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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애 후 이별한지 2주째. 인정을 못하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니나노 |2013.09.25 02:02
조회 1,879 |추천 0

 

 

모태솔로였던 제가 4년 전, 과친구이자 동아리 친구였던 사람과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시작부터 험난했습니다. 4년 전 한 친구가 사망하는 큰 교통사고가 있었고, 제 남자친구는 바로 옆자리에서 그 사고를 겪고도 살아난 유일한 생존자였습니다. 사고의 충격에 방황하는 남자친구 곁에서, 그 때는 친구로 옆에 있어주었습니다. 후유증도, 방황도 모두 옆에서 받아주고 그 친구가 사고의 기억을 잘 이겨내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친구가 말하더군요. 힘들 때 옆에 있어줘서 너무 고맙다고, 덕분에 잘 이겨낼 뿐만 아니라 좋은 가치관과 생각으로 새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고, 저를 만난게 하늘에 감사하다며. 그렇게 조심스럽게 마음을 고백했고, 그 친구의 새 삶과 함께 우리는 만나게 되었습니다.

 

친구로 3년 넘게 지내다가 사귄 것이었기에, 과친구들, 동아리 선후배, 심지어 저희 가족 그 친구 가족 모두가 자연스레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가족처럼, 마치 이미 결혼한 부부인듯 모두가 그렇게 대해주었고 저희 역시 그런게 좋았습니다. 힘든 시간을 같이 이겨내면서 만남을 시작해서 그런지, 왠지모르게 더욱 굳건한 믿음도 있었고요. 그냥 흔한 착한 커플처럼, 요란하지 않지만 은은하게 만났습니다. 당연히 미래를 함께하고자 약속하기도 했었지요.

 

단, 남자친구가 한 두번 헤어지자고 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말을 뱉고나서 제가 다시 생각해보자고 설득하고 달래면 

3~4시간 만에 그래 다시 잘해보자고 없던일이 되긴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한 두번의 헤어짐과 설득의 경험들로 인해

저는 알게모르게 피해의식이 생기고 자존감이 떨어졌으며,

불화의 원인이 되기 시작하더군요 ..

하지만 이 때도 저희 둘다, 정말 우리가 헤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저는. 전혀 상상도 못했었지요.

 

문제는 올해 초 부터였습니다.

남자친구가 갑자기 12월까지 생각할 시간을 서로 가져보자더군요.

혼자서 해결해야 할 일도 많고, 저와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웠지만, 저와 나중에 더 잘 만나기위해서는 이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남자친구의 말을 믿고, 울며불며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12월까지 보지말고 연락도 하지말고 지내자는 '반쪽짜리 헤어짐' 이었습니다.

12월이라는 장치 때문인지, 남들처럼 헤어졌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그래서 참을 수 있었습니다.

 

날마다 울고 힘들었지만, 우린 12월에 다시 만날거니까 하고 참아내며 꾸역꾸역 보낸지 한 달.

남자친구가 집앞에 와서 울더군요.

그 한달의 시간동안, 저랑 정말 떨어져 있고 헤어졌다고 생각하니 소중함을 확실히 깨달았답니다.

평생을 함께 해야될 사람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이렇게 이상한 방법으로 확인하고자 했던 이기적인 자기를 용서해달라고.

하지만 덕분에 누구보다 강한 확신을 가지고 돌아왔으니 이제 안심하라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저 역시 그 답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다시 돌아와줘서 고맙다고, 이렇게 빨리 깨닫고 와줘서 감사하다고 울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

정말 누구보다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강한 확신을 가지고, 그리움을 이겨낸 후 만나서 그런지

세상에 이런게 사랑이고 행복이구나 싶어서..

이제는 더 이상 힘들일이 없겠지 하고 건방진 생각을 했었지요.

 

그러다가 7월 초,

여자 20대 후반이라는 늦은 나이로 제가 겨우겨우 취업을 했습니다.

준비하던 시험에 지쳐서 뭐라도 시작하자는 심정으로 취업을 했던지라

오랜 백수생활을 접고 합격통보를 받은지 3일만에 회사원이 되다보니

적응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낯선 환경, 갑자기 뒤바뀐 처지, 줄어든 개인 시간, 회사 적응, 게다가 공부 계획뿐만아니라

진로 계획 변경까지 폭탄처럼 쏟아지더군요.

거기에.. 저의 취업과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슬슬 수면위로 올라오는 결혼이야기까지..

투정으로 들릴 지 모르겠지만, 지난 두 달이 저에게는 중요한 선택 투성이었습니다.

날마다 이어지는 회식 속에, 술에 취하지 않은 짬을 내어 항상 고민했습니다.

언제까지 준비하던 시험을 도전할지도 중요했지만

어렵게 입사한 회사에서 이왕이면 새로운 꿈을 찾고 정착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여하튼 쏟아지는 고민들로 인해, 예민해지고 감정기복을 심해졌으며

안그래도 낮아져있던 자존감이 건드려질때마다 폭탄이 터지듯 심하게 표현이 되더군요.

별 것 아닌 일에도 남자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제 스스로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지 않았냐고..

나도 감정을 조절하기가 어려운데..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질테니.. 한번만 이해해달라고..

 

하지만 결국 두 달안에 큰 다툼이 잦아지고, 급기야 평소에 오가지 않던 고성과 막말이 나오더군요.

불안하고 슬펐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 질거라고 우린 다 이겨낼거라고 오만하게 생각했었는데.. 제 남자친구는 아니었나봅니다.

 

9월 초, 입사한 지 두 달만에.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너는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하고, 일단 중요한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일단 성격이 너무 안맞는다. 뭐하러 맞지 않는 사람들끼리 맞추려고 애쓰고 노력하며 불행하게 사냐. 그냥 서로한테 맞는 다른 사람 만나며 편하게 살자.

니가 싫어져서 그런 것 아니다.

더 시간 지나봐야 좋을 것 없고,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 이상 이쯤에서 그만두자.

 

5시간동안, 저는 울며불며 다시 잘해보자고 설득하고 매달리고

그 5시간동안, 남자친구는 단호박이더군요.

 

불과 한달 전, 제 친구를 만나 저와 결혼할거라고 확신이 들었고 자신은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던 그가, 2주만에 이별에 단호박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사람 마음이 2주일만에 변하냐.

결혼하고 싶다고 남들한테 말하고 다니던 사람 마음이 이렇게 변할 수 있냐고 하니까.

단호박이 말합니다. 마음은 변할 수 있다고.

그리고 성격이 안맞는것 같다는 생각은 이미 4년 전부터 하고 있었던거라고.

한번에 결정한 것이 아니고,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말한것이고 번복하지 않을거라 장담한다고 말이죠.

 

9월 초 이별을 통보받은 이후로 일주일은 매달렸고,

일주일은 헤다판 재회글들을 보며 어떻게든 참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주.

그친구의 후폭풍을 기다리며 또 참아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과친구를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저와 맞췄던 핸드폰 번호도 바꾸고, 페북 친구부터 모조리 끊어버렸더군요..

 

헤어지면 다 그러는거다 알고 있었지만,

후폭풍과 함께 재회하겠지라고 믿던 저에게는 청천 날벼락 같은 일이었습니다.

잘 참아내다가 그 친구의 바뀐 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받더군요.

여전히 단호박이었습니다.

"우린 성격이 맞지 않고, 맞추면서 살아가는건 불행한 것 같다. 4년이나 만났고 친구로 지낸것까지 치면 7년이라는 대학생활을 함께 한 것을 극복하는게 당연히 힘든거겠지만, 이건 이별하는 누구나 힘든 것일거다. 그러니 각자 잘 이겨내자. 다시한번 말하지만 나는 너에게 다시 돌아가는 일이 없을거다."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지만, 침착하게 말하더군요.

그 통화를 마치고 남자친구와 지금 대학원에서 같이 공부하는 과친구도 이야기해줍니다.

지도 힘들어 보이긴 하는데, 결심히 확고한 것 같다. 포기하고 잊어라. 나도 갑자기 저러는게 이해는 안가는데. 어쩌겠냐. 하고요.

 

다른 여자가 생겼다거나, 그런 건 확실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성격차이이고, 지난 4년 간 고민해왔던 것들이 쌓여서

급기야 터져버린 거라고.. 밖에 이해할 수 없는데..

 

 

 

제가 이별이 처음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우리가 헤어질거라고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너무 행복할 때 이런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둘 다 때문인지 여하튼..

저는 남자친구가 다시 돌아올 것 같습니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시간을 좀 주면서, 지난 연애를 반성하고 기다리고 싶습니다.

 

헌데 또 반대로, 정말 이미 끝난건데

제가 연애경험이 부족해서.. 남자의 심리를 모르는걸까 싶기도 합니다.

결혼하고 싶은 마음과, 헤어짐을 생각할 정도로 상대의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고민하는 마음이

동시에 있을 수 있는 건가요?ㅜㅜ

정말 오랜 고민 끝에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요.. ㅠㅠ

 

아직 헤어짐을 인정하지 못한 20대 후반 여자사람입니다.

너무나도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기에 다시 잡고 싶은데..

단호박마냥 꿈쩍도 않고, 제 흔적을 지우기 시작한 남자친구를 보니 진짜 끝인건가 싶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을 주면.. 정말 후폭풍이 올까요?

그리고 후폭풍이 오면.. 저에게 다시 돌아올까요?ㅠ

 

남자친구의 심리와 결정을 이해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재회하려면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꼭 조언 부탁드립니다..

 

 

두서없이 글을 써 죄송합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혹시 상황을 파악하는데 다른 이야기가 필요하시면 바로 댓글 달게요.

제발 부탁드려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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