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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에서 잊을 수 없는 제일 설렜던 이야기

다지나갔지... |2013.12.15 20:02
조회 557 |추천 1

 

 

 

벌써 2년 정도 된 듯 하다.

 

버스를 타고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아침마다 버스타기 위해 기다렸는데

어느 순간부터 눈에 밟히는? 사람이 있었다.

난 맨 뒤에 타는걸 제일 좋아해서 웬만해선 맨날 맨 뒤에 탔다.

그 사람도 거짐 맨날 내 옆에 앉았다.

 

처음엔 신경도 안 썼는데

어느 순간부터 보이길래 아.. 나처럼 맨 뒤 좋아하는구나ㅋ 하고 말았다.

전공이 뭔지는 모르지만 나랑 수업이 비슷한지 집에 가는 버스도 자주 같이 탔다.

옆자리라서 졸면 서로 기대기 일수였고 그러다 정신차렸을때 그 민망함이란;;

 

등교 버스에서 내리면 아침에 약해서 커피를 마시러 단골인 학교 카페를 항상 갔는데

내가 거기서 커피들고 나올 때 마주친 순간부터 그 사람도 날 따라 카페에 오기 시작했다.

에이 설마.. 하고 친구들한테 말했다.

 

학교가면 자꾸 마주치는 사람이 있는데 나한테 관심있는거 같지 않아?

 

친구들은... 우연의 일치가 만든 결과물이라며 들뜬 나를 가라앉혔다.

나쁜 지지배들...-_-

맨날 내 옆에 앉고 마주친 순간부터 카페도 따라오고 좀 그렇잖아! 랬으나

맨 뒤에 앉는거 좋아하나보지, 커피 안 마시는 사람이 어딨어 라며...... 허허

 

계속 그런 일만 반복하다가 벌써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왔다.

나 나름 확인?을 하기 위해 가방에서 책을 꺼내기로 했다.

전공책이야 어차피 학번이랑 이름만 쓰니까 제쳐두고 전공, 학번, 이름이 쓰인 교양책을 꺼내 이름이 보이도록 했다.

그때는 봤는지 어쨌는지 이래도 나한테 아무런 접근이 없으면 내 착각이겠거니 하고 끝내려고 했다.

.......진짜로 아무 접근이 없었다.

아 뭐야 하고 관심은 개뿔 기말이나 잘 보자 싶어서 잊기로 했다.

 

기말도 다 끝났겠다 학교 갈 일이 없었는데,

한 수업이 유독 공휴일이 끼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보강을 해야 했다.

사실 안 가도 됐지만 학점이 좀 애매해서 출석이라도 100퍼 찍자 싶어서 갔다.

그날도 어김없이 아침에 매일 가는 카페를 갔고

그 카페에 도장 쿠폰을 붙여놓고 다니는데 내가 얼마나 모았나~하고 뒤집어보자 웬 노란 포스트잍이 있었다.

 

ㅇㅇ학과 ㅇㅇ학번 ㅇㅇ입니다. 관심있어서 쪽지 남깁니다. 연락주셨음 합니다.

xxx-xxxx-xxxx

뭐.. 이런 내용이었다.

 

이게 뭐야;; 어? 헐 설마 아씨 진짜? 나한테?!?!??!?!??? 오 지저스;;;

카페 아저씨께 혹시 누가 붙였는지 보셨냐고 하니까 모르신다고 했다.

 

...당장 그날 수업끝나고 착각하지 말라고 했던 친구 중 한명을 만났다.

역시나 친구는 놀랐다. 내가 맞다고 햇자머ㅣ다ㅟㅏ어ㅐ먀ㅓ

나 부끄러워 이런적 처음이야 어떡해?! 라는 내게

뭘 어떻게 해!! 아 빨리 연락해보라고!! 친구가 말했고

그걸 계기로 연락을 주고 받다가 처음으로 만난 그 날

알고는 있었지만...

 

아.................. 헐 진짜 그 사람이다!!

맨날 버스 줄서면 보던

맨날 내 옆에 앉았던

맨날 카페까지 왔던

그 사람이었다 ㅋㅋㅋ......ㅋㅋ...........

 

어떻게 저떻게 해서 우린 사귀게 되었다.

내 인생에 이런 일도 있구나.. 싶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버스에서 내리면 항상 사라져서 아예 직접 학교를 배회한 적도 있는데 너 절대로 안 나타나서 무슨 신기루 보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다가 카페에서 나오는걸 봤고 맨날 쫓아다녔지만 이런적 처음이라 말은 걸 수 없었고

과도 학번도 이름도 모르던 찰나에 네가 교양책 꺼내는걸 봤고

카페에 있던 네 쿠폰(전공 학번 이름 다 적힌)을 보고

기말도 얼마 안 남아서 볼 확률은 적지만 급하게 포스트잍을 썼다는 것이었다.

 

내가 그때 그 보강수업을 안 갔다면

내가 그 카페를 안 갔다면

내가 내 쿠폰 도장을 확인 안 했다면

우린 그걸로 끝날 운명이었던 것이다...

 

그 외에도

버스에서 곧 내려야 하는데 우산이 없어서 울상짓던 날 보고 마침 우산이 있길래 빌려주려고 했는데 문이 열리자마자 튀어가던 나를 보고 우산 두개 들고 멍하게 본 적도 있다고 했고

자다가 다른 사람한테 기대려해서 일부러 고개를 돌리게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 와중에 잠꼬대하는 나 보고 웃겨죽는줄 알았다고 한 적도 있고;;

허허... 뭐 나는 모르는 얘기가 몇개 더 있었나보다.

 

나한테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쓰기 부끄럽지만 -_-;

버스를 기다릴때 노래 들으며 멍하니 서있는 내 옆모습 보고랬나....ㅋㅋ???? 아 민망해

내가 얼굴도 몸도 다 하얀 편인데 그 하얀 것에도 반했다고 한다.

음.. 처음으로 하얀 것에 고마움을 느꼈다.

 

나름 드라마틱한 계기로 사귀게 된 우리는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사귀게 되어놓고는 나의 유학에 의해 금방 깨졌다.

이미 다 정해진 것이어서 물릴 수도 없었고, 내 미래가 걸린 일이기도 했기에

유학을 간 것은 후회하지 않으나 그와의 추억이 짧았던 것은 참 유감이었다.

 

한달 남짓 사귄 사이였고 서로 바빠서 많은 걸 못 해봤지만

좋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어서 정말 고맙고 또 고맙다.

 

지금은 각자 꿈을 위해 제 갈길 가고 있으니, 꼭 둘다 성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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