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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2013.11.13 23:35
조회 714 |추천 3
답지 않게 오랜 만에 존댓말 쓸려니까 어색하네요.
선배.
좋아했어요.
좋아했습니다.
아직 좋아하고 있지만 그냥 이렇게 말할래요.
마지막 돌아설 때 미련 같은 건 묻어있지 않았어요.
오히려 편안하더라구요. 선배도 느끼셨죠?
선배는 그런 제 변화는 몹시도 갑작스러운 것인지,
어물거리며 웃고만 계셨죠.
선배는 웃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습게도, 마지막 돌아설 때까지 선배의 생각을 진지하게 궁금해하고 있었어요.
선배. 겨우 존대법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제가 다시는 선배를 찾아오지 않을 것임을 표현하고 있어요.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어버리고 있는 선배를,
그래서 두 눈 속에 마지막을 고스란히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저만치 멀어져가는 꼿꼿한 뒷모습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고,
희미한 점이 된 선배가 걸어가는 장면까지 기억될 거예요.
그렇게 고집스럽게 바라보다가,
문득 시선 속으로 날아드는 머리카락에 선배가 가려져,
손으로 치우고 치우고 치워도 계속 가려져서,
그렇게 계속 나는 흔들리고 흔들려서,
이런 바보같은 내가 한심하고 밉고 짜증나서,
끝까지 보지못하고 울고 말았어요.
뒤늦게 싸늘한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오늘 정말 춥네요. 정말 많이 시리네요.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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