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가부장적인 아빠때문에 괴롭습니다
멘붕맛
|2013.11.06 19:54
조회 923 |추천 0
안녕하세요 20살 흔흔한 흔녀입니다. 항상 판 눈팅만 하던 제가 너무 답답해서 한풀이한다는 생각에 글 씁니다. 제목처럼 너무 권위적인 아빠 때문에 속상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단순히 뭐 도덕책 나오는 그런 가부장이 아니고요, 정말 시도때도 없이 권위를 내세우는 아빠가 정말 밉습니다.어렸을 때부터 엄하게 커서 보통 유교적인 사고방식 이런거는 몸에 배있어서 그런거는 뭐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어른 먹기 전에 밥숟갈 먼저 들지 말라던가, 어른이 집에 들어오고 나갈때 현관까지 나가서 인사하는 그런거야 뭐 아무것도 아니죠.그런데 사소한 일까지 '아빠'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는 게 이해가 안됩니다.작년에 다니시던 직장에서 좀 곤란한 일을 겪으셔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는데, 그 때 인문학서적을 많이 읽으셨습니다. 마음의 양식을 쌓는다나 하시면서 공자 맹자 온갖 '자'짜 들어가는 사람들 책은 다 섭렵하시더군요. 그래서 그런건지, 올해 들어 특히 그런 말도 안되는 고집을 많이 피우십니다. 최근에 벌어졌던 것 중에 생각나는게, 가족이 다같이 저녁을 먹으려는데 식탁의자 하나가 거실 책상 옆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걸 엄마가 들고 오시는데, 의자가 없는 곳이 딱 아빠 옆자리, 엄마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아빠한테 좀 더 들어가달라고 하고 의자를 집어넣으셨습니다. 근데 아빠가 갑자기 다음부터는 이리로 오지 말고 돌아서 오라는 겁니다. 이해가 되지 않은 저는 왜 그래야 하냐, 아빠쪽으로 가는 게 당연히 더 가깝지 않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빠가 하시는 말씀이,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다"라고 하시는 겁니다. 자기가 아빠니까, 가족에서 제일 윗사람이니까 내가 있는 곳이 아니라 저와 동생이 앉는 쪽으로 가야 한다면서요. 아니 이게 왜 그런 문제가 아닙니까? 맨날 논리 따지는 아빠신데, 이런 이상한 데서 가부장적인 모습을 보이시는 것이 이해가 안됩니다. 의자를 드시는 것은 엄마고 의자 놓아야 하는 자리도 아빠 옆자린데, 당연히 가까운 쪽으로 가는게 맞는것 아닙니까?이뿐만이 아닙니다. 아빠가 제빵하는 게 취미신데, 주말마다 빵을 구우시고는 합니다. 저희 집이 원래 아침에 빵을 먹어서 처음 몇번은 맛있다, 홈메이드라 다른 것 같다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갈수록 아빠 생각이 '내가 너네 먹으라고 만드는 빵이니 너희도 도와라'식이 되셨습니다. 아니 자기 취민데, 그걸 왜 저랑 동생이 노동을 해가면서 도와야 하는건지...제가 딱히 제빵에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요즘은 아침에 바빠서 빵도 안먹습니다. 그런데 계속 친척들한테 나눠준다, 회사 사람들한테 돌릴거다 이러면서 빵을 공장에서 찍어내시듯이 구우시는 겁니다. 몇주 전에는 제빵기까지 사셨습니다. 제일 화나는 건 똑같이 자식들 일시켜도 꼭 저만 더 타박하고 부려먹는다는 것입니다. 빵반죽이 되는 동안 나는 쉴테니 너는 썼던 도구들 설거지좀 해놔라부터, 제빵할 때 이것저것 자기 하기 싫은 일들만 시키는 겁니다. 계량 이딴거 솔직히 혼자서 해도 되지 않나요? 근데 그때부터 저 부르더니 계속 옆에서 보고 있으라고 하다가 다 부어놓고 자 이제 반죽해 이러고 앉아있고...동생은 야속하게 그럴때마다 자기 친구들이랑 약속있다며 휙 나가버려서 뒤치닥꺼리를 다 제가 합니다. 제가 안하려고 하면 또 혼자 자식 키워봐야 아무 소용 없다는 둥 한숨 푹푹 쉬고 있으시고요.제가 제일 창피하게 생각하는 건, 아빠가 만나는 사람들한테 전부 자기가 읽었던 책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그냥 가족끼리 모여서 수다떠는데 자기가 읽었던 책에 이런 내용이 나왔다면서 학자들 이름이랑 한자성어 들먹이면서 주저리주저리 말합니다. 근데 또 들어보면 결국은 그냥 아빠로서 쉽게 조언해줄 수 있는 내용이라 왜 꼭 돌려서 이야기해야되는건지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그냥 사람 가려서 사귀어라, 남한테 너그러워져라 이런 얘기를 옛날얘기하면서 교훈주듯 해야되는 건가요? 저나 동생 뿐만 아니라 이모나 다른 친척들 만나서도 그런 얘기를 계속 하니까 부끄럽기도 합니다. 아빠보다 나이 경험이 다 많으신 분들인데 그분들한테 인생강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고전이야기를 해야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저도 질려서 아빠 말씀하시는거 듣는둥 마는둥 하고요. 저번에는 초점없이 쳐다보고 있으니까 "00이가 내 이야기가 재미가 없구나"이러셔서 솔직하게 그렇다고 했습니다. 왜 굳이 돌려말하냐, 그냥 핵심만 결론만 이야기해달라고요. 근데도 매번 너는 이런 이야기 싫어하는구나 하면서 또 얘기하십니다. 이건 뭐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저한테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오늘만해도 그렇습니다. 가족끼리 다같이 외식하는데, 제 장래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부모님께서는 계속 저에게 공무원 되는거 생각해보라고 하셨는데, 저는 원래 행정고시 준비할 생각이 없었고 공무원이 좋은 직업이지만 저랑은 안맞는다 생각했었습니다. 거기다가 아빠가 계속 강요를 하시니까, 더 삐뚤어지게 생각한 것도 있습니다. 근데 또 제가 전공은 행정학과 하고싶다 했더니, 그래 너는 공무원 하는 게 맞다 이러시는 겁니다. 예, 저 행정학과 가고 싶습니다. 근데 행정학과 간다고 전부 공무원 되는 것도 아니고, 취직할때 경제 통계 행정학과가 유리하다는 얘기도 들어서 행정학과 지망하는 거였습니다. 이 얘기 그대로 아빠한테 했더니, 너는 왜 그런 선배 말은 듣고 내 말은 안듣냐고 버럭 화내시는 겁니다. 제가 그 선배들 말을 듣는 것은 이미 제가 지금 겪는 일 겪으신 분들이고, 제 의견을 존중해주시니까 그런거지 선배들을 더 존경하고 신뢰해서는 아닙니다. 근데 아빠는 그걸 갖고 또 가부장 나부랭이랑 엮어서 얘기를 하시는 겁니다. 아무리 아빠고 가족이지만, 계속 듣기 싫은 얘기를 억지로 들어야 하나요? 정말 답답해서 결국 밖에서 밥먹다가 자리 박차고 나와서 글 씁니다. 앞으로 대학 졸업할 때까지 4,5년은 더 집에서 살아야 되는데, 그때까지 이러고 살아야 되나 싶기도 합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아빠가 이런 고리타분한 이야기 안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