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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검색으로 깨진 흔한 썰

너그러는거... |2013.11.29 15:23
조회 421,066 |추천 581

 
엄머나. 이게 말로만 듣던 '자고일어나니 톡' 이군요.
이렇게 올라갈줄 알았다면 좀더 공들여썼을 것인데 그냥 묻히리라 생각했던 제가 방심을했...(?)
달아주신 위로의 댓글들은 감사히 한자한자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큰 관심 처음이라.. 생전 처음 받아보는 악플도 좀 있지만 
생각보다 제가 유리멘탈은 아닌가 봅니다.. 악플마저도 귀엽네요 ㅋㅋ
그리고 악플엔 저보다 먼저 출동해주시는 네티즌들이 계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네요.
 
아, 구글검색 이야기는 언제나오는거야.. 라는 댓글이 있던데
그건 저도 죄송합니다 ㅋㅋㅋ 제가봐도 기이이이이이이스으으응저어언겷. 이었네요.. ㅋㅋ
이런 비루한 글솜씨이나마 재밌게 잘 읽었다는 댓글들이 많아서 기분이 참 좋네요.
책한권 내는게 한평생의 꿈인 저를 부추기는 당신들은 하트나 받으세요♡
 
얼굴도 모르는 분들한테 받는 위로가 이런 큰 의미로 다가올줄은 저 스스로도 몰랐네요.
다시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응원을 발판삼아 힘내서 살아가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도 다같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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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별거 아닌데 조금 길지도 모릅니다 스압주의.


맨날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글쓰는 날이 올줄이야...
약 10개월 간의 연애를 끝내고 후련해진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진작 헤어져야 했던것을 질질 끌다가 서로 생채기만 주고 끝났네요.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더니 그게 맞는말인가 싶습니다.
제 전남친... 이라고 부르기도 싫으네요 이제는.

 


암튼 전남친은 저보다 3살연상이고 회사에서 만난 사내커플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정직원이 아닌 계약직 이었던 상태고 그 사람은 정직원이었죠.
자리도 가깝고 같이 부딪히는 일도 많고 해서 자연스럽게 썸타다가
전남친이 먼저 고백을 해서 사귀게 된 흔하디 흔한 케이스입니다.
어른스럽고 쿨한 모습에 끌려서 오케이를 했는데..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거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매화수 먹으면서 예쓰를 했던 그날의 저를 패버리고 싶어집니다.

 

 

 

저는 여자지만서도 약간은 무뚝뚝하고 쿨한 성격이라 애교가 잘 없는데
전남친은 애교떨고 애정표현을 많이 해주는 걸 좋아하더라구요.
그리고 스킨쉽도 어찌나 좋아하는지 사귄지 얼마 안되서 버스정류장에서 뽀뽀를 하려고 들길래
기겁을 했던적이 있었는데, 이거는 서로 미안하다고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남자친구니까 많이 맞춰주려고 없는 애교도 발휘해보고
카톡도 이모티콘 잔뜩 넣어서 이쁘게 보내도 보고, 우리오빠잘났다 칭찬도 많이 했습니다.
무뚝뚝한 딸바보인 아빠한테도 미취학 딱지 떼면서 그만뒀던 혀짧은 소리도 해보구요.
눈에 띄게 좋아하는 모습에 저도 흐뭇했고
아 이사람이 정말로 자기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둘다 성인인지라 한 두달 넘어가니 은근슬쩍 관계에 대해서 언급하더라구요.
세달에서 네달쯤 되는 시기에 관계를 가졌는데 그러질 말걸 그랬나봐요.
그오빠는 원래 지방사람이라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저는 경기도에 삽니다.
어느순간 은근슬쩍 자기 집으로만 부르더라구요.
저는 그게 싫어서 돌려서 알아듣게 말도 했습니다.
특히 남녀관계에서 할말은 하고 살아야 직성이 풀리는 나란녀자...

 

'요새 우리 너무 실내 데이트만 하는것 같다. 나는 오빠랑 밖에서 손잡고 걷는것만해도 좋으니
 밖에 나가서 어디라도 놀러가자.'

 

알았다 알았다 날풀리면가자 비안오면가자 덜더워지면가자 하루하루 미루더군요.
그래서 나중엔 아예 제가 데이트 코스를 잡아놓고 오빠 나와, 놀러가자! 했습니다.
이때도 제가 '오늘은 서울숲 구경가자! 근처에 뭐도있고 뭐도있대!'라고 하면
눈에 띄게 안좋아 하더라구요. 지 집으로 안온다 이거죠.
근데 정말 이렇게라도 안하면 하루종일 집에만 있다가 끝나니 그냥 데리고 다녔습니다.
그래도 막상 나오면 신나는지 제 기분 맞춰주려고 나름 노력 많이 하더라구요.
(새삼 생각해보니 그오빠가 먼저 데이트코스짜온적은 한번도 없네요. 이 사발면같은 오빠.)

 

 


이때 즈음해서 저는 다른회사에 취직이 되고 그오빠는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가 됩니다.
(규모는 나름 컸지만 연봉이고 복지고 별로 좋은 회사도 아니었어서 말리지 않았습니다. )
모아둔 돈도 있고, 전공이 나름 전문직종이라 금방 다른일 찾을수 있다고 자신하더군요.
그래도 마냥 놀수는 없다고 집근처에서 단기 알바를 하더라구요.
알바 시간이 길지 않아서 처음에는 남는 시간에 다른일도 알아보고 공부도 하고 좋겠다 싶었죠.

 


그런데 갈수록 남는 시간에 아무것도 안하는 것 같더군요.
그러면서 집안에만 곰팡이마냥 박혀 있으니 자꾸 회사에 있는 저한테 연락을 보채더라구요.
저도 나름 배려 한다고 한시간에 한번 두시간에 한번씩 카톡을 주고 받았습니다.
출근이랑 퇴근때는 말할것도 없구요.

 

 


그런데 이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더군요.
화장실 간 사이에 전화안받았다고 난리, 과장님이랑 대리님이랑 미팅하는데 카톡 안봤다고 난리,
사회생활 안해본 사람도 아닌데 왜이러나 싶을 정도로 집착아닌 집착을 하더군요.
더군다나 저희 회사가 이공계 회사라 남자 비율이 많아서 그걸 정말 많이 불안해하더군요.
그래서 일부터 믿음주려고 저 스스로도 몇 안되는 여자 직원들이랑만 놀고
회식자리에 가도 여자직원들 꼭 껴서 집에 같이가고, 전화 카톡 연락은 꼭꼭했습니다.
(사실 이 시기에 제게 호감있다고 하신 선배가 있었으나
 단호박 ㅊ먹은 녀자마냥 노를 외쳐댔죠, 물론 전남친한테는 비밀로 했습니다.)

 

 


그러다 한번, 회식자리에 차장님이 일 끝내고 오시느라 늦게 오신적이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차장님 얼굴은 뵙고 가야 할 것 같아서 조금 늦게까지 자리 지키고 앉아있었습니다.

 

이때 하필이면 커플링을 제가 잃어버려서 그오빠 심기가 굉장히 불편했던 상황이라
미안해 미안해 하면서 제가 빌빌 대고 있었죠.

그오빠랑 약속했던 연락시간이 10시 였는데 이미 10시가 넘었습니다.
그래도 실시간으로 카톡하면서 '차장님이 늦으시네ㅠ어떻게하지ㅠㅠ' 라고 했는데
여지없이 전화와서 식당건물 뒷편에서 겁나 싸웠습니다.
저는 신입사원인데 차장님 얼굴이라도 보고가야 할것 아니냐, 사회생활도 해본사람이 왜그러냐, 라고했고
그오빠는 너 그러려고 커플링 안끼냐, 회식자리에서 노는게 얼마나 좋길래 약속도 어기냐, 라고
몰아붙이더라구요.

 

'그러려고'와 '회식자리에서 노는'
저는 이 단어들이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서운하고 열받고 짜증까지 나는 마음에 회사에서 집까지 버스타고 오는 내내 싸우고
집앞에서까지 전화로 미친듯이 싸웠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먼저 헤어지자고 하니 바로 붙잡더라구요.
'아니야 내가 잘못했어, 내가 요새 너무 집착하나봐 미안해. 내가 내일 연락할게.'
이러면서 전화를 뚝 끊더니, 다음날 아침에 잘잤어^^? 이럽니다.
이게 이 남자의 이별을 피하는 방법인거죠. 회피, 자기방어....

 

 


그리고나서 얼마 안있어서 제가 대학동기들 모임이 있었습니다.
한학번 위 오빠 둘에 언니하나, 동기 여자 하나 남자 하나, 그리고 저.
이렇게 여섯명이서 학교 다닐때도 친했고 졸업하고서도 꾸준히 만나는 사람들이었는데
그오빠랑 사귀는 동안 다들 바빠서 한번도 만나기 힘들다가 몇달만에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미련스럽게 곧이 곧대로 이야기 했네요.
거기서 또 노발대발 합니다.
왜 여자셋 남자셋 짝맞춰서 노냐고.

 

 

 

띵 하더군요. 저는 단 한번도 여자 셋 남자 셋이라고 생각해본적 없고
그냥 친한 '사람' (저포함) 여섯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진짜 친한사람들이고, 남자 세명 다 여자친구가 있고, 심지어 여자들도 다 남자친구 있다고
설명을 아무리해도 안알아먹네요. 오기가 생겨서 그냥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날도 여지없이 싸웠죠.

 

 

더 웃긴건 그 일있은 후에 카톡을 하다가 평일 낮에 난데없이 어딜 나간다는 겁니다.
어디가? 그랬더니 자기 대학교때 과외해주던 여자애 하나가 서울 올라온다고 밥사준다고 합니다.
'어, 나 이래이래해서 얼굴한번 봐야할것 같은데 괜찮아?' 라고
한마디라도 물어봤으면 그렇게까지 기가막히고 코가막히진 않았겠죠.
'지금 만나러 가고 있어' 통보를 하길래
남셋여셋 짝맞춰 논다고 ㅈㄹ부르스를 치던 사람맞나 싶어서 물었습니다.
'오빠는 나 모임간다 그럴땐 그렇게 난리더만 왜 걔랑은 단둘이 만나냐.'
모임 그거는 대학친구고 그여자애는 어린애라서 괜찮다네요? 이게 말이여 막걸리여.
그 이후에도 만나서 뭘했다, 어쩌다 말 한마디 없었네요.

 

 


이렇게 정떨어져갈 무렵에 왠일로 먼저 전시회를 가자더군요.
원래 공연전시 이런거 좋아하는데 그동안 못가던차에
기분전환 겸 분위기전환 겸 관계개선 겸 해서 꽃단장하고 나갔습니다.
저녁 같이먹을 심산으로, 만나서 먼저 카페가서 이야기하다가 전시관 들어가서 한 두세시간 돌았습니다.
그때까지만해도 오랜만에 연애초 기분도 나고 좋았는데 말이죠..

 

 


플랫을 신었지만서도 3시간 넘어가니 지치더라구요.
힘들다고 하니 저더러 '그럼 나갈까? 어디갈래?' 하더라구요.
저녁시간도 다 되어서 '나가서 이 근처에서 밥먹을까?' 했죠.
'그럼 저녁먹고 뭐해?' 또 묻더군요.
저는 생각없이 '뭐하긴 뭐해 수다떨다 집에 가야지.' 했습니다.
표정 굳더군요.


그때 아... 했네요. 또 자기집에 안간다고 저러는구나...
전시 잘 보고 밥대신 술을 먹으며 또 싸웠습니다.
그오빠는 당연히 자기 집에 들렀다가 갈줄 알았답니다.
너무 당당하게 말하길래 저는 제가 이상한 앤줄 알았어요.
그렇게 데이트를 망치고 집에 왔습니다. 결국 여차저차 화해는했지만요...

 


결정적으로는 그놈의 구글 검색때문에 헤어졌네요.
그 즈음에 친한 친구하나가 이거보라면서 어떤 블로그를 보여주는데
블로그 주인이 구글에서 자기아이디 검색을 했더니 초중딩때 썼던 팬픽이 나오더라,
그거 보고 잠도안와서 밤새 이불 하이킥을 날렸더라, 이런 웃긴 내용이었습니다.
깔깔 웃고는 저도 문득 내꺼 뭐있나? 해서 제 아이디 검색했더니
시시하게도 별 내용이 안나오더라구요 ㅋㅋ 워낙에 흔한단어 조합이라그런지..
오빠꺼는 뭐 있나 해볼까? 해서 검색했더니
두세번째 쯤에 카톡아이디, 화상통화 아이디 공유(?) 뭐 그런 홈페이지가 나오더라구요.

 

 

 

헐.

 

 

'나이는**살이고 키 ***에 몸무게는 **이에요. 평소에 연락하고 지낼 여자분 찾아요'

 

날짜를 봤더니 그날로부터 딱 한달전이네요.
손이 떨리고 머리가 울리더라구요.
입이 찢어져도, 손가락이 떨어져나가도 이건 해야할 얘긴거 같아서
일단 카톡으로 그랬습니다.
'내가 오빠 아이디 구글검색을 해봤는데 이런이런게 나오더라. 어떻게 된거냐.'
그랬더니 자긴 아니라데요, 지 친구한테 잠깐 아이디 공유를 했는데 어쩌고저쩌고...
이게 말이여 막걸리여(2)....

 


됐고, 그게 말이되는 소리냐, 안믿어지니까 헤어지자했더니 자길 그렇게 못믿냐네요.
아하하... 내가 지금 믿게 생겼나요 이 양반아.

 

그제서야 이것저것 생각나더군요.
가끔 핸드폰 들여다보면 카톡방 정기적으로 지우던거,
화상통화 프로그램 안쓴다 했는데 컴퓨터 책상서랍에 캠이 있던 거,
그거마저도 어느날은 꺼내져있길래 이거뭐야? 했더니 아무것도 아니야 했던거,

믿게생겼냐고.

 

 

전화와서 울고불고 잡는거 더 긴말 안하고 헤어졌습니다.
마침표 찍고도 정기적으로 전화로 카톡으로 지혼자 신파를 찍습디다...
그것도 하필 피곤해죽겠는 출퇴근길에 전화와서 몇번 씹었더니 날 바람난 여자로 만들어버리더군요.
그래 넌 그렇게 살려무나 하고 냅뒀습니다.
그렇게라도 정 떼렴, 그래야 잘 살겠지, 하면서 냅뒀는데 지금 생각하니 조금 열받네요.

 

 

 

 

구글검색....
저는 추천은 못드리겠습니다. 제가 하도 충격먹어서.
본인은 내 남자/여자가 무좀사진 찍어올린것도 다 감수할수 있다 라고 하시는
당찬 멘탈을 가지신 분만 조심스레 검색해보세요. 뭐가 나와도 저는 몰라요. 아하하.

 


마무리를 어찌 지어야 하나요;
지리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 또... 감사합니다.

 

추천수581
반대수25
베플|2013.11.29 18:14
잘했어요.남자집에 안간거. 남친 화상채팅한다구요? 캠이 있다구요? 혹시 알아요 남친집에서 잤다가 캠으로 님 찍을수도 있을만한 남자네요.
베플폭풍공감|2013.11.29 16:07
글을 잘쓰시네.. 폰으로 긴글 잘 안읽는데 화나서 쓰신글인데 피식피식하면서 봣네요 ㅋㅋㅋ
베플남자사람|2013.11.29 16:31
안좋은 상황이신대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뭐 하지만... 글 쓰신분이 '귀엽다'라는 생각도 들고, 잼나게 읽어서 로그인 했습니다. 더 행복하시고 사랑하시는 남자분 만나실 꺼예요^^; 추위에 감기 조심하시길~
베플ㅇㅇ|2013.11.29 19:13
도대체 구글검색 얘기는 언제나오는거야..하면서 본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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