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시작할게.
혹시 너희들
유품(遺品) 에 대해 ..생각해본적 있어?
누군가에겐 .. 꺼림칙한 말일수도 ..
추억을 떠올리게 할수도 .. 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에게 유쾌한 단어가 아니란건 확실하지 ..
난 ..고인이 된 사람이 ..
생전에 아끼던 물건에 붙어버린다 ..뭐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믿지않아 ..
하지만 내가 어릴적겪었던 이 일은
그 믿음을 흔들리게 할만한 일이었지.
이건 아직 내가 시골에살던
초등학교 3학년 2학기때 이야기야.
그당시 우리가 살던 시골마을에 초등학생 이라곤
나하나 뿐이었고 .. 가장어린 사람도
이제 막 중학교에 진학한 형들 뿐이었어.
그리고 마을 바로 뒤에는 "밤산" 이라고 불리는 곳이있었는데
(산 대부분을 밤나무가 뒤덮고 있는 ..)
학교끝나고 집에와서도 할게없었던 ..
외톨이아닌 외톨이였던 나는
그 밤산 낮은곳까지 홀로 돌아다니거나 ..
뒤늦게 학교를 끝마치고온 ..나보다 한참이나 더큰
중학교 형들 꽁무니만 쫄래쫄래 따라다니곤 했어.
그러다보면 ..
아직은 이른 초가을 .. 느릿느릿 해가 질무렵
스산한 바람과 함께 ..마을입구 버드나무에 앉아서
형들이 들려주는 ..공포스러운 얘기에
귀를 쫑긋세우곤 ..구석에 쭈그려 앉아 덜덜떨기도 했어.
지금생각하면 ..너무나 터무니 없는 이야기들이었지만
그당시 ..서서히 삶과 죽음(?) 에 대해
생각이 잡혀갈때라 ..나에겐 공포 그 이상이었지.
실제로 ..산이라기 보단 ..동산에 가까웠던
그"밤산"은 꽤나 규모가 넓었으며 .. 초입부터
언제적 시절(?) 사람인지 알수없을
비석없는 무덤이 즐비했지 ..
나뭇가지로 땅을 열심히 파헤치다보면
마치 조선시대때나 볼만한 ..도자기그릇 조각같은 것들도
쉽게 발견하곤 했단말야.
6.25때 수없이 많은 사람이 매장당했다.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이 쓰던 물건을
무덤근처에 태워버리곤했었다 ..
심지어 공룡이 살던곳이라 ..잘 파헤치면 공룡뼈도 발견할수있다 등등 ..ㅋㅋㅋ
사실 믿을만한 이야기는 그 어떤것도 없어.
하지만 시골사는 유년기 소년들에게
얘기할만한 "주젯거리"란
정말 없다시피 할정도로 한정돼있단 말이야 ..
뭐 그런거였어.
그런 일상이 반복되던 .. 어느 날 이었어
이제 낙엽도 슬슬 져물어 가던때였는데
일찍이 집에 귀가한 나는 .. 언제나처럼
나뭇가지 하나 들고 ..하릴없이 동네를 어슬렁 거렸지
언제나 그랬듯 ..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마치 출근이라도 하듯
내 발길은 "밤산"으로 향했고
특별히 다를것도 ..바뀐것도 없는 그 모습 그대로의 밤산이
나를 반겼지 .. 그러다가
"어? 도토리네" 땅바닥에 흩어져있는 도토리를 발견했어.
어른들이 줍다만 밤도 즐비했고
난 이쁘게 생긴 녀석들을 골라 주머니에 담기 시작했지
들고있던 나무가지로 여기저기 헤쳐놓고
이따금 땅도 푹푹 찔러가면서 ..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서
반짝 하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어
"뭐지?"
가까이 다가가 봤더니 ..
그건 정말 크고 ..어린내눈에 매혹적일 만큼
아름다운 "반지" 였어
온통까만색 반지였는데 ..
가운데 장식이 왠만한 어른손가락 한마디만큼 커다랗고
가운데에는 보석같은 것이 박혀져있는
꽤나 멀쩡해보이는 그런 반지였어.
"이런데 왜 이런게 떨어져있지?"
밤따러온 동네 어른들이 흘리고 간건가 .. 뭐 그런생각은
아주 잠깐이었고 ..
난 바로 도토리,밤 줍는걸 포기하고 .. 그 반지를
누구한테 들키키라도 할듯 ..얼른 주머니에 넣었지.
그리곤 언제나처럼
늦은시간까지 형들과 어울려놀다가 ..
해가 떨어질때쯤 ..동네어귀까지 들리는
엄마의 밥먹으란 소리에 집으로 들어갔지.
"밥먹기 전에 손씻고 발씻고"
엄마의 말에 ..귀찮았던 난 ..옷에 묻은 흙먼지들을
툭툭 털어내곤 주머니에 있던
그 "반지" 를 아무생각 없이 마루위에 올려놓곤
손을씻구 있었어.
얼마후 .. 반지를 발견했는지
엄마가
"뉸뉸아 이거뭐야? 어디서났어?" 물어보길래
나도 모르게 .. "응 학교끝나고 오는길에 주웠어"하고 대답해 버렸어.
엄마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듯(?) 보였고
나도 그 뒤론 반지 따위는 생각도 안하고 ..
밥먹고 난뒤 ..편하게 안방에 누워
잠들기 전까지 TV프로그램에 집중했어.
그러다가 .. 어느샌가 잠들어버렸는데
그때 시골집 그 안방에선
엄마하구 나 누나 한방에서 잠을잤단 말야.
뭐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부시럭 부시럭 대는소리에
찌뿌둥하게 ..깨서는 안방구석을 쳐다봤는데 ..
무언가 사람형체가 ..
엄마가방을 뒤지는(?)듯 보였어.
어린맘에도 도둑이란 생각이 들었는지
최대한 티안나게 옆에서 주무시던 엄마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대
엄마가 꿈쩍을 안하는거야?
속으로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면서
무섭기도하고 ..엄마는 반응도없이 깊게 잠든거 같고
그때 아빠는 멀리 지방에 계실때였고 ..
그러다가 ...
늦은밤 창가로 달빛이 그득차면서 .. 점점더 선명해져 가는데
가방을 뒤지던 그 사람의 정체를 알게됐어.
그건 바로 ...
우리 "친 할머니" 였던거야
불러보려고 했지만 하..ㄹ머.. 말은 잘안나오는데
대체 지금상황은 뭔가? 왜 ..할머니가 이새벽에 ..
그러다가 ..엄마가 내 머리위에 손을얹더니
"뉸뉸아, 뉸뉸아 왜그래?" 하면서
오버랩 되더라?
맞아 ..사실난 꿈을 꾸고 있던거고 ..
자면서 잠꼬대를 심하게 하고있는 날 ..
엄마가 걱정스럽게 바라보다가
깨우신거야.
당연 할머니도 없었지.
그도 그럴것이 .. 내 이야기 1편에서 밝혔지만
무당이셨던 ..우리 친할머니는 ..
내가 초등학교 5학년 올라가면서 돌아가셨고
그 때는 한참 투병중으로
"음성"이란 곳에서 종합병원에 입원해 계실때니까 ..
"나 할머니 봤어, 엄마 가방뒤지고 있던데?"
"무슨소리야 ..할머니가 여기왜있어, 얼른자" 하면서
내가슴에 손을얹고 .. 토닥토닥 거려주셨지
어린 마음에도 .. 다는 모르지만
극과 극이던 아빠집에 시집오시면서 .. 얼만큼 고생하셨을지
대충은 알았기에 ..난 그때까지도 할머니가
썩 좋지 않았어.
하 ....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피곤하다
다음에 마저 마무리 지을께.
길지 않은 이야김에도 불구하고
읽는사람의 몰입도를 위해 ..어느정도 신경을쓰다보니
길어지네 ..
몇 안되는 분의 요청(?) 이 있으셔서 .. 제목도 달아봤어;; 얼마나 고민했는지 ..
아무튼 모두들 굿밤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