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비합리의 끝을 달리는) 저희 시어머니를 소개할게요.
저는 20살에 만난 동갑내기 신랑과
신랑의 군대, 1년 휴학, 3년의 수험기간까지 기다려
30줄 늦깍기에 결혼한 30대 중반 맞벌맘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특별한 교육법을 몸소 실천한 분이세요.
저희 신랑과 시동생 시누이를 기르며 든 돈을 모두 기록해 두셨어요,
다시 돌려 받기위해.
그런 교육법 덕분에 울 신랑은 고등학교 때도 짬짬히 알바를 했고,
금전적인 부분은 무조건 계획을 세워 실천합니다.
대학등록금은 물론 웬만한건 본인이 벌어서 썼구요,
이건 정말 감사한 부분이예요,
익히 들어 알고 있던 부분이라 뵙기도 전에 존경했는데요,
결혼 얘기 나오고 저희 둘을 앉혀 놓으시곤
합리적인 결혼생활에 대해 말씀하시더라고요,
결혼은 너희 힘으로 해라.
빚진 7천만원(신랑 양육비) 월 백만원씩 갚아라.
대신, 용돈 줄 필요 없다.
추석은 너희집부터가라.
우린 너희가 돌려 준 돈+연금으로 살다가
요양원 들어갈테니 따로 부양하지 않아도 된다.
제사도 딱 신랑 할아버지 제사만 와라.
전화도 할필요 없고 한달에 한번정도만 만나자.
우리도 부부끼리 행복하게 살련다.
집구하기 어렵다면 들어와 살아라.
아무것도 안해준거 맘은 편치않으니, 가구며 도배며 이런건 공짜로 해주겠다.
그러나 전기세 수도세 정도는 반씩 부담해야한다.
첨엔 너무 서운하고 억울하고 암튼 그랬어요,
그런데, 그런 감정들도 곧 사라졌고,
이 또한 어머니가 말끝마다 말하시는 합리적인 사고방식 같았어요,
두고두고 감동했죠,
우리 두사람 상의 끝에,
저희 친정집에서 신혼살림을 차리기로 했어요,
방도 시댁보다 크기도 했고, 바로 임신할거라 방 두칸이 빈 친정이 낫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2층집이라 비교적 독립적이기도 했고요.
저희 친정어머니께서 제가 어렸을 때부터
세뱃돈 등등 모아오신 돈을 친정어머니 돈 조금 보태 오천주셨구요
제가 모은 6천가량 합쳐서 일억 천만원이 손에 있었습니다.
(신랑은 그때 막 입사해서 일원한푼 없었죠)
7천만원 월 백씩 갚지말고, 일시불로 갚고.
천만원은 2층 꾸미는데,
2천만원은 결혼식 비용,
천만원은 신행갔다오고, 남는돈으로 중고로 svu사기로 했죠.
먼저 시댁에 우리계획 말씀드리니 그러라 하셨고,
친정에 말씀드리니 이것저것 해주고 싶은 맘에 탐탁치 않으셨지만 그러라 하셨어요.
물론 몇일 지나지않아 정말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좋아하셨구요,
그렇게 둘이서 차근차근 준비중에,
엄마께서 방4칸 아파트 해주셨구요,
아빠께서 새차타라고 svu해주셨구요, 남는돈은 신행 좋은 곳 갔다오라 해주셨고,
언니랑 형부께서 백 하나사고 비자금해라고 천 해줬어요.
결혼식은
보건소 거의 무료로 빌리고, 그러나 꾸미는건 웨딩 이벤트 의뢰해서 4백정도 들었어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보건소 꾸며서 결혼하는건 제때는 생소해서
업체분들이 엄청 열을 올려서 꾸며주셨어요. 그래서 상상 그이상으로 예쁜 결혼식 치뤄서 두고두고 잘했다 싶거든요, 여러분도 참고하세요^^)
신행은 친정 부모님 덕에 스위스로 갔다왔구요,
언니랑 형부가 해준돈으로 제가방, 신랑 지갑이랑 구두 해서
결혼 당일날 주고 받았어요.
부조금은 양가 부모님 가져가셨구요,
결혼후 재정 관리는 제가 했는데요,
친정에서 해준 아파트 전세주고
전세금으로 원룸사서 월세받구요,
신혼살림은 친정가서 드러누웠죠^^;;
그렇게 친정 2층에서 시작했습니다.
신랑월급 제월급에서 똑같은 금액으로 걷어서
적금이랑 공금, 예금 등으로 돌리고있습니다.
신랑 월급보다 제 월급이 많아서
그돈 걷고 나면 저희 신랑은 거의 용돈밖에 안남지만,
신랑은 따로 시댁에 들어가는 돈이 일절 없지만,
저는 두고두고 친정에 갚아야할 게 많아서 그렇게 하기로 했죠,
결혼하고 4년정도 지난 지금,
어머님 말씀대로 안부전화 압박없이, 거의 일주일에 한번정도 전화드리고
한달에 한번정도 뵙고
추석은 저희집부터 가며
제돈으로는 용돈한푼 드린적 없습니다.
물론 생신용돈, 제사비 등등은 공금으로 드리구요,
합리적이신 저희 어머니 탐탁치 않아하시는거 느껴졌지만
기분탓이려니 하면서 지내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날, 보험하는 아가씨가 울 둘째 보험넣으라고 찾아왔는데요,
아무런 상의 없이 찾아온거였죠.
이미 제 설계사분께 태아보험부터 2개 들어놓은 상태였지만
우기는데 정말 황당했어요.
평소 시누이도 탐탁치않는걸 조금도 숨기지 않고 보여줬지만
일년에 몇번 안보니 그냥 참고 넘겼지만
언성을 높이는데, 제가 무슨 부처도 아니고, 같이 언성을 높이게 됐죠,
그러다 언니가 뭐 며느리 도리 다 한거 있냐며,
나오는 얘기가 아주 아주 혈압을 끌어올리는데....
저희 합리적인 시어머니얘기였어요,
소름끼치는 우리 합리적인 시어머니를 이제 본격적으로 소개할게요.
결혼 당시 시어머니 계획은 이랬답니다.
위에서 말한거처럼 말하면, 당신아들 돈한푼 없고, 지(글쓴이)가 모아둔 돈도 얼마 없을테니,
들어와 살 수밖에 없을거라고요,
그리고 결혼식 치른다고 빚도 생길텐데,
돈백씩 다달이 6년정도 갚다보면 모아지는 돈 없을테고,
결국 어머님 집이나 물려받으려고 분가는 꿈도 못꿀거라고 생각하셨데요.
추석마다 친정 먼저가는거는
당신은 평생 데리고 살 수있을텐데,
그정도는 당신이 양보할거라고 하셨고요,
데리고 살면 당신아들 부려먹을 수도 없을테니
살림살이 호되게 가르칠거고,
맞벌이 하랴 살림하랴 몸 남아두지도 못할테니
결국 직장 관둘거며,
그럼 더 돈을 못모을테니 옭아매기 딱 좋다며
당신은 또 합리적인 시어머니 행세 할 수있으니
이계획이 얼마나 멋지냐며
친척, 친구, 동네사람 할 거 없이 자랑자랑 하고 다니셨대요,
그런데 요망한 내가 요망한 계획으로
7천에 아들 뺏어갔다고 한맺혀서 건강도 더 안좋아지셨다며,
제가 왔다간날엔 속이상하셔서 몇날며칠 드러누워계신애요.
세상 둘도 없는 좋은 시어머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말도안되는 생각을 하고 사셨다니.
정말 소름끼치네요.
며느리를 평생 돈으로 옭아매 당신 집 살림이나 살며 아들내미 수발이나 들고 살게 쇄뇌시킬 생각하셨다니..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저를 동네에, 친척에 요망하니 어쩌니 험담을 하고 다니시다니..
정말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요,
설날이고 추석이며 제사며 보고 싶지 않아요,
신랑한테 다시는 뵙고 싶지 않으니, 알아서 하라고 했어요,
신랑은 지금도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어머니께서 그럴분 아니시라는데,
저는 가끔 느꼈던 시어머니의 날카로운 눈빛과 한번도 다정한 말 해주신적 없는걸로 봐선
충분히 그럴분 같아요.
전 정말 소름끼치고 뵙기 싫은데,
앞으로도 일년에 20번 정도 뵙고 살아야 할까요,
그리고 울 아가씨 말로는 아직도 데리고 살 꿈을 포기하진 않으실거 같은데,
진짜 합리적이신 우리 어머니, 어찌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