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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지원할 때 조심하세요.

인간이되자 |2014.01.20 18:39
조회 2,191 |추천 2

솔직히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후회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조금이라도 더 의심해보지 않았던 그 때 당시의 나를 미리 만날수 있었다면

멱살을 잡고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사람을 믿는 멍청한 짓은 하지마"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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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확인 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당사자들의 실명이나 단체의 언급등은 전부
약자로 대체한다.

어차피 내 개인적으로 하는 주장이라 신빙성은 없지만 입증을 위한 자료를 첨부한다.

녹음은 개인정보보호법나부랭이 등등의 이유로 첨부하지 못함.
그리고 너무 길어서 지루함.

이 글은 개인적인 억울함을 표현하기 위함은 물론이고
내 기억이 더 이상 변질되기 전에 내가 판단했던 것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만약 비슷한 부류의 일을 겪게 되는 사람들이나 그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검색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공개하도록 한다.
최대한 상세하게 적을 것이기 때문에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뭐 읽을 사람은 읽겠지..

재미는 없겠지만..

어차피 재미를 위해 쓴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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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사이트에서 공고가 올라온 것을 검색해서 면접을 보러 갔다.
심야시간의 상담사 업무이고 월급은 115만원이며
재택근무인데다
1주에 3~4일만 밤을 새면 나머지는 자유시간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였다.

더군다나 봉급은 적을지언정 A대기업의 계열사인 이 회사에 정식으로 입사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무시못했다.

지원서를 작성하며 이런 좋은 조건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지 않을까 내심 걱정은 있었지만

일단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는 희망을 갖고 지원했다.

 

 


운이 좋았는지 면접을 보라고 바로 연락이 왔다.
신도림역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이 회사 (편의상 UU사 라고 칭하겠다.)는 높은 건물 꼭대기층에
4개의 층을 차지하고 있었고 내가 가야할 곳은 26층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가 가야할 층수를 누르려고 보니 UU사에서는 왠지 다양한 회사의 일들을 맡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회사들이 UU사에게 업무를 위탁하는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달콤한 커피향이 코를 자극했다.

대기업 사내 카페테리어만큼은 아니지만 작고 아담하며 깔끔한 카페에서 몇몇 사원들이 휴식을 취하며이야기를 하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몇몇은 나랑 같은 지원자 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는 면접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카페에 앉아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것 밖에 할수 없었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니 면접자인듯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나 나랑 비슷한 또래의 청년 또는 사회초년생인듯한 아가씨등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점점 수는 늘어나 어느세 카페 안쪽은 면접자들로 가득차게 되었다.

아마도 지원자가 이것이 다가 아닐거라고 생각했을 때 면접을 보는 것 만으로도 운이 좋았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끼게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인솔자인 듯 한 남직원이 면접을 시작하겠다며 6명씩 차례대로 줄을 서라고 해서 도착한 순번대로 지원자들은 면접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름 브리핑룸으로 꾸며놓은 공간에는 유명한 대기업인 QQ사의 계열사 마크로 도배가 되어 있으며 자세하게 보니 UU사의 로고가 QQ사와 매우 관련성 있게 의도적으로 디자인 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나중에 안거지만 UU사는 QQ사의 손자기업이었던 것.

이윽고 면접관으로 보이는 초중년의 여자2명이 브리핑룸으로 들어왔고 우리는 사형을 기다리는 사형수처럼 일렬로 서있었다.

알바사이트보고 일구하러 왔는데 이게 무슨 대기업식 면접인가 싶어 난대없이 긴장이 몰려왔다.
그리고 그건 나뿐만은 아닌 것 같았다.

햐.. 근데 무슨 TM인바운드 상담사도 경력자들이 이렇게 많나...

딱 첫번째 면접인데도 이미 상당기간 TM을 했던 경력자들이 자신이 했던 일과 자신감을 드러내며...

TM은 전혀 경험이 없던 나는 조금 꼼지락 했지만 나도 나름 1년정도 다른 건으로 상담을 진행한게 있어서 움츠러 들지는 않았다.

근데 목소리 좋다는 말만 들었지 질문은 한두개 정도 하더니 그냥 흘리듯이 넘어갔다.

특이한건 전에 이곳에서 근무한 적이 있던 사람이 재입사를 하려고 들어왔다는데

여긴 절대 재입사는 안시킨다고 면접장을 엄하게 만들었다는 거...


순번대로 질의응답을 받고 면접 결과는 나중에 알려준다며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고

그날 늦은 저녁 문자로 결과를 통지 받았다.

 

 

 


26명중 4명 합격,2명 대기 당신은 대기 인원이다.

떨어진 것이다.

 

떨어진거면 떨어진거지 대기는 또 무어냐..

나는 그래도 26명중에 최소 6등안에 들었다면 스스로의 채면은 지켰다고 정신승리를 선언하며

다른 일자리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디 좋은 일자리라는게 나를 딱히 오라고 해줄리는 없고 그런 상태로 하루정도가 지났다.

문자로 전 합격자가 자진포기를 해서 대기 인원인 내가 합격했다 한다.

난 속으로 이게 왠 떡이냐고 댄스를 추며 좋아했고 바로 다음 날 부터 출근해서 교육을 받도록 이야기가 끝났다.

 

그리고 당일 오전즈음 갑자기 다시 전화가 와서 일정을 조금 앞당겨 일찍오라고 왠 여자가 전화를 했다.

아마 면접을 봤던 담당관중 하나였나보다.

 

잘 보이려고 며칠간 묵힌 셔츠의 먼지를 털고 정장바지를 입고 나름 깔끔한 외투를 걸치고 거리로 나섰다.
오늘 들이키는 이 차가운 공기가 어제 들이켰던 끔찍한 냉기로 느껴지는게 아니라
민트향이 스며있는 공기처럼 상큼하고 시원하게 느낀 것은 지금 생각해도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 때만큼은 난 행복한 상상으로 희망을 부풀리고 있었다.


언제 터질지 알지도 못하면서 점점..크게만

 

 

한번 가봐서 길을 헤매지 않고 바로 UU사 26층에 도달했다.
낮에 봤던 화려한 풍경과는 정 반대로 불이 꺼지고 카드키로 잠긴 내부는 삭막할 뿐이였다.

난 출입을 할수없어 갖힌 강아지처럼 발을 구르고 있었지만 아무도 나와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CCTV에 대고 손을 흔들어보기도 했지만 무슨 경비실도 아니고 실시간으로 그걸 지켜볼 멍청이가 없다는 것을 10초만에 깨달았다.

 

나에게 문자로 안내해준 남직원에게 전화도 해보고 문자도 해봤지만 둘다 응답이 없었다.
뭐 이런 불친절한 첫날이 다 있나 싶어서 슬슬 조바심이 일어나려고 하는데 마침 몸집이 다소 큰 여자가 엘리베이터에서내렸다.

 

그녀는 품안에서 뭔가를 꺼내려고 허둥지둥하는 것 같아
아. 직원이구나.. 분명 카드키가 있겠지? 같이 껴들어서 일단 통과를 할까? 라고 생각을 하다가
쓸대없는 짓을 해서 첫날부터 낙인찍히고 싶지 않아서 정중히 말을 걸었다.

그녀는 난대없이 말을 걸어오는 날보고 화들짝 놀라더니 교육받으러 왔다는 말을 듣고 자신도 교육생이라며 다시 핸드폰을 꺼내들어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녀는 같은 입사지원 동기인 C로 나이는 지긋한 아줌마다.
지금도 그녀가 꺼내려던게 카드키인이 전화기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분명히 날 보고 흠칫한건 좀 수상한 것 같았다.

 

그녀 덕분에 회사 안에서 누군가 마중을 나오고 우리는 지정된 교실로 가서 강사라는 여자의 수업을 들으며 3시간을 즐겁게 보냈다.

강의실 안에는 먼저 합격해 교육을 듣고 있었던 회사 동기 A,B가 있었고 나와 C가 나중에 도착한 거였다.
A,B,C 그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인 듯 했고 다들 나보다 적어도 15년 이상 차이가 나는 이모뻘 여자들이였다.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어차피 사내 연애시뮬레이션을 기대하고 이 곳에 온 것도 아니다.
그리고 중요한건 재택근무기 때문에 아마 교육이 끝나면 얼굴을 마주치는 일도 거의 없을게 분명해.

 

처음 지급받은건 약 50페이지 분량의 업무 메뉴얼.
QQ사의 로고가 선명하고 크고 굵고 아름답게 세겨져 있고 그 밑에 작은 글씨고 UU사의 마크도 있었다.
메뉴얼 안에는 강종 규약이나 상황별 대처요령등 업무에 필요한 거의 모든 지식이 기록되어 있었고 어려운건 아니지만 종종 회사내부 용어로 쓰여있어서 정독한다고 해도 설명 없이는 도저히 이해하기는 어렵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강사의 설명은 나름대로 틀린 것은 없었지만 어쩐지 26기를 거치는 동안 (우리가 27기라고 했으니) 나름대로
발전했을 뭔가 노하우? 라던가 교수법이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영 체계적이지 않았다.
마치 손에 집히는대로 뭉툭 뭉툭 가르치는 그런 임시방편같은 교육.
이건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나의 숙제를 도와주겠다며 땀을 뻘뻘흘리시던 그것보다 아주 약간 나은 수준의 강의였다.

조금 미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내가 가르쳐도 더 잘가르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뭐 누구나 다 인터넷 강사들처럼 능수능란하게 사람을 가르치는 건 아니니까 하며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게다가 처음보는 나한테까지 햄버거를 사다 먹이는 강사의 이상한 친절에 감복한 나는 먼저 온 A,B,C보다 더 의욕적으로 자신감을 발산하며 교육을 후라이포테토와 같이 흡수해 나갔다.


그렇게 약 3시간쯤 시간이 지나고 교육이 끝나갈 무렵 갑자기 강사는 시험을 치르겠다며 나에게도 쪽지시험지를 내비쳤다.

어?어? 이건 뭐 배우긴 배웠는데 갑자기 난대없이 시험이라니.. 게다가 난 어제 배운 분량은 아직 누가 가르쳐 준 부분도 없는데..

강사는 다분히 형식적인 것이니 걱정말고 대충이라도 보라고 했다.

그때 그 말이 개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난 먹었던 프렌치 후라이를 다 끄집어내서 그 여자한테 다시 먹였을 텐데..

난 그말을 철석같이 믿고 일단 아는 것 들 위주로 슬슬 적어나갔다. 암기해야되는 부분이나 전혀 모르는 부분은 대충 적어서
빨리 시험을 끝냈다. 내용도 어려운게 없고 대부분 슬쩍 머리에 집어넣으면 되는 단순한 내용들이라 딱히 무리스럽진 않아서
걱정과 의심은 곧 풀렸다.

그리고 그날 교육은 곧 종료가 되었다.

A,B,C 그리고 난 무리지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회사를 빠져나가면서 회사에 대한 잡담이나 시험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비록 연령이 다르고 맞는 코드가 없어도 나름 희망에 부푼 이야기들로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좀 이상한 소문도 들었는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심야타임 상담사는 2자리 밖에 없는데 3명이나 뽑혔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C는 소개로 입사한거고 어차피 심야가(11시~익일8시) 아닌 야간타임 (6시~11시)으로 왔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자리가 2개 밖에 없다고 하면 나와 A,B중에 한 사람은 일을 할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된다.


큰기업 자회사가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다며 내가 내일 확인해보겠다는 장담을 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이 근처라는 C가 제일 먼저 빠지고 A,B 중 A는 다른 지하철이라 또 빠지고 B가 우연히 나랑 비슷한 방향이라 끝까지 같이 가게 되었다.

 

B는 얼마나 긴장을 하고 걱정이 많은지 자기가 어디서 환승해야하는지 통로가 어딘지조차 햇갈려했다.
나는 그런 B를 모시고 옳은 지하철을 타고 같이 가며 오손도손 앞으로 펼쳐질 화려한 재택근무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렇게 첫날을 보내고 집에 돌아온 그날

나는 만족한 하루를 보냈다는 기분에 취해 혼자 축하주를 들었다.


다음 날.

다시 UU사의 26층으로 찾아왔다.
다른 사람보다 진도가 조금 쳐진 나는 QT라는 관리자에게 단독학습을 받게 되어 있어 1시간 일찍 왔다.

 

1시간동안 한 20페이지 분량을 순식간에 훑고 지나간 나는 정신이 없었지만 그로써 대충 업무에 대한 구도가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제 들었던 신비한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 난 단신으로 달려가 팀장R 이라고 면접 때 보았던 2명의 여자중 1명인 그녀에게 단도 직입적으로 캐물었다.

 

정말로 심야가 2자리 밖에 없느냐고.

 

 

 

나의 착각이었나?

 

순간 그 전산실의 온도가 1도정도 내려간 듯한 느낌이 들었고 이상한 분위기의 정적이 느껴졌다.

바로 그 정적을 깨고 상기된 목소리로 심야하러 온거 아니냐고 오히려 나에게 반문했다.

난 당연히 그렇다고 말하고 그 외에는 할 생각도 없다고 당당히 말했다.

R은 그럼 뭘 의심하는거냐 당연한걸 왜 묻느냐는 듯 오히려 날 다그쳤다.


난 그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본인지 직접 대답하지는 않는 고급 스킬이라는 것을 매우 늦게 깨달았는데

잘 보면 문맥상으로는 그녀가 마치 심야를 책임지고 배치시켜준다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녀는 정작 그렇다! 라고 대답한 적이 없다.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그녀는 대답한 적이 없다! 라고 하면 최소한 책임은 어느정도 회피할 수 있다. 는 것이다.

 

아무튼 .. 나는 확신한 대답을 얻었다고 생각해서 더 이상 대화를 끌고 가지 않았다.


슬슬 A와 B,C가 도착하기 시작하고 우리는 성범죄 예방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동영상을 시청하고 어두컴컴한 그 방에서 먼지모를 서류 2장에 싸인을 했다. 설명을 듣지는 못했지만 대강 기억하기에 거기엔 출석부가

있었던것 까지만 기억한다. 아마 노비문서가 있었다고 해도 싸인했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안거지만 그 안에는 정보보호에 대한 동의서 같은게 있었다고 한다.

 

동영상 시청이 끝나자 아까 만났던  R이 들어왔다. (이 사람은 아직까지도 실명을 모르겠다. 연락처 물론)

우리에게 당장이라도 근로계약서를 써줄 것 같은 포스로 몇가지 개인 정보와 계좌번호를 쓰라고 했다.

궁금한게 너무 많았던 우리는 문서를 작성하면서도 이것 저것 묻기 시작했는데

그중에 큰게 두개 있었다.

하나는 과연 여기가 QQ기업의 자회사가 맞는가?? 라는 것과

심야 자리가 3개가 확실한가 였다.

 

R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정확히 구분해서 여긴 아웃소싱이 맞다 라고 답했고
우리는 약간 실망했지만 정해진 보수와 근로조건만 맞다면 어디든 상관없다는 생각은 했다.

또 R은 심야 자리는 2개 밖에 없다! 라고 말했다.

 

뭣이!?!!?!?

분명히 내 앞에서는 3명 모두가 심야에 가는게 맞다고 하는 것 같더니 이제와서 뒷통수를 쳐!?

R은 사실 2자리 남아있고 1자리가 더 나올지 안나올지 몰라서 일단 3명을 뽑았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자기네 회사는 넓고 심야자리는 다른 곳에서도 나올 수 있다며 마치 모두 심야로 넣어줄 것을 보장하는 말투로 대화의 끝을 얼버무렸다.

 

A,B 나.. 세사람은 약간 쇼크를 받았고 왠지 이야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R은 일단 근무평가를 봐서 성적이 좋은 두사람을 먼저 심야에 배치시킬 것을 말했고 그 평가는 교육중에 이루어지는 실무와 이론 평가를 통해서 측정한다고 했다.

 

이론?? 아아 어제 봤던 그 쪽지 시험인가...라면..
나 개판쳤는데..것두 첫날인데..그거? 으아아아 호옹이!!

 

그래도 난 평가에 자신이 없던건 아니라 자리가 부족해도 충분히 노력하면 들어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고 의지를 불태웠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A와 B도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R에게 아무 반박을 하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한다.

A,B 그리고 난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지만 테이블 밑으로 총을 겨누는 사이가 된 것이 확실했다.

 

무엇 하나 확실한게 없었던 질의응답은 그렇게 어물쩡 넘어가고 우린 바로 실무교육을 받았고
전산실에서 직접 전산망에 접속해 경우에 따라 처리하는 방법과 녹취록 청취 등
예정에 없었던 상황극까지 해가며 열의를 불태웠다.

 

자진해서 교육을 늦게까지 받은 우리는 서로 또 잡담들을 주고 받으며 퇴근을 했다.

난 아무래도 R이 공개적으로 날 뒷통수 쳤다는 사실이 내키지 않는다고 말을 꺼내니 A와B도 동조하는 눈치였고 C는 왠지 오늘 내내 존재감이 없었다. 심지어 질문이 하고 싶어 견지지 못하는 우리들과는 달리 혼자 조용히 수업에 따라오고 있었던 것. 우둔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의외로 수완이 좋은걸까? 라는 생각을 하며 별로신경쓰지 않았다.

 

이야기는 결국 대충 의미없이 끝나고 나는 돌아오는 전철에서 내내B와 뭔가 수상하다는 말만 주고 받으며 늦은 밤의 귀가를 서둘렀다.


내가 정말 머리가 바보가 아니라고 스스로 자부할 수 있는 녀석이였다면.
롤 게시판에 잘난 듯이 글 나부랭이를 끄적거리며 타인을 비웃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대가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이쯤에서 난 뭔가 잘못 된 것을 알아차리고 빠져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난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머저리였고

 

너무 사람을 믿고 있었다.

그래서 난 어처구니 없는 함정에 빠져들고 말았다.

이 때부터 상황은 겉잡을 수 없이 병신같이 흐르게 된다.

 

 

그날 밤 난 뒤쳐진 이론을 보충하기 위해 거의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저녁 출근 전 까지 메뉴얼을 재 정리하고 암기하느라 기진맥진했다.


회사측의 태도는 다음날 부터 갑자기 이상해진 것 같았다.

난 제일 먼저 도착했는데 QT가 갑자기 시험을 본다고 통보했다. 예정에도 없는 사항이였다.

당황스럽기야 했지만 이제야 머릿속에 쑤셔넣은 지식을 써먹을 시간이 왔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의기충만해졌다.
그리고 QT는 전산테스트도 겸한다는 말을 했다. 전산 테스트? 그게 뭐냐고 내 옆에 전담 강사에게 물어봤지만 시원하게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 역시 그때 프렌치후라이를 토해서 먹였어야 했는데
그 답변 회피가 고의성이였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예정된 대로 3일차부터는 실무를 통한 교육이 있었다.

QQ기업 전자제품을 상대로 문의전화가 걸려오는데 응대하는 것을 직접 하는 것이다.
물론 1:1로 전담 강사가 붙는다.

 

하지만 내 경우는 이리 대부분의 이론적 지식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상황판단을 어느정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짧지만 1~3번 체험한 것도 있고 전에 1년간 사무실에서 상담을 맡아본 일이 있기 때문에 기본 틀만 알면 일 자체는 쉬운 거였다.

하지만 이 강사는 뭐가 그렇게 못미더운지 내가 판단을 하기도 전에 자기가 내린 결론대로 지시하기 바빳다.

그리고 고객과 응대도중에도 자꾸만 간섭을 해서 정신을 못하리게 만드는 거다.
이건 아무리 서툰 강사라도 하지 않을 초보적인 지도법이며 일을 능숙하게 만드는게 아니라 의지하게 만드는 거다.
차라리 모르는 부분만 좀 짚어달라고 하고 싶을 지경이였다.

A에게도 그건 마찬가지였는데 우리 셋중에 비교적 젊은 그녀는 어쩌면 나보다도 독하게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업무에도 생각보다 빨리 적응하는 편이라 내가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는데 B는 그 모습을 보고 어느정도 자포자기 하는 말투로 나랑 A가 심야로 배치받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그런 노력파인 A도 머릿속에 이론이 자리잡고 있어서 대부분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데 강사가 너무 간섭하는 바람에 알아서 할테니 모를때만 도와달라고 이야기를 공손히 했다고 한다.

정신없이 2시간의 실무교육이 끝나고 바로 시험지는 날아왔다. 격벽처리도 없이 바로 앉은 자리에서 실시했는데 문제를 받는 순간 어이가 없어서 순간 얼고 말았다.

 

 


거기에 나와있는 문제중 몇가지는 전산망에서 검색을 해야만 알수 있을 법한 문제들이었다.
예를 들면 각 제품별 고장 증상이나 코드같은 건 아무리 외우려고 해도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무리다.

그리고 교육을 받은지 2~3일동안 메뉴얼이며 실무며 정신이 없는데 어떻게 전산망에 등록된 데이타베이스를 외운단 말인가.

난 어이가 없어 실소를 했지만 내가 공부를 못해서 그런가 생각하며 일단 아는 것을만 풀어 나갔다.
아는 문제도 어이없이 예제가 틀리거나 문제가 정확한 지시를 하지 않는등 급조한 것 같은 느낌의 냄새가 풀풀 나는 그런 허술한 시험지였다.

거기다 이상한 점을 강사에게 물어봤지만 말 끝을 흐릴 뿐 속시원히 말해주지 않았다.

뭐 이딴게 다 강사냐고 말하고 싶을정도로 무성의 했지만 난 더 열심히 해서 이론 100점을 맞아 복수하겠다는 생각으로 참아 넘겼다.

시험지는 이제 넘겼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치에 맞지 않아 QT에게가서 아무리 생각해도 전산망을 검색해야되는 그런 문제는 좀 심하지 않냐 물었더니 컴퓨터를 써도 되는건데 왜 안썼냐고 되물었다.

 

 

뭐? 라굽쇼?

 

그런 다양한 증상은 자기도 도저히 못 외운다면서 모르면 어떻게 하는건지 물어보지 그냥 풀었냐고 날 웃긴 놈 취급하는 거다.

하.. 수능장엘 가도 마킹하는 법부터 가르치는 법인데 컴퓨터를 써도 되는 거면 쓰라고 말을 해줘야지..
컴퓨터 전산망에는 시험문제에서 답을 요구하는 사항도 있어서 컨닝을 의심받을 소지도 있었는데

이 자식이 지금 나랑 장난하나.. 라는 마음을 차마 말하지 못하고..
뭔가 그런 소리는 못들었습니다. 재시험보고 싶어요. 라고 했지만 짤 없는 소리였다.

거기서 난 QT가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엔 조낸 순진한척 하는 녀석이였음)

뭔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실질적으로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닐꺼야..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여기 있는 모두가 서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인간이라면 우리가 뭘 잘못해서 시험을 일부러 못보게 만들겠어...
그냥 좀 스파르타로 업무를 가르치나 ... 그렇겠지..
난 꼭 심야로 가서 투잡을 뛰어야 한다고..

그런 절실한 마음에 눈을 멀게 만든 것 같았다.

하루 이틀.. 다음날만 넘기면 분명히 심야는 내꺼야.. 라고 생각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했다.

그러던 7일차.

 

갑자기 연락처를 교환한 A에게 카톡이 왔다.

출근전에 만나보자고 하는 것이다.

경쟁관계인 A가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같이 열심히 공부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출근길에서 만났다.

거기서 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A말로는 전날 내가 먼저 퇴근하고나서 R팀장이 누구나 들리는 목소리로 '심야 자리가 1개 밖에 없는데 이렇게 지원자가 많이 왔다' 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자리엔 B도 있었고 C도 있었고 QT랑 강사들이 다 있는 자리였다.
그리고 모두들 들을 만큼 크고 명확하게 말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A는 그 자리에서 따져 묻지도 못하고 나와 B를 출근전에 불러서 이야기 하고자 한 것이다.

그녀는 첫날 봤던 싱글 싱글한 얼굴과 다르게 과다한 교육과 업무..극심한 스트레스로 복통을 호소하며 상당히 불편해 보였다.


나도 약간 심리적 부담 때문에 컨디션이 썩 좋은 건 아니였지만 자신감 하나로 생활을 견디고 있었다.

A는 일이 뭔가 상당히 잘못 되고 있다며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동안 자기가 수집했던 의혹의 단편들과우연히 얻은 내부 정도들을 종합해보니 과연 그 말이 전혀 이상한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몇몇 사실들은 내가 알고 있던 것들과 일치하기도 했다.

그래도 난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B가 오기를 기다렸는데 B는 집도 멀지 않으면서 약속 시간을 늦었다. 오늘 월차였다고 하면서
왜 이렇게 늦었냐고 했더니 자기가 찜질방서 잠깐 일좀하다 오느라 늦었다고 한다.
근데 그녀의 손에 좀 낯선 물건이 들려있었다.

 

노트북.

 

우연이겠지만 우리가 하려는 일도 주로 노트북을 쓰게 된다.

원래 저녁까지 직업을 갖고 있었던 B는 일을 마치는 대로 UU회사로 출근했기 때문에 간혹 늦게 오는 날도 있었다.
그럼 그 일을 할때 쓰는 노트북인가... 라고 생각하고 넘겼다.

이야기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심야에 우리가 배치될 확률이 거의 없지 않느냐..

1자리가 사실이더라 하더라도 그럼 기쓰고 공부한 나머지 2명은 뭐가 되느냐 라고 의견은 모아졌고 나는 A와B를 설득해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자는 주장을 동시에 하자. 라고 합의를 봤다.

셋은 바로 회사로 들어갔다.


오늘따라 전산실에는 자택근무여야할 인원들이 대거 몰려앉아 업무를 보고 있었고 평소보다 혼잡해 보였다.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왠지 시선이 쏠리는 것이 느껴졌다.

우리가 뭔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QT는 A,B,C 그리고 나를 빈 좌석에 나란히 호출하더니 갑자기 엉뚱한 건수로 분위기를 험하게 만들었다. B가 사내 냉장고를 마음대로 사용해서 문제가 생겼느니 어쩌느니 호들갑을 떨더니 도난 이야기까지 거들먹거리며 이상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다.

 

잠자코 있던 나는 이 안드로메다 냉장고 파먹는 소리를 계속 들어볼 수도 없고 해서 중간에 이야기를 끊고 우리 근로계약서 작성하고 싶다. 라고 말뚝을 박았다.


QT는 머뭇거리더니 다음주에 팀장하고 이야기하라고 한다. 팀장인 R은 어디갔는지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R은 이미 전날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었다.
다음주에도 R이 출든 안하면 누구랑 작성하냐고 했더니 갑자기 QT는 전화를 받는다며 기어나갔다.

나는 대화도중 저렇게 어이없이 기어나가는 QT를 보고 역시 뭔가 구린내가 난다고 생각했고 A,B도 술렁이기 시작했지만 C는 왠지 얌전하게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

 

잠깐 뒤 다시 QT가 돌아오는 듯 하더니 한뼘통화를 켠 채 욕짓거리를 하는 R팀장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거다.

내용은 냉장고 문제를 지적하면서 ( 아 냉장고가 뭐 어쨋다는거여..진짜..) 뭐 퇴사하라는 이야기 까지 내뱉는 것이다.

 

이런 고의적인 통화내용 노출 자작극 개 쇼를 보고 나니...혹시나 .. 아닐꺼야.. 설마.. 라고 생각했던 나의 믿음과 노력은 ... 개 박살이 났고...

A가 건냈던 정황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리와인드 하면서 모든 상황에 아귀가 들어맞기 시작한다.


그 뒤는 별 볼일 없이 일이 끝났다. 그냥 진흙구덩이에 던져진 돼지들 싸움 같은 광경이였을 뿐.

우리는 강력히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했고 UU회사 잡놈들은 면접 때 본과장이란 여자까지 끌고와서 공개적인 장소에서 우릴 병신 취급했다.

 

그 와중에 얌전하던 C는 급히 회사쪽에 실드를 치고 B는 제정신인지 자꾸 냉장고 이야기로 맥을 끊기 일수였다.

 

결국 채용공고에 적혀있던 내용대로 근무를 보장할 수는 없다는 대답을 확신하고 나는 노동부에 가기로 마음먹고 퇴사의지는 밝히지 않은체 등을 돌렸다.

 

 

다행히 회사에 들어가기전에 나랑 A는 녹음기 기능을 켜고 들어갔기 때문에 이 모든 개 지랄을 보관할 수 있었다.
B는 어쨋는지 모르지만 나중에 베터리가 다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녹음을 안했는지도 몰랐다.

우리는 다시 카페에 모여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 1시간이 넘게 의논하고 결국 노동부에 진정서를 넣기로 했다.


다들 집으로 향하고.. 풀리지 않은 분을 B와 나누며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 안에서...

묘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B가 소중하게 품고 있는 노트북이 눈에 확대되어 들어왔다.

상담사들이 집으로 가져가 작업한다는 그 노트북....


A와 B가 만나자고 했던 시간은 오후 5시.. 약속은 이미 오전 10시정도에 잡혀있었다.

집이 수원인 A도 늦지 않았는데 B는 만날 시간보다 2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월차인 B가 굳이 찜질방까지 가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봐야했던 이유는 무엇이며.. 첫날에 자긴 컴퓨터 못다루는데 나보고 젊어서 컴퓨터 잘 다루니 야간에 빨리 갈 수 있겠다고 너스레를 떨던 그녀가 실은 노트북 유저라니.

 

실무 교육때 로그인도 버벅대던 그녀가 노트북 유저였다니...

물론 정말 간단한 용도로 쓰기에는 별 상관이 없겠지만  미심적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녀는 대화 내내 우리 말에 동조하기는 했지만 자신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거의 꺼내지 않았다.

 

대신 일을 어떻게 진행할건지 정보를 달라는 말을 계속 반복해서 나한테 하는거다.


회사에 들어가자 마자 엄한 냉장고로 혼나는 B...  엄한 타이밍에 자꾸 냉장고 이야기로 돌아가는 B...

난생 처음 모여서 들어갔는데 단체 행동이라고 주장하는 회사측.


나만의 생각이 분명하지만 ..하지만.. 이건.. 왠지...


지하철을 내리고 나서 바라본 B는 소중하게 노트북을 끌어안고 나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얼굴에 속았다는 통한의 감정이 서린 분노보다.. 뭔가 개운하다는 듯한 느낌의 실금같은

미소가 묻어있는 것 같은 착각에 자리에 몇분간 멍하니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의혹은 의혹대로 남고

나는 퇴사의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저런 수상한 직장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무리였다.

설령 심야가 아니라 야간에서 일을 시켜준다고 오라고 해도 절대 거절하고 말 것이다.

그날 난 술을 들이키며 모든 것이 허사였음을 처음 실감했다.

 

아니...

난 진작 알고 있었다.

그냥 내가 믿고 싶지 않았을 뿐...

 

이 사람들으 나한테 심야 재택근무의 기회를 주려고 생각 하지도 않았다.

실제로 퇴사해서 그 자리가 비어있다고 하는 말도 뒤죽박죽 바뀌기 일수였다.

그리고 업무 평가를 잘 보지 못하게 해서 교육기간을 엿가락 늘리듯 자기네 마음대로 늘리려고

배우지도 않은 범위와 검색하지 않으면 알수 없는 문제 .. 있지도 않은 시간제한...등

그런 비 정상적인 이론 시험을 봤으며

 

실무 교육 시에는 나를 긴장시키기 위해 상담중에 시도때도 없이 지시를 내리며 어떤 때는 옳게 입력한 자료를 일부러 지워버리거나 오입력 시켜서 다시 수정해야 될 때도 있었다.

도저히 강사라고 보기 힘든 내용의 교수법...

생각해보니 그 정도의 작은 규모의 팀에 그런 많은 강사가 있을리도 없고 전부다 야간파트에서 일하는 직원이였을 뿐이다.

거기다 한명은 퇴직자라고 까지 했다.

실제로 2014년이후 새로 적용된 출장점검비용을 틀려
오히려 내가 지적해줘서 고객에게 다시 전화를 거는 진풍경을 보여줬다.

 


돌변한 QT의 태도하며 자기한테는 권한이 없으니 R에게 건의하라는 어불성설..

어느날 부터 출근하지 않는 팀장 R.....

소속도 정체도 이름도 알수없으면서 총책임자를 주장하는 여과장. 총책임자면서 확답은 못한다니..

수시로 바뀌는 근로 조건과 동의 과정 무시.

차일피일 미루는 근로계약 채결.

모든 것을 명시하고 규정하고 약속하지 않는 회사의 이상한 태도.

 

모든 의혹은 점점 늘어만 가고...

난 그냥 절망이란 수렁위네 나 자신을 올려놓는 일 밖에 할수 없었다.

희망도 절망도 노력도 인내도 다 놓아버린 이후에는

극심한 체력소모로 지친 몸에 무리가 와서 몸살 감기로 누워버렸다.

 


거의 이틀간 죽어있는 것 처럼 지냈다.

아니 .. 그냥 죽어버리고 싶었다.

 

남이 들으면 웃기는 이야기겠지만 30살 넘은 아저씨가 어두운 방구석에 이불을 덮어쓰고 고열에 시달리며 눈에서도 물이 흐르고 코에서도 물이 흐르고 심지어는 입에서 물이 흘러나오고..

그런 꼬락서니를 하고 있다니.. 그만큼 진심이였는데..


머리가 어지럽고 내가 마치 둥둥 떠서 하수도 어딘가로 흘러 내려가는 느낌이였다.


난 그저 손 쉬운 일자리를 얻으려고 했을 뿐인데 내가 이렇게 놀림거리가 돼야하는 이유가 뭘까.

그 동안 노력했던 결과물이 겨우 이렇게 되돌아온다는게 과연 말이나 되나...

거의 밤낮으로 공부했는데

잘보이려고 매일 옷을 반듯이 차려입으며 나름 대기업 자회사에 다닌다는 자부심으로 민트같은 공기를 흡입했던 멍청한 나의 모습.


모든게 싫었고 세상이 미웠고 사람이 무서웠다.

솔직히 말해서 UU사에 있는 인간들 전부를 한강 다리 밑으로 던져버리고 싶은 심정이였다.

 


친구들은 잊어버리라고... 그깟일이 다 뭐 대수냐고..

신경쓰면 쓸 수록 너만 손해라고 하지만..

 

나는 내 노력과 믿음이 그 며칠간 완전히 조롱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내 능력과 내 존재가 필요해서 뽑힌게 아니라 멍청하고 속이기 쉬워보여서 뽑혔다는 사실에

극도의 분노와 수치심을 느꼈다.

그래서 적접한 절차가 있다면 모두 시도해서 뭐라도 하지 않으면

근 시일 안에 내가 한강 다리 밑으로 날 던져버릴지도 모르겠다.

 

원래 TM 모집하는 판국 이렇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나는 모집과정이 어떻느니 저쨋느니 지적질하는게 아니고..

약속한 조건의 근로를 왜 이행하지 않느냐는거지

왜 근로자들이 미리 알수 있게 명시하지 않아서 사람을 낚느냐는 거지..

 

TM하시려는 분들은 들어가시기 전에 모든 사항을 꼼꼼히 듣고 기록하며 최대한

근로계약서부터 먼저 요구하길 바란다.

알바도 첫날 지나면 쓰더라.

 

 

 

 

추천수2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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