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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철도는 줄 수 없다

참의부 |2013.12.25 07:18
조회 52 |추천 0

12월22일 아침 나는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 1층 로비에 있었다. 박근혜 정권은 5500여명에 달하는 경찰 병력을 동원해 경향신문사 사옥 일대를 포위한 채 사상 초유의 탄압을 저질렀다. 철도노조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민주노총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경향신문사 건물을 침탈한 것이다.

침탈 당시 체포 대상자인 철도노조 지도부 9명이 건물 안 민주노총 사무실에 있다는 경찰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경향신문사 건물 정문 유리문과 각종 시설물은 무자비하게 부서졌다. 뿐만 아니라 건물 내에 있던 많은 시민과 철도 노동자들은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에 의해 연행되었고, 심지어 커피믹스 등 비품까지 훔치려 했다. 상식과 도를 넘어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여전히 이 체포영장 집행이 정당했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곧바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상태에서 체포영장만으로 이런 무자비한 짓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이런 엉뚱한 변명을 믿을 바보는 아무도 없다. 이날 경찰의 폭력적 침탈 과정은 그 자체로 불법이다. 따라서 철도노조와 시민 138명에 대한 체포 역시 위법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침탈을 박정희 정권 당시 YH무역 노동자에 대한 침탈에 비유한다. 이 사건은 많은 국민들을 공분케 했고, 유신 독재의 퇴진으로 이어지는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다.

이번 철도파업에 대한 강경대응은 초반부터 상식을 벗어나 있었다. 파업 첫날부터 참여한 전 조합원을 직위해제하고, 곧이어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등 강경대응으로 일관했다. 결국에는 전국 2000만 노동자들의 중심 조직이자 노동운동의 심장부인 민주노총 침탈에까지 이르렀다.

정부와 여당은 철도노조의 파업이 임금 인상이 아니라 민영화 저지라며 불법으로 낙인찍고, 폭력적인 연행도 당연한 법집행이라 말한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박근혜 정부의 반노동조합 행태는 심각한 수준이며, 한국의 법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그 어느 나라보다도 노동조합에 불리하다.

악법을 이용해 노조 간부를 구속하고 파업을 파괴하려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한다. 노동자들의 근로조건과 생계, 사회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민생 사안을 ‘정치적’이라 낙인찍어 파업을 금지하는 악법은 철폐되어야 한다.

정부가 아니라고 우기고 있으나 이번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은 민영화의 수순이 될 것임이 너무나 명백하다. 다른 나라에서의 과정, 역사적·사회적 상황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근거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철도 ‘민영화’ 아니라고 우기는 이유를 ‘공공기관 개혁’ 때문이라고 통크게 믿어주자. 그러나 보라! 대다수 국민들은 ‘공공기관 개혁’이라는 명목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민영화’가 결국 공공 자산의 해체로 이어진다는 걸 익히 봐왔다. 이윤은 자본에, 부채는 국민에게 부담시키는 민영화는 서민들의 삶을 힘겹게 하고 우리 사회를 더더욱 병들게 할 것이다.

민영화에 맞서는 철도노조의 파업은 정당하다. 국민의 지지 여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는 철도노조의 파업과 투쟁이 10여년 동안 지속되어온 철도 민영화 시도를 막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기억해야 한다. 철도노조 지도부를 연행하고 탄압하는 것으로 파업을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80만 민주노총 조합원이 연대할 것이며, 더 많은 시민들이 철도노조를 지키기 위해 광장으로 모일 것이다.

37시간 동안 경찰서 유치장에서 철도 노동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수한 사고들, 수십년간 목도해온 철로 위의 죽음들, 밤낮 없는 고된 노동, 그리고 이번 파업의 정당한 외침까지! 그런 거친 노동을 뚫고 그들은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그들에겐 어떤 걱정과 두려움도 없었다. 자신들의 파업은 오직 철도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싸움이며,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국민들의 지지와 동료들을 믿고 함께한다는 것이었다.

이제 국민들이 함께할 때다. 이미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대학생들이, 청소년들이 캠퍼스에서 대자보를 붙이고 실천에 나서고 있다. 시민들의 발걸음도 넓어지고 있다. 철도 노동자들과 젊은 세대의 이 절박한 호소에 국민들이 응답할 때다.

 

☞ 홍명교 사회진보연대 간사《경향신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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