.
그러다 전학을 갔고, 거기서도 역시 남자애들과 더 잘어울렸어요. 여자애들은 제가 집이 가난해 옷이 더럽고 안이뻐서 잘 안놀아줬어요. 중학교 이후에 야영에서 게임 같은 걸 했는데 그 때 언니들을 제가 이겨버렸어요. 한 언니가 중학교 내내 저보고 자기가 언제한번 너 따로 불러낸다고 만나면 인사처럼 그러더라구요. 전 그 때까지만 해도 농담인 줄 알았어요. 나중에서야 진짜 불러서 팰려고 했는데 안했다는 걸 알았어요.그 뒤로 제 친구들도 일진놀이처럼 애들 때리려고 들어서 저랑도 싸웠고 그 후에 별일없이 지냈어요.
정말 별 일 없죠? 집단 구타를 당한 것도 아니고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어요. 정말 별 일 아니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얼마 전 입사한 회사가 여자가 더 많아요. 대학에서도 그냥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 줄로만 알았어요. 근데 이 회사에서 알았네요. 이 회사에서도 제가 내성적이고 아무말을 안하는데 어떤 얘기를 하다가 분위기가 다 좋고 좀 웃긴 얘기를 하길래 저 딴엔 친해질려고 "어머, 그런 분이신 줄 몰랐어요..." 하고 웃었어요. 근데 갑자기 뭐야? 상사가 장난같네? 나를 뭘로 봤어 그럼? 하시고는 나가셨어요.대충 기억나는 건 저 상황인데 저는 절대 악의도 없고 말끝도 좀 기어들어가도 웃으면서 얘기했어요. 절대 비웃는게 아니라 헤헤 거리면서... 저 말이 장난인지, 다른 분들도 별 말 없이 있다가 할 얘기 다 하시고 오히려 분위기는 더 좋아지셨어요. 저분도 다시 장난치시고.. 
근데 문제는 저였네요. 순간 그 계단 밑이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쏟아질려는거에요. 정말 별 일 아닌데 다리부터 시작해서 손끝까지 떨리고 화끈거려서 제가 본 다리가 제 눈에도 벌개질 정도였어요.입꼬리가 덜덜 떨리는데도.. 그냥 웃다가 나왔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별 말 아니었을지 모르는데... 저 왜이러는 걸까요. 남자친구는 네가 지금 텃세에 당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마음을 좀만 더 강하게 먹고 오히려 더 부벼보라는데... 저는 뭔가 언니들에게는 쉽게 할 수가 없습니다. 오빠들에게는 장난도 잘치고 (이게 여우같은 장난이 아니라 정말 동성친구같은 때리고 막 비난하고 그런) 친해지기도 잘 친해집니다. 여자인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니고 제 친구들은 다 제가 털털하고 성격좋다고 얘길 해요. 제 친구들도 다 그렇구요. 내숭도 없습니다. 문제는... 언니들만 보면 그래요. 도저히 말도 못하겠습니다. 농담은 커녕 대답도 잘 못하겠어요. 대화를 하기 싫어요. 대학교 다니는 내내 친한 언니라고는 손에 꼽습니다. 그것도 몇년을 봐서 얘는 참 괜찮은 애다 하고 저를 좋게 봐주시는 거에요. 대학교에서 오빠들이 몰래카메라 한다고 저런 일이 있었을 때 죄송하다고 울었지만 금방 다시 왜 그런 장난 치냐고 웃어넘겼습니다. 근데 언니들한테는 그게 안돼요... 
회사에서 그 일을 겪고 나니, 제가 남자친구한테도  얘길 하니 그제서야 네 성격이 애교있는 성격이 아니라 초반에 널 오해할 수 있다고, 말도 잘 안걸고 걸어도 대답만 하니 붙임성 없고 그래서 그런걸 수도 있는데 .. 하다가 제 과거 듣고는 아직까지 이렇게 괴로워하는 걸 보니 정신과라도 가서 같이 상담이라도 받아볼래? 하더라구요...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회사생활이 불편해질 정도로 영향이 있네요. 그 일 겪고나서 갑자기 몸이 떨려서 한참을 자리에서 움직이도 못했습니다. 나와서 엄청 울었어요... 내가 뭘 그리 잘못했냐고 남자친구한테 목놓아 울었네요.
이제 스물 일곱 살.. 지금은 잘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일이 저한테 영향이 있을까요?전 정말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는데.... 남자선배들, 남자친구들 다 하나같이 성격좋다, 의리있다 합니다. 같은 여자들 중에 제 친구들 다 오래보고 지낸 애들이라 저한테 성격좋다고 하구요. 하지만 언니들과는 정말 친하고 좋아하는 언니가 있어도 편하게 대하지를 못합니다. 정말 깍듯하게 대해요. 오히려 오빠들이 부르면 안나가도 언니들이 부르면 싫어도 안되도 나갑니다. 이건 친한 언니라 상관없는데, 정말... 새로 만나는 사람이 저보다 나이 많은 여자면 저는 너무 긴장부터 합니다. 딱딱하게 굳어서 대답도 못하고 말도 못해요.... 말을 해도 단답. 대학교 언니들도 제 첫인상이 그저 조용하고 그런 애인 줄 알았답니다.이게 대학교에선 그럭저럭 지내도 사회 나오니 확 부딪히네요....
글쓰다보니 학교폭력을 지속적으로, 저보다 심하시고도 이겨내신 분들에 비하면 정말...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에 제가 너무 나약한 것 같기도 하네요.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아야 할까요? 제가 정말.. 지금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걸까요? 조언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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