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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일기58] 등산이 주는 교훈, 그라우스 마운틴. (Grouse Mountain)

Elly |2013.10.15 08:53
조회 233 |추천 0

그동안 미루고, 미루고, 미뤄왔던 그라우스 마운틴.

밴쿠버 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는 이 산은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각광받고,

여름에는 하이킹이나 산악자전거 코스로 인기가 높다.

 

 

늘 가려고 마음먹을 때마다 비가 와서 몇 번이나 취소했는데

결국은 교생실습이 끝나고 2주간의 달콤한 휴식을 얻어

드디어 가게 됐다.

 

 

 

 

 

 

입구에 보면 스카이라이드 티켓 파는 곳이 있다.

이거 타고 정상까지 바로 올라가도 되지만,

그러면 등산의 의미가 없으니 우리는 걸어서 올라가는 걸로! :)

 

 

 

 

 

 

하이킹 코스는 경사가 심한 곳과 무난한 곳이 있는데,

경사가 심한 곳에서는 빨리 올라가기 대회가 열리기도 한단다.

경사가 심한 코스인 GG(Grouse Grind)는 2.9km로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상대적으로 무난한 BCMC 코스는 3.5km로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코스는 길지만 경사가 완만해 가볍게 하이킹할 수 있는 트레일이다.

 

 

 

 

 

 

자, 12시 56분 설레이는 마음으로 출발! ㅋㅋ

워낙에 주변에서 가지말라고- 정말 힘들다고-

그렇게 말리는 사람이 많아서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해보기도 전에 겁먹고 포기하고 싶진 않으니까. :)

 

 

 

 

 

 

우와, 쭉쭉 뻗은 키 큰 나무들 사이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함께 간 레이나가 뒤에서 따라오고,

나는 씩씩하게- 씩씩하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간중간 쉬면서 기지개도 활짝-

 

 

 

 

 

 

가는 길에 보니 나무에 새겨진 재미난 표정. :)

 

 

 

 

 

 

아, 30분 정도 지났을까.

점, 점, 힘이 든다.

내려오는 사람들한테 얼마나 더 가야되요? 만 반복해서 묻고 있는 나. -_-;;

그냥 평탄한 길은 3~4시간 산책도 거뜬한데,

경사가 너무 심해서 무지무지 힘들다. ㅠ_ㅠ

 

Riena! 나 힘들어... 못가겠어...

어디서 배웠는지 한국말로 응원을 해주는 내 친구.

나보다 3살 많은 일본인 친구. :)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사진도 못찍고,

그저 이 악물고- 가고- 가고- 또가고-

끝도 없는 길을 계속해서 가고- 가고- 또가고-

1시쯤 출발했는데 3시가 되도 아직 도착하지 못함. (/.\)

 

 

앗, 이제 Sun View 표지판이 보이는 걸 보니까,

거의 다 왔나부다.

조금만 더 힘을 내고, 으샤으샤.

 

 

 

 

 

 

쨘~ 거의 정상에 다왔을무렵, 파란하늘이 뻥~

사람들이 왜 이렇게 모여있는 거지?

 

 

 

 

 

 

자세히 보니 저 꼭대기에서 한 남자가

아슬아슬한 묘기를 부리고 있다.

 

 

 

 

 

 

그리고 바로 옆에 그리즐리 베어(Grizzly Bear,  회색곰) 출현!!!!!!

캐나다에서 엄청나게 유명한 곰이다.

육중한 몸을 이끌고 사진찍어달라고 내 앞으로 걸어오고 있네. :)

 

 

 

 

 

 

기왕 올라온 김에 우린 정상까지 더 올라가야해.

 

 

 

 

 

 

높고 파란 하늘이랑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가슴뭉클한 순간들.

 

 

 

 

 

 

저기 전망대가 보인다.

 

 

 

 

 

 

도착하니 어느새 4시, 배꼽시계가 울릴 때쯤.

시야가 확 트이는 정상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홈스테이 맘이 싸주신 샌드위치를 먹는데 완전 꿀맛! :)

그리고, 정상에서 파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은 땀 흘리며

열심히 올라간 노고에 대한 달콤한 보상이다.

 

 

 

 

 

 

그리고 이제 돌아가는 길.

레이나가 저거 타고 내려가자는 걸 겨우겨우 말리고. ㅠ_ㅠ

 

 

 

 

 

 

우리는 무료 리프트 타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내려왔다. :)

 

 

 

 

 

 

고소공포증이 심한 나는 이것도 무섭다고,

레이나가 옆에서 몸을 흔들때마다 무서워서 덜덜덜덜.

그.러.지.마. (ㅠ_ㅠ)

 

 

 

 

 

 

리프트에서 내려서 다시 스카이라이드 타러 가는 길에 만난

울부짖는 곰 한 마리. :)

 

 

 

 

 

 

 

결국 10불주고 스카이라이트 티켓 끊어서

올라올 때 3시간만에 온 그 산길을 3분만에 내려갔다. :)

우~~~~~~~~~~~와, 이렇게 빠를 수가!!

 

 

 

 

 

 

아름다운 가을 정취를 느끼고 돌아오는 길.

조금씩 높이 올라갈 때마다 펼쳐지는 다른 풍경들.

왠지 뭔가 해낸듯한 이 뿌듯함은 뭘까. :)

등산이란게 늘 그렇지.

 

한비야님의 책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

나는 인생이란 산맥을 따라 걷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산맥에는 무수한 산이 있고 각 산마다 정상이 있다.

그런 산 가운데는 넘어가려면 수십 년 걸리는 거대한 산도 있고,

1년이면 오를 수 있는 아담한 산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산이라도 정상에 서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한 발 한 발 걸어서 열심히 올라온 끝에 밟은 정상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어떤 산의 정상에 올랐다고 그게 끝은 아니다.

산은 또 다른 산으로 이어지는 것. 그렇게 모인 정상들과 그 사이를 잇는 능선들이 바로 인생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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