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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惡夢(악몽)

나요 |2013.11.08 15:50
조회 7,566 |추천 10

[출처] 웃대 - 황금우산 님

 

여러부우운~안녕?

나요에요파안

벌써 4시에요 4시!!

시간 참 빠르지 않나요?ㅎㅎㅎㅎ

그러고 보니 오늘 불금이였네요?

나요는 저의 사랑스러운 친구들과

음.. 음.. 부끄

무튼 오늘 하루 남은 시간 활기차고 보람차게 뜻 깊은 시간 보내세요~♡


1.


순식간에 온 몸을 지탱하고 있던 힘이 빠져나갔다.

버텨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철퍼덕’


나의 육체가 자연스럽게 차가운 방바닥으로 내던져졌다.

몸을 이루고 있었던 미세한 조직세포들이 하나 하나 분열되어 공기 중에 흩날렸다.

오늘 아침에 신었던 양말이 어느새 내 발에서 빠져나가 아무렇게나 나뒹굴었다.

방금 전 까지 손목에 해당되었던 부분은 쌀쌀한 공기의 감촉으로 바뀌어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이 충격적인 장면에 입을 열었으나 어떠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졸린 듯 눈이 감겼고, 더 이상 빛을 볼 수 없었다.

죽어가는 도중에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지금 내 앞에 서있는 남자의 표정이다.

그 남자의 얼굴은 계속 웃고 있다. 빌어먹을, 싸이코패스인가?


‘나’의 인생은 그렇게 끝이 났다.














2.


“헉!”


몸을 일으키자마자 숨이 멎을 듯 심장이 두근거렸다. 식은 땀이 얼굴을 흥건하게 적시는 것도 모자라 덮고 있던

이불에 톡 떨어졌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15분 이었다. 진정되지 않는 가슴을 누르고 물을 한 컵 들이켰다.

언젠가부터 매번 꾸는 악몽이지만, 너무 생생한 느낌에 놀라 잠에서 깨기 일수였다.

입고 있던 티셔츠가 흠뻑 젖어, 꽉 짜면 물이 한 바가지 떨어질 것 같았다. 젠장, 벌써 잠이 확 달아났다.

거실로 나와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냈다. 간담이 서늘했던 것을 아는지 내 목을 시원하게 타고 흘렀다.

이 빌어먹을 악몽 덕분에 불면증까지 생겨서, 결국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자는 지경까지 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악몽이 무서워서 잠이 오질 않았다. 눈을 감는 순간, 사지가 분해되는 끔찍한 고통이 시작됐다.

바닥에 내쳐져 있는 나의 손과 발이 순식간에 떨어져 나갔고, 곧 이어 몸통이 사라졌다.

기가 약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여 용하다는 무당들을 전전긍긍하며 찾아 다녔지만,


“니 놈은 기가 약하지 않다. 귀가 끼지 않을 상이야.”


내 하소연을 듣고 있던 집주인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깨끗한 집이라면서 나를 위로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정신과에서, 외부의 스트레스를 받아 생기는 현상이라는 전문의의 진찰을 들었다.

그 날 직장을 하루 쉬면서까지 컨디션 조절에 노력하고 있었는데, 악몽은 또 다시 시작되었다.

그 것은 나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심장을 더욱 뛰게 만들었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사람이 미쳐가는 과정을 그대로 밟고 있었던 나는 충동적으로 베란다로 향했다.

막 뛰어내리려는 찰나, 초인종이 울렸다. 인터폰 화면으로 왠 중절모를 쓴 남성이 서 있었다.


“물건 팔러 오셨으면 이만 가시죠”

“긴 말 안 하겠습니다. 당신이 시달리는 것은 귀신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입니다.”














3.


천근만근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버스를 탔다. 예상대로 북적거리는 인파에 앉을 자리가 없었다

얼굴이 노랗게 변하면서 다리가 제멋대로 떨려왔다. 황급히 손잡이를 잡고 몸을 지탱했다.

내 앞에서 자리를 양보하려는 학생의 호의를 거절하면서, 창문으로 비치는 나의 모습을 뚫어지게 보았다.

아무나 나를 조종해도 좋으니 단 하루만이라도 마리오네트가 되고 싶었다.


‘따르르릉 –‘

“야 진성아 어디냐?”

“나 이제 퇴근하고 집에 가는데”

“오는 길에 여기 들려라. 진희도 있는데 너 보고 싶단다”

“진희가 누군데?”

“왜 있잖아, 너가 고등학교 때 짝사랑 했던 애 말야”

“아.. 나 오늘 좀 피곤한데 어쩌지”

“짜식. 오는 걸로 알고 끊는다. 우리가 자주 가는 호프집이다.”


영식이였다. 영식이와 나는 중학생 시절부터 둘도 없던 소꿉친구였지만, 각자 대학에 진학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연락이 점차 뜸해졌었다. 그러다가 길에서 우연히 만나 연락을 이어가게 되었다.


‘진희… 설마 최진희?’


반 뒷자리에서 조용히 앉아 있던 여학생. 청순한 이미지에 걸 맞는 긴 생머리에 서구적인 이목구비.

아마 나를 제외하고도 많은 친구들이 그녀의 은은한 꽃 향기에 넘어갔을 것이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날, 용기를 내어 고백을 했지만 학업을 핑계로 거절 당했었다.


“미안해. 나도 널 좋아하지만 아직은 이른 것 같아.”


고민 끝에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스쳐 지나간 인연은 한 순간일 뿐이었다.

이뤄지지 않은 아련한 짝사랑의 추억이 버스 안을 맴돌며 나의 체온을 뜨겁게 달구었다.














4.


“아 그렇다니까~ 그래서 이 놈이 말이야”

“그만해~ 다 지난날인데 뭐”

“너한테 차이고 나서 못 하는 담배도 피고 말이야”

“오영식! 하 이 새끼가 부끄럽게 낄낄낄”

“하하하”


할 말이 많은 손님들로 가득한 호프집 구석에 자리잡은 우리 테이블. 술 자리가 무르익으며 잊혀졌던 기억들이

안주 삼아 하나 둘 씩 꺼내어졌다. 물론 진희와 나의 에피소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 사실 아직도 생각나. 정작 나한테 고백한 남자는 없었거든”

“내가 처음이었는데 왜 날 버렸어?”

“그 땐 내가 눈이 높았지. 아무래도 주변에 남자들이 많았으니까~”

“공주병은 여전 하시구만”


몇 년이 지났지만 진희의 외모는 변하지 않았다. 마치 걸 그룹 아이돌을 눈 앞에서 보는 듯 했다. 이런 여자를

누가 가만히 놔 두겠는가. 술이 들어가니 더욱 아름다웠다. 마음 속에 있는 말 들이 자연스럽게 나와버렸다.


“너 내가 지금 고백하면 받아줄 거냐?”

“이 새끼, 너 아직도 진희 좋아하냐?”

“아니 그냥 궁금해서. 한 번 차였는데 두 번이라고 못 차일까? 낄낄”

“글쎄? 진지하게 고백하면 생각 해 볼게~”

“너 임마, 진희 주변에 경쟁자가 엄청 많은 거 알지? 물론 나도 있고.”

“오영식 이 새끼 너 여자친구한테 이른다. 낄낄낄”














5.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카톡 메시지 하나가 떠 있었다. 진희의 전화번호였다. 괜시리 얼굴이 붉어졌다.

마음속으로 진희에게 전화를 수백 번 걸고 나서야 카톡 전송 버튼을 겨우 누를 수 있었다.


‘진희야~’

‘응!’

‘내 번호 알고 있었어?’

‘응ㅋㅋ 집에는 잘 들어갔니?’

‘응? 아. 집에 잘 들어왔어.’

‘그래 푹 쉬어~ 다음에 볼 수 있으면 보자’

‘응. 너 정말 내가 좋아했던 진희 맞지?’

‘맞다니까~ 자꾸 물어봐 부끄럽게..’

‘나 할 말이 있는데...’

‘뭔데~’



사실 진희에게 고백하고 싶었다. 우연히 만난 지금, 이 순간을 놓쳐버리면 평생을 후회하며 살 것 같았다.

지금은 사회에 치여 잊혀진 한 낱 어렸을 때의 추억을 꺼내어 놓고 보니 감정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오래 만나보지도 않았고 지금은 변했을 그녀의 성격 따위도 모르고 있는데 벌써부터 고백이라니. 이런 생각과

다르게 내 손은 본능에 충실하고 있었다.


‘나 아직도 너 좋아하는 것 같…’

우당탕!! –


거실에서 무언가 엎어지는 소리가 났다. 도둑인가?

핸드폰을 잠시 놓아두고 방문을 열었다.














6.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순간 몸이 비틀 하더니 식탁을 내리쳤다. 위에 놓여져 있었던 물통이 식탁 밑으로

굴러 들어갔다. 바닥을 보자 아침에 먹었던 바나나 껍질이 떨어져 있었다. 이걸 밟았던 걸까…

순간 무언가가 뱃속을 휘젓더니 울렁거림과 함께 헛구역질이 나왔다.


“으.. 우.. 우.. 우웩!”


불도 켜지 않은 채 화장실로 들어갔다. 오늘 먹었던 것들을 변기 안에 쏟아 부었다.

시큼한 위액이 목을 타고 혓바닥을 자극시켰다. 몸을 계속 숙이고 속이 진정될 때 까지 엎드려 있었다.


뚜벅- 뚜벅-


누군가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분명 나 혼자 사는 곳인데 저 사람은 누구지?

소리를 죽이고 가만히 있었다. 그 것은 점점 화장실 쪽으로 걸어 오고 있었다.

단 번에 기선제압을 할 필요가 있었다. 혹시나 강도이거나 어쩌면 강도보다 더 한 놈일 지도 모른다.

정신이 바짝 들면서 소름이 돋았다. 모든 감각기관이 바짝 곤두섰다.

변기 옆에 있던 벽돌을 쥐어 잡았다. 그리고 문 뒤에 숨어서 그가 열기만을 기다렸다.


철컥, 끼이익 –


문이 열렸다.

나는 그 놈의 정수리를 힘껏 내리치기 위해 손을 들었다.


퍽 –







어??







이제서야 그 남자가 했던 말을 깨달았다.

‘나’의 인생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추천수10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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