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세르비아의 신문을 봤다는 이유로 강제 전역된 라둘로비치 중위 문제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에드워드 머로……
그러자 보수주의자들과 군 관련단체로부터 빗발치는 항의 전화를……
하지만 머로는 오히려 조세프 매카시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1954년 3월 9일 ‘씨 잇 나우’(일부 발췌)
“우리는 의견의 차이와 조국에 대한 불충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고발은 그 자체로 증거가 될 수 없으며 유죄 판결 여부는 증거와 법적절차에 따라 결정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두려움에 떨며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광기의 사태로 빠져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나라의 역사를 깊게 고찰한다면 그리고 우리가 겁쟁이의 후손이 아니란 걸 잊지 않는다면 말이죠.
우리는 기록하고 말하고 동참하길 겁내는 비겁한 자의 후손도 아니며 억지 주장을 관철하려는 자의 후손도 아님을 명심하십시오.
과연(매카시즘이)누구의 탓일까요? 조세프 매카시 상원의원의 탓만은 아닙니다. 그는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게 아니라 다만 효과적으로 이용했을 뿐입니다. 카시우스가 옳았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운명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죠. 굿 나잇, 앤 굿 럭.”
방송이 끝나자 마자 걸려오기 시작하는 수많은 전화들……
하지만 지난 방송과 달리 머로를 지지하는 비율이 약 15대 1로 우세……
이에 당황한 매카시는 얼마 후 기자회견을 통해 반박 성명을 하지만, 잔뜩 흥분한 채로 머로에 대한 인신공격을 남발… 오히려 머로의 논리적 비판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상황 반전을 위한 매카시의 선택… 더욱 극단적인 폭로…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물론 육군 장성들까지도 공산주의자라며 비난한다.
하지만 결과는…… ‘역풍’……
오히려 매카시에 대한 청문회가 열리고, 매카시의 주장이 대부분 근거가 희박한 것으로 판명된다.
이에 미국 상원은 매카시에 대한 비난 결의안을 의결……
매카시는 모든 권한을 잃고 술에 의지하며 살게 된다.
결국……
머로의 완승으로 끝난 매카시와의 승부……
하지만 그를 기다리던 건……
그의 맹렬한 보도방송에 두려움을 느낀 방송사 외부세력의 압력과 외부의 강압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한 CBS 회장의 선택……
머로의 ‘씨 잇 나우’는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로 밀려나고 ‘씨 잇 나우’가 있던 자리는 쇼 프로그램이 대신하게 된다.
그리고 1958년……
광고마저 끊겨 폐지되는 ‘씨 잇 나우’……
같은 해 텔레비전 뉴스 국장 연차총회에 연사로 초청된 머로는 텔레비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맹렬하고 도발적인 연설을 시작한다.
EDWARD R. MURROW RTNDA Convention Chicago October 15, 1958.(일부 발췌)
“50년이나 100년 후의 역사가들이 지금 방송 3사의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을 일주일치 정도 들여다본다고 칩시다.
아마 그들이 발견할 것은 실제 현실과 격리된 타락과 도피의 증거들뿐일 것입니다.
특히 방송사의 밤 8시 ~ 11시 편성표를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이 나라가 망조로 가고 있다는 증거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나는 텔레비전 방송을 지식인들이 울부짖는 통곡의 벽으로 만들자고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적어도 때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팍팍한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텔레비전은 지식을 전하고 깨달음을 주며 심지어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매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은 인간이 텔레비전을 그러한 목적으로 그러한 목적으로 쓰려고 할 때만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텔레비전이란 전선과 전구로 채워진 기계 상자 따위에 불과합니다.
텔레비전은 무지·불관용·무관심과 맞서 싸우는 위대하고 결정적인 전투를 치르는 데 있어 유용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텔레비전의 문제는 생존을 위한 싸움에 임해서도 칼집 속에서 녹슬고 있다는 것입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행운을 빕니다.”
☞ 출처:한국탐사보도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2013.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