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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볼 수 없게 되었다.

지나가는사람 |2013.12.23 18:30
조회 155 |추천 0

오늘 밖에 나가서 그 남자가 알바하던 편의점 앞으로 가서 안을 쳐다봤다.

그런데 그 남자는 보이지 않고 대신 여자가 있었다.

혹시나 해서 몇 번을 더 기웃거려봤지만 여자가 있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그 남자가 편의점 알바를 그만 둔 것 같다.

더 이상 그 남자를 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 남자의 목소리도 이제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 남자에게서 물건도 거스름돈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그 남자를 생각하게 될 일은 없게 된 것이다.

거스름돈을 받아도 거스름돈 중에 지폐를  내 지갑안에 있는 만원짜리 상품권 뒤에 놓는 일도,동전을 따로 넣어둘 필요도 없게 된 것이고,거스름돈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어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편의점을 갈 때도 더 이상 그 남자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가게 된 것이다.

그 남자를 잠깐이라도 보기 위해 일부러 그 편의점 앞을 지나갈 필요도 없게 된 것이다.

거스름돈으로 물건을 사도 그 남자가 준 돈을 그 남자에게 도로 돌려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할 이유도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남자가 준 담배와 라이터는 아직 내 손에 남아있다.

하지만 담배곽이 비워지면 버릴 것이고,라이터도 기름이 다 떨어지면 버릴 것이다.

그 남자의 얼굴과 목소리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지난주 목요일에 봤던 그 남자가 담배를 피고 있는 모습까지도..

그 남자가 준 거스름돈도 다 써버리고 200원만이 남아있는데,그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일 때 쓰기로 했다.

나는 알고 있다.

그 남자는 지금 그 편의점에는 없지만,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걸..

더 이상 내가 그 남자를 생각하지 않게 되더라도 그 남자는 내 맘속과 내 머릿속에 남아있을 것이라는걸..

그 남자가 그 동안 봐왔던 물건을 사러온 내 모습들과 담배를 사러 갈 때마다 내가 그 남자에게 했던 "팔리아멘트 라이트 하나 주세요"라는 말과 내 목소리까지 그 남자의 머릿속에 남아있을 것이라는걸..

그 남자가 어디에 있던지간에,그 남자가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을 하며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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