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어색함..
그녀는 연신 채팅중이였고, 그 와중에 새 애인-나 아닌 다른 남자-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집 근처라 전화 했다며,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는 내용인듯..
친구랑 점심 먹으러 나왔다고 둘러대는 그 사람을 보니 한편 웃기면서도 가슴이 찡했다.
의사와 이 친구 둘중에 누군가는 선택을 해야 겠는데 어렵다고, 양다리는 처음이라 들킬까 조마조마 하단다.
둘의 사진도 보았다.
호남형의 치과의사 - 키가 작고 나이가 많다는게 문제란다.
수입유통사 대표 - 그저 그런 외모와 불우한 환경이 맘에 걸린다나.
내가 보기에 이 아무개라 하는 대표에게 끌리는것 같더만, 한달 안에 정리한다나..
그게 쉽나 보자. 소설 쓰라고 오피스텔까지 내주고 한달이 넘도록 거기서 새벽까지 같이 지낸 사람과 헤어진다는게 쉬운게 아니지.
오피스텔을 나와 집에서 소설을 쓴다고 해서 그 사람까지 쉽게 정리되는것은 아닐꺼다. 그동안 정든것도 있을것이고.
넌 그사람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을 하지만 내가 그리 순진한 사람도 아니고, 또 나에게 오피스텔에서 자고 온것에 대한 변명까지 해야할 이유도 없지.
이제 나는 과거형의 남자일뿐.
아직도 기억한다 2011년 7월 어느날.
너 때문에 나는 방황을 했었고, 괜히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던 네게 마음을 정리한다는 문자를 보냈었지.
일요일에 "그게 쉽냐"는 네 문자 한통에 시작된 우리의 금지된 사랑.
작년 말까지 2년 5개월동안 정말 찐한 사랑을 나누었었지 우리는.
넌 내가 착한 남자라서 만난다고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밤들을 같이 보냈던 우리 둘은 정말 잘 맞는 파트너이기도 했고..
적지않은 시간을 함께 보내준 네게, 이제 끝났다고 어떻게 널 원망할 수 있겠냐.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전화를 받지 않으면 니가 나와 사랑을 나눌때 다른 사람의 전화를 받지않았던 기억이 떠오르고,
차안에 같이 있을때 네게온 전화를 받으면 내 허리를 끌어안고도 천연덕스럽게 다른 말로 둘러대던 니 모습이 떠올라 괴롭다.
이제 모든걸 정리해야지.
문신처럼 몸에 남아 있는 네 기억들을 조금씩 지워 나가야겠지.
빛 바랜 통속 잡지의 표지마냥 환하게 웃고 있어도 조금씩 희미해지는 네 미소, 니 얼굴, 니 몸에 대한 기억들.
넌 과거 나와의 애정행각을 생각하면 지금 만나는 그 두사람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미안할께 뭐있나, 나에게 했던대로 하면 그만이지.
널 비난하는게 아니다. 네가 헤픈 여자라고 하는 말도 절대 아니다.
다만, 좋아지면 상대 보다 네가 더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게 때로 상대방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도 있다는게 무섭다.
누가 널 그냥 그렇고 그런 여자로 취급한다면 내가 너무 힘들다.
아까 차안에서 너 말고 가족에게 신경을 더 쓰라 했지.
고마운 충고지만, 하지 않아도 될 충고였다.
결국 니가 생각하는 나는 가족보다 애인을 더 챙기는 그렇고 그런 쓸개 빠진 놈으로 본다는 말이 되니까..
유행가 가사가 가슴을 후벼판다.
'이 거지같은 사랑, 바보같은 사랑'...
넌 내게 처음이였고 또 마지막이 될 특별한 사랑이다.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