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있으면 29살이 되는 직장인입니다.올 가을에 학교 후배를 통해 5살어린 한 남자아이를 알게 됐습니다.(소개팅은 아니였고 과에서 친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모임에 자기 친구를 데리고 왔더군요. 그 때부터 연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그런데 그 아이가 알게 되자 마자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 하더군요.전 근 10년이 다 되어 가는 오랜 짝사랑에 지쳐있는 상태라그 아이가 저에게 대시를 하기 전까지 즐겁게 대화를 나눴었습니다.(대화는 주로 "누나한테 첫눈에 반했다"라거나 "누나가 정말 내 이상형이다"라는 일방적 칭찬의 내용이였고, 전 쑥쓰러워하면서 그러지 말라고 하는 식의 내용이였습니다.)
그 아이는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도 고민해 봤을정도로 괜찮은 아이입니다.하지만 이미 습관이 된 내 짝사랑과 혼기를 꽉 채운 나이, 그리고 지나치게 어린 그 쪽의 나이 등등결정적으로 제일 첫번째를 이유로 들어 돌려서 사양했습니다.
그러데..괜찮다더군요.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괜찮다고대화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안좋아해줘도 괜찮다고자기가 정말로 싫은 게 아니라면 간간히 나누는 대화만이라도 끊어내지 말고 받아달라고 정말 간절하게 부탁했었어요.
그 말을 듣고 저 또한 고민을 좀 했었고고민 끝에 몇번이나 '정말로 괜찮겠냐'고 다짐을 받고 연락을 시작했습니다.
특별히 다른 뭔가를 한 건 아니고정말 '연락'만 했어요.
이렇게 알아가다가 호감이 생기면 데이트도 하고 사귀기로 하구요.(다 같이 모이는 모임에선 자주 봤습니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도 별 다른 감정의 진전이 없었고저는 의무적으로 연락을 받거나 혹은 연락을 못받은 채로 잊어버리고 며칠씩 지내게 되더라구요.
그러길 두번째 였나.술을 마시고 연락이 와서 몰아 붙이더라구요.연락 잘 받기로 하지 않았냐?왜 약속 안지키나?내가 그렇게 우습나?하구요.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 봤고 결론이 섰어요.아무래도 난 마음이 없는 것 같다구요.더 이상 무의미한 연락 지속할 이유도 없고(원래 남자는 아무하고도 연락을 안하고 지냈습니다. 연락을 했던 자체가 그 동안 저 나름대로 노력을 했던 거지요.)그 아이에게도 다른 좋은 인연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제 의사를 전달하고 연락을 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자주 만나는 모임에서제가 과 동기와 웃으면서 지난 얘기를 하고 있는데(계절이 계절이니 만큼 첫키스 얘기였습니다. 전 저희 과 선배가 오티 때 술자리 게임으로 벌칙 수행을 하면서 키스를 했었고 그게 첫키스였습니다..;; 거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다 아는 사실.. 두고 두고 안줏거리죠..ㅋㅋ..)제 얘기가 나오자,
"진짜 천박하네.. 한심하기 그지 없군."
이라는 겁니다.그 아이가요. 모두가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순간 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고전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서 먼저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몇번 모일 때 마다기를 쓰고 찾아와서그 모임에 속한 다른 여자분 연락처를 과장스럽게 물어보고사실 처음부터 관심이 있었다면서 공개적으로 추근 거리더라구요.
크게 신경이 쓰인 건 아니였지만그러면서 힐끔 힐끔 쳐다 봅니다.
좋은 아이라고 생각하고저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바뀌어 보려고 애를 썼던 건데..뭔가 굉장한 보복감에 불타 오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굉장히 맘에 걸리더라구요.느낌 탓이겠지 하고 넘기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연애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데갑자기 큰 소리로"전 아직 학생이라 여자한테 까였어요. 역시 남자는 능력이 최고예요.ㅋㅋ"하고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라구요... 아...
무슨 그런 소리를..그런 이유였으면 처음부터 그 아이를 염두에 두고 애쓰지 않았겠죠.주변에 모두가 직장인이고 능력 있으신 분들인데요...그런 분들 모두 칼 같이 거절하고 그 아이에 대해서 고민을 했던 건정말로 좋은 성격인 것 같고 곧고 바른 아이 같아서 그랬던 건데..능력이 없어서 차인 남자라고 말하고 다니더군요..
정말 당황스러워서그 날도 허둥지둥 일찍 일어섰는데
집에 가는 길에 카톡이 왔어요.
"사람 가지고 놀면 재밌어요?"
라구요...
전 울컥 해서"난 처음부터 안될 것 같다고 했고, 그래도 니가 너무 좋아해줘서 고민했고, 또 니가 거듭 거듭 간곡하게 부탁해서 들어줬고, 그리고 따져보면 개인적으로 만난 것도 아니고 연락 받아준 것 밖에 없는데 왜 이렇게 피해의식이 심하니?"라고 쳤다가제가 잘못생각하고 있는 건가적반하장 격으로 나오는 건 아닌가 싶어서 모두 지우고"미안하다" 한 마디만 보냈어요.
그 이후로도 계속 욕설과 비아냥 비꼬는 카톡이 오고 있네요.
이 상황에 제가 맘에 있는 말(저 위에 보내려고 했다가 참은 것들) 다 해도 괜찮을까요?어떻게 해야될지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