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적겠습니다
조언 부탁드려요
서로 스무살에 만나 첫사랑 하고 있습니다
남친이 경제적 사정 좋지 않은 건 알고 있구요
그래도 여태 500일이 되도록 저 혼자 꿋꿋이 기념일도 챙겨주고
남자가 돈없이 돌아다니는 거 아니라며 남친 지갑에 만원권 지폐도 몇장씩
채워주곤 합니다
지갑도 제가 사준거네요.. 남자가 지갑없이 다니는거 아니라면서
남친이 어디가서 그런 경제적인 걸로 주눅들지 않게끔 잘 내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친이 정말 제게 꽃 한송이 사줄 여유조차 없습니다
저는 한 달에 용돈 30만원쯤 받구요 주말 알바로 20만원 정도 따로 법니다
제가 아끼고 아껴서 학교 다니면서 한달에 20만원 쯤 쓰고(옷 사거나 식비)
남친 만나면서 데이트 비용도 제가 내고
기념일도 따로 챙기려면 또 쪼개서 돈 모으고..
한 달 살기 빠듯하네요..
저에게 아무것도 못해주는 남자친구
항상 미안해하고 마음으로 많이 사랑해주고 있는거 정말 잘 느끼고 있구요
저도 스물한 살 여자인데, 저를 꾸미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남친에게 더 잘해주고 싶어요.. 학생신분인게 한스럽기만 하구...
그런데 이렇게 거의 1년 4개월을 사귀어왔는데
저도 이젠 부담스럽고 지칩니다..
솔직히 저도 남친한테 뭔가 받아보고 싶구...
휴가 때 놀러가보고 싶기도 해요
사랑하는데 돈이 중요하냐고 하시는데
돈이 있어야 추억도 쌓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저희 데이트는
제가 먼저 불러내면 영화보고 맛있는 밥 먹고 카페가고
남친이 불러내면
제가 남친 동네까지 가서 정말 말 그대로 만나기만 해요
뭐 아무것도 안하구 그냥 얘기만 해요
놀이터에 앉아서.. 몇시간...
날씨가 더우면 제가 카페로 데려가서 사주고..
남자친구에겐 분식집 가는것도 사치에요..
그리고 두달 전부터는 급기야 핸드폰 요금도 못내서 연락도 못하고..
만나는게 더 어려워졌습니다
솔직히 주변 친구들이 남친한테 뭐 선물받았다고 자랑하고
이벤트 받은 거 사진 페북에 올리고..
너무 부러워요... 제가 아직 어린건지 그런게 너무 부럽고
저렇게 연애 해보고 싶구.....
최근 들어 저희의 연애 방식이 궁상맞다고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제 자신을 탓하는 일도 많아졌어요..
만약 우리 집이 더 잘 살았다면 남친에게 더 잘해줄 수 있을텐데...
내가 능력이 있었다면....
난 왜 이리 못났을까.....
아마 남친은 더 자기 자신을 탓하겠죠..?
저 집에 데려다주고 버스 끊기면 가끔은 제가 택시비를 쥐어주기도 하는데
굳이 안 받고 한시간을 걸어서 집에 가기도 하는 남자친구...
애가 받는 걸 당연히 여기는 것도 아니구..
매번 미안해하고...
옷가게라던지 지나갈때 제가 유리창으로 흘깃 눈 돌리면
"왜? 저거 예뻐? 자기가 입으면 잘 어울릴 것 같아
내가 꼭 나중에 사줄게 꼭.."
이렇게 말하면서도 남자친구는 자존심에 상처받겠죠..
저도 눈물 나네요...
애가 어렵게 자라서 그런지
어딜 가본 적도 없더라구요..
함께 동물원 데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나이 스물 한 살에 동물원을 처음 온대요..
관람차도 처음 타보구...
그런 모습 보면 마음이 짠해지고
제가 앞으로 좋은 곳 재밌는 곳 많이 데려가 주겠다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여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었습니다
군대도 기다려주고 싶고 학비도 대주고 싶고 빚도 갚아주고 싶은데
제가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요..
남자친구가 좋긴 하지만
매번 데이트 할때마다 돈 걱정 하고...
남친이 배고프다고 말하는 것도 무섭고
내 지갑에서 돈 떨어지면
아.. 이번 달 데이트는 끝이구나
이런 생각도 더 이상 하기싫고
평범하게 밥먹고 영화보고 카페가는 데이트도 어려운 남자친구...
물론 제가 능력이 있었으면 이런걸로 힘들다는 생각 안 했을거에요..
남친 지갑에서 천원, 이천원 나가는 것 만으로도
얘가 나 안 만나는 동안 밥은 제대로 챙겨먹나 싶고..
걱정 되면서도
이런 걱정 더 이상 하기 싫고...
1년 넘게 만나오면서
이제 남친과의 연애가 저에겐 금전적 부담이고
행복보다는 스트레스가 크고
편하게 마음놓고 데이트 한 번 못하고
앞으로 형편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많이 지쳐서 대놓고 남친에게 투정부린 적도 있구요...
그 애도 이젠 알아요... 제가 힘들어 하는걸
그래서 헤어지자는 말 까지 제게 건넸는데..
돈 때문에 헤어지기엔 너무 아깝고 좋은 사람이에요 정말....
글 쓰는 동안에도 좋은 감정, 힘든 느낌 섞여서 횡설수설했는데..
제가 속물같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