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긴 글임. 재미 없을 수도 있음.
시간이 남아돌거나 뭐 먹고 있는데 딱히 볼 건 없고.. 하는 형이나 누나들만 읽어줭
안녕 형들 누나들
나는 부산 사는 23살 남자야
내가 궁금한 건 여자들은 보통 헤어진 후에 남자들 보다 회복속도가 빠른편 아냐?
그 것도 정말 헤어지고싶어서 상대방을 차버린 입장에서는 더 그렇지 않나?
내가 과거 썰을 좀 장황하게 풀어놓을겡 지루해도 읽어줭
19살 때 만났어.
2009년 12월 고등학생 시절의 끝자락에서 만나서 그런지 서로 만날 시간도 많았지.
약간은 좀 복잡한 관계에서 힘들게 만난 거라 그런지 너무 애틋하기도 했어.
( 그 아이를 A, 그 아이의 아는 동생을 B, 다른 남자 1명을 C라고 할겡 )
별로 중요한 건 아니겠지만 과정을 얘기하자면 내가 A를 좋아하고 있었어.
내가 그 당시 생각하기에는 A가 C를 좋아하고 있었어( 이 것 때문에 맘고생 많이 한 건 비밀).
근데 A의 친한 동생 B가 나한테 A가 보고있는 앞에서 고백을 해버린 거야.
일단 좋은 말과 덕담을 1:1비율로 섞어서 좋게, 정중하게 거절을 했지.
그런데 갑자기 어느날 B가 카페에서 만나자길래 갔더니 다짜고짜 A가 나를 좋아한다고 알려주네?
얘길 들어보니 B가 나한테 고백을 하는 장면은 봤지만 내가 거절하는 장면은 보지도 못 했고
B가 거절을 당했다는 사실을 A한테 말도 안 했었기 때문에 사귀는 줄 알고 펑펑 울었다면서
내가 A를 좋아하는 건 다 아니까 얼른 고백을 하라는 식으로 난데없이 중매를 급하게 하는 거야.
사실 좋아하긴 했어도 내가 준비가 됐을 때, 확신이 들었을 때 고백을 멋지게 하려고 했는데
뒤늦게 나타난 A에게서 고백을 받아버렸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어정쩡한 상태에서 사귀게 됐어.
뭐랄까..... 아직 가방에서 책도 안 꺼냈는데 교수님은 수업을 시작해버린 느낌이라고나 할까?
굉장히 다급했지. 내가 그 전에 1년 정도를 만난 친구와의 연애에서 실수를 한 게 많았거든.
그게 얼마나 큰 실망으로 느껴지는지에 대해서는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터라 뭔가 마음이 바빴어.
내가 정말 많이 널 좋아한다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고 동시에 예전의 실수를 안 하려고 애썼지.
그러다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내가 그 실수를 다시 되풀이하고 있더라고.
뭔 실수인지 궁금하겠지? 별 거 아냐. 그냥 내가 연락을 좀 강요하는 스타일이었나봐.
그 친구가 어딜 가든, 어디서 뭘 하든 연락 못 할 상황이 아닌 이상 연락을 주고 받길 원했지.
근데 그 걸 귀찮게 여긴 건지 집착이라 여긴 건지.. 그러다 1년 사귄 친구랑 헤어지게 됐거든.
시간이 좀 지나서 연락이 닿아 친구로 지낼만큼 깔끔하게 웃으면서 마무리를 짓긴 했지만
헤어지는 과정이 결코 좋지 못 했었기 때문에 또 그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두려움이 앞서게 됐고
사귄지 얼마 안 된 시점부터 그 후로도 몇 번 내가 헤어지자는 말을 하게 되더라고. 개새키였지.
※본론이야
그러다 우리 연애에서 결정타를 맞게 된 사건이 하나 있지. 정말 사소한 일인데 말야.
우리는 데이트를 거의 서로의 집에서 했어. 방학이라 시간은 많은데 돈은 없고..
나중에는 내가 매일 그 친구의 집에 가게 됐고 그 친구의 가족과도 스스럼없이 지내게 됐지.
그 날도 평소처럼 난 버스를 타고 반쯤 졸면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자가 오네?
아침 일찍 오라고 계속 보채길래 새벽5시에 일어나서 씻고 첫차타고 가는 길이었거든ㅋㅋㅋㅋ
근데 난데 없이 친구랑 약속이 잡혔다고 오지 말래. 1시간 걸려서 거의 다 왔더니 갑.자.기.
이게 무슨 x소리야.. 화가 난 마음에 따져 물었더니 오는 답장이 ' 헤어지던가 그럼 '
화가 난 상태에서는 그 말이 전혀 충격적이지 않더라구.. 그래서 답장을 보냈지.
알았다고 니가 짜준 목도리 돌려주고 갈테니 집 앞으로 나오던가 안 나오면 집앞에 놔두겠다고.
그렇게 그 친구 집 앞에 도착했는데 안 나와있네.. 그래서 목도리를 정성스레 포개서 놔두는데
진짜 18 깜짝 놀라게 문을 벌켝 열더니 다짜고짜 내 다리를 잡고 미안하다고 펑펑 우는 거야.
ㅋㅋㅋㅋㅋㅋ;; ㅠㅠ 우는 애한테 모질게 굴 순 없어서 미안하다고 잘 놀다오라고 달래고 보냈다?
※미안 진짜 본론이야
그 날 오후 5시에 답장이 왔어. 헤어지자고.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 mother fu*****
짜증이 나서 전화했더니 폰은 꺼져있네? 그래서 아 끝이구나..싶어서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했지.
그런데 열심히 하고 있다가 갑자기 막 밀려오는 거야. 판에서 요즘 자주 보이는 그 폭풍말야.
그래서 다시 전화했더니 폰이 켜져있길래 계속 전화를 했지. ( 한 3,4번 안 받았던 걸로 기억 )
그러다 받길래 뭐가 문제냐고 묻고 서로 고칠 거 고치고 다시 잘해보자는 식으로 합의를 봤어.
근데 그 날 이후부터 사소한 문자 말투 하나하나 다 바뀌고 모든 게 다 신경질적으로 변했어.
예를 들면 자기 전에 ' 지금 뭐 하고 있어? ' 라고 했더니 ' 내가 뭘하든 왜 궁금한데? ' 라고 옴.
ㅋㅋ 그래도 난 진짜 좋았기 때문에 남들이 보면 구질구질하게 보일만큼 붙잡고 있었지.
아마 그 친구도 날 많이 좋아했었을 거야. 자기합리화 아님. 자기위안 아님.
무슨 이유에서든 내가 진짜 너무 싫어졌는데도 헤어지지 못 했던 상황이었으니까. 애증이랄까..
근데 나도 사람이잖아. 난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정성을 다했고 최선을 다했어.
아마 그 기간동안 그 친구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20번 정도 들었던 거 같았는데 다 잡았지.
결국 마지막으로 그 말을 들었을 땐 내가 안 잡았고.. 내가 당연히 잡을 줄 알았을 거라 생각했는지 잘 지내라는 내 문자에 너 없이는 잘 못 지낸다는 답장이 오더라구.. 그냥 답장을 안 했어.
그러다 밤 늦게 10시인가? 그 친구의 아는 오빠들이 전화가 와서 할 말이 있다고 오라고 하길래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나 싶어서 갔지. 그러니까 그 친구가 너무 많이 운다고 달래주라고..
18 지네들은 손이 없나 입이 없나..
그래서 달래주는데 다시 시작하자는 말을 들었고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뭘 고쳐야하는지 다 알았으니 한 번만 기회를 더 달라고 한 30분을 계속 울어대는데 내가 어쩌겠어. 믿었지.
※와 이 건 진짜 real 순도 100% 본론임. (앞에껀 서론,중론이라는 건 안 비밀 ㅎ3ㅎ)
그리고 결과는? 똑같았지. 또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고 난 또 다시 안 잡았지.
그렇게 헤어졌어.
보통 사귈 때 초반 몇 달은 불타오르잖아.
긴 시간 연애한 건 아니지만 그 불이 채 꺼지기도 전에, 뜨거울 때 헤어져서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는 것도 사실이야. 헤어지고 나서는 종종 연락이 와서 사과도 하고 잘 지내라는 식의 문자도 오고..
그러다 어느 시점부터 자연스레 연락이 뚝 끊겼지.
가끔 그 친구의 소식을 들었는데 자기 할 일도 하고 연애도 하면서 잘 지낸다 하더라고.
사귈 때도, 사이가 안 좋을 때도, 헤어지고 나서도 난 최선을 다했고 그 친구로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인연이 자연스레 끊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을 했지.
시간이 지나서 안 좋았던 기억들도 좋은 추억으로 미화가 되고 나도 모르게 예전 그 친구가 살던 동네를 찾아가서 옛날 일도 추억하고 같이 듣던 노래도 듣고.. 궁상짓을 할 때쯤 연락이 왔어.
잘 지내냐는 식의 상투적인 별 것 없는 내용이었는데도 솔직히 흔들렸지.
묻고 싶었어. 되게 많이 묻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 했고 지금은 연락이 다시 끊겼어.
다시 연락을 해볼까, 한 번이라도 그냥 다시 만나서 다시 시작해볼까..많이 고민했는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그리워하는 건 그 때 그 겨울날의 내가 좋아했고 날 좋아해줬던 19살짜리 여자애더라고. 어디서 어떻게 변했을지도 모르는 23살의 여자가 아니라..
그래서 거절했어. 솔직히 아직도 잘 한 건지 아닌 건지도 모르겠는데..
와 이 질문 하나 하려고 20분을 글을 쓰고 앉아있네. 읽느라 수고했어.
내가 묻고 싶은 건 그 의도가 뭐냐는 거야.
앞에도 썼지만 여자들은 회복속도가 빠른 편일텐데 왜 뜬금 없이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연락이 왔던 걸까? 누나들이나 이런 경험해 본 형들 좀 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