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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파괴의 최고사례를 보았어요] 라는 베스트 글에 대한 반응과 댓글을 보고 씁니다.

ㅇㅇㅇ |2014.01.25 05:29
조회 207 |추천 0
 우연히 판에 들어와 [한글파괴의 최고사례를 보았어요]라는 베스트 글을 보게되었고,그에 따른 반응과 댓글들을 보고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려면 우선 그 글을 먼저 댓글까지 충분히 보신 후에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원래 판을 가끔씩만 들어와서 재미로만 보던지라그 글에 답글같은 것을 어떻게 다는지 몰라 이렇게 새로운 글을 씁니다ㅜㅜ;





안녕하세요.저는 한국에서 교육받은 한국의 패션 디자이너입니다.저 역시 한국어를 파괴하는 행위를 싫어하고 맞춤법이나 표현법을 다른 사람이 틀리게 사용 할 경우 과할 정도로 매 번 얄밉게 고치곤 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이 글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겠으나 너그러이 읽어 주시면 좋겠네요.
패션계에서는 일본어, 영어 많이 씁니다.이상하게 한글과 섞어 쓰는 것ㅡ 사실입니다.저는 이것을 패션계의 하나의 특징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것 말고도 참 패션이란 산업이 독특한 면이 많은데요, 이것도 그 중 하나라고 제가 느낀 부분이고, 스스로도 참 싫어 했으나 사용하고 있는 자신을 알기에 글 써 봅니다.

1. 일본어 : 한국 패션계에서 쓰지 않을 수가 없는 말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용어를 학습하기까지 합니다. 우라, 시야게, 뎅고, 와끼, 돗도, 마이깡, 비죠, 가자리 .. 매우 생소하시죠? 하지만 한국에서 의상에 종사하시는 모든 연령대의 모든 분들은 이 단어를 모두 다 알고 사용하고 계십니다. 거짓말 같죠? 진짜 모르는 사람 없습니다. 지금 당신이 입고 계신 어떤 윗도리, 아랫도리도 저런 단어들을 거치지 않고 만들어진 것이 없어요. (한국 옷가게에서 산 옷이라면 말입니다.) 저도 처음엔 믿기 힘들고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었어요. 하지만 저도 씁니다. 왜 다들 그러냐구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입는 옷은 작업지시서(작지)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작업지시서라는 서류를 거치지 않은 공산품으로서의 옷은 없어요.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자이너가 봉제사 분들에게 어떤 구조의 어떤 옷을 만들어 주세요~라고 그림과 함께 설명하는 서류가 작업지시서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작지에 이런 전문 용어를 써야 연세가 있으신 (일제의 영향을 받은 세대에게서 직접적 재 영향을 받으신) 윗세대의 봉제사, 패턴사 분들이 이해하십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스럽게 이 단어들을 사용하곤 한답니다. 우리 나라 사람이라면 이는 고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으로 역사학적, 문화학적으로 볼 때 매우 흥미로운 예제라고 볼 수 있으나 일제 강점기의 뼈아픈 역사가 담긴 흔적이니까. 오히려 여기에 분노하시는 것이 더 맞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2. 영어 : 페미닌하다를 여성스럽다라고 표현 할 수 있고, 아더 칼라 다른 색상이라고 표기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수준의 것들은 한국어로 쓰지 않는 것에 부끄럽습니다.하지만 왜일까요?왜 이 사람들 이렇게 외국어를 한국어처럼 쓰는 걸까요?멋 부리는 걸까요? 아는 척 하는 걸까요?이 '문제'(일단 한국어로 쓸 수 있는 것들을 외국어로 쓰는 여기까지 문제라고 칭하겠습니다.)가 왜 생겼는지 그 배경을 알아볼까요?패션, 즉 우리가 입는 의상과 의복에 관한 산업. 산업 특성상 영어권 나라에서 의상 생산의 산업방식과, 의상 문화를 수용해왔고, 그 일방적 수용도가 굉장히 큰 편인 산업입니다. 교류하는 부분도 그렇고, 국제적인 교육을 받는 패션 기관에서는 디자이너들은 수많은 전문 용어들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어로도 가능한 외국어를' 쓰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새로운 컬렉션을 진행하고 보드에 그 느낌을 설명해 보려 할 때feminine 페미닌kitsch 키치couture fabric 꾸뛰르 패브릭세 단어로 키워드를 잡아 컨셉을 설명한다고 봅시다.(보통 외국도 한국도 패션계에서 트렌드나 컨셉 설명시 키워드는 주된 부분이에요^^;)
왜 영어로 할까요?키치, 꾸뛰르 패브릭은 한국어로 표현 할 수가 없어요.그것의 기원 자체가 영어권 나라이고, 한국어로 꼭 표현하려면 여러 단어를 합쳐야 하고 장황하게 설명해야 하니까 편의성을 위해서도 영어로 씁니다.그럼 저 세 단어가 표현하는 옷의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요?장난스러운 요소가 있거나 어울리기 어려운 단색의 색감을 조합시키고, 때로는 패러디의 느낌을 가미하거나 복제의 느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하며 상업적인 분위기를 대놓고 드러내곤 하여 미학에서 보기 괴상한 것, 저속한 것과 같은 사물을 뜻하는 미적 가치를 지니는 것을 칭하는, (팝 아트의 느낌을 생각하시면 쉬울 거예요.)키치한 느낌을 담고있는, 여성스러운 옷이되, 외국의 프레따포르떼 컬렉션이 아닌 꾸뛰르 컬렉션을 구성하는, 기성복보다는 더 공들여서 만드는 정교한 소재와 구조를 가진 옷을 말합니다. 패션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서양 미술사부터 서양 복식사까지 충분히 공부 한 후에 이런 단어들을 사용하고, 의사소통 하게 됩니다.그러다 보니 디자인의 학습과 컨셉 발전의 과정상 굳이 세 단어 중 feminine만 여성스럽다 로 쓰기 어색한 상황이 많습니다.제가 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보통 하나의 컨셉은 무수한 키워드로 설명되고, 트집 잡지 않으신다면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은지 이해하시는 분들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그렇다 보니 패션 하는 사람들이 어디까지 한국어로 고쳐야 할지, 어디에서부터는 한국어를 많이 써야할지 생각을 덜 하게 되는 부분도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의사소통 하다 보니 산업의 어느 부분에서는 그런 말을 써야 하는지, 소비자의 어느 층까지 써야 하는지 애매한 부분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쇼핑몰에서는 그런 용어를 쓰면 안되는 것일까요? 쇼핑몰에서 소비자 말고 다른 관계들, 즉 물품을 입고받는 생산처, 혹은 옷이 만들어진 봉제실, 주문 제작을 맡길 때 패턴실에서, 까지만 전문 용어들(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을 쓰고, 소비자한테는 한국어로 하나하나 의식을 건들여 고쳐가며 말 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오히려 소비자 분들이 이해하시기에 쉬운 부분(말씀하신 페미닌, 아더칼라 등)이니까 자연스럽게 사용했을 수도 있구요. 잡지는 어떨까요? 잡지도 경계가 모호한 부분이 있습니다. 실은 그렇게 한국어로 대체 할 수 있는 것보다 대체 하기에 어려운 단어들이 많아요. 어렵다기보단,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 느낌 전달이 용이하지 않은 부분이 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로테스크 하다.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로테스크는 서양 동굴의 동물 등의 모티브를 곡선으로 복잡하게 연결 구성한 것을 어원으로 두고, 현재 괴기스럽고 기이하거나, 때로는 재미있으면서 왜곡적이면서도 약간의 섬뜩함을 주기도 하는 그런 느낌을 일컫는 패션 용어입니다. (잘 설명한 것이었길..) 그런 패션 형상학적인, 여러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만들어지는 이 '느낌'이라는 것을 한 단어로 표현한 것은 우리가 서양식 복식을 입기 시작하면서 따르고 있는, 여러분이 입는 패션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양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저런 서양복에서 나는 여러 뜻을 포함하는 '느낌'을 '한 단어'로 표기한 것이 서양에서 시작되었다구요. 우리나라 말로 그 느낌을 설명하자면 길고 장황해지는 그 옷의 느낌을 서양에서 한 단어로 표현한 단어가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한복만 입는 것이 아니라 서양복을 주로 입습니다. 이해 하셨을까요?..시크하다, 댄디하다.. 생활에서 안 쓰십니까? 혹시 생활에서는 이것을 한국어로 바꾸어 말하지 않음에 부끄럽지 않나요? 왜 당신은 일상 생활에서 한국어로 안하고 시크하다고 말하냐고 하면 뭐라고 답하실 것입니까? 그렇다면 '시크하다'는 한국어로 어떤 말을 사용해야 그 느낌을 전달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하실런지요?잡지가 외국어를 한글과 섞어 사용하는 것이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일은 아닌 것이 확실합니다.하지만 제가 설명 드린 바와 같이 이유가 있고 더 효과적이기에 외국어인 패션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은 한 번쯤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보그체.. 저도 학생시절 보그에 계신 분이 특강 오셨을 때 질문했던 적이 있습니다.저는 '왜 그렇게 오버하고 난리를 쳐야만 하냐'는 언어까지 사용하며 당돌하게 여쭸기에 기억에 남습니다.그 때 그분이 그건 보그라는 잡지의 특징이라고 말씀 하셨던 것 같은 기억이 있어요. 잡지라는 것 자체의 목적은 사람들이 사게 하고, 많은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을 쓰거나, 잡지들 별로 어떤 잡지는 특이한 풍의 패션 화보를 다룬다거나, 어떤 잡지는 소비자에 더 가깝기 위해 스트릿 사진을 더 많이 싣는다거나  .. 등등 특징이 있겠죠. 지금 생각해 보면 보그의 심한 말투는 그런 특징들 중 하나라고 보고 싶어요, 저는.요즘 잡지 종류 정말 많습니다. 외국어를 쓰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기에 대다수의, 그리고 메이저라고 할 수 있는 잡지들은 보통 그렇게 하고 있지만, 꽤 정직한 투의 잡지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국어가 부담스럽고 불쾌하신 분들은 정직한 잡지를 취사 선택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잡지는 신문도, 뉴스도 아니고 생활의 필요조건보다는 충분조건을 다루는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그러므로 읽으라고 강요 하는 것도 아니고, 이 종류의 잡지만 읽으라고 주입하는 부분도 아니고, 해외에서 오는 정보들을 많이 다루기도 하고, (실제로 보그, 데이즈드~, 등 메이저 잡지는 실제로 대다수 애초에 외국 것이죠..) 패션산업의 특징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실 순 없으실까요?

[한글파괴의 최고사례를 보았어요]라는 베스트 글에 대한 반응이 (원본 글 말구요^^;)'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한국어로 표기 해도 무리 없는 외국어는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가 아니라아예 통채로 싸잡아서 '패션하는 사람들 아는 척 하고 멋부리느라고 저런다'는 식으로아무런 산업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 쓰는 글입니다.
저, 저런 용어 정말 많이 쓰며 삽니다... 하지만 정말 아는 척 하고 멋부리고 싶어서 저런 용어 쓰는 마음 진짜 정말로 진짜 진심으로 1%도 없습니다.저런 것으로 아는 척 하고 싶지도 않구요 ㅋㅋㅋ 요즘 영어 어린 애들도 줄줄 하는데 저런 용어 섞어 쓰면서 아는척 하겠습니까..조금만 생각을 해 보세요..심지어 저희 패션 하는 사람들 끼리만 있으면서도 외국어인 많은 전문 용어들로 의사소통을 하는데저희끼리 멋부리고 아는 척 해서 뭐하겠습니까...ㅜ진짜 패션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은 분야의 공부를 하고, 많은 분야의 책을 읽고, 많은 문화를 접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그래야만 훌륭한 디자인이 나오는 부분도 있어요. 그런데 고작 저런 용어따위로 저희가 아는척을 하고 싶을까요..ㅜㅜ
뭐든지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을 나 자신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저는 그 문제의 배경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알아보거나,'왜 일까?'라는 생각은 적어도 한 번쯤 해 본 후에 한 마디라도 하려고 노력하며 삽니다.네티즌들의 연령대도 다양하고, 교육 범위도 다양하여 모든 의견에 다 발끈하지 않지만,이번엔 정말 많은 분들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는구나 싶기도 하고,제가 이 산업에 들어오기 전 일반 인문대학교 대학생이었을 때까지도 저렇게 생각 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조금이나마 이해를 구하고자 글을 써 봅니다.또 패션하시는 분들도 별 의식 없이 경솔하게 실수하신 분들도 있을 수도 있겠지요..
화가 나실것이면제가 위에 썼던 1. 일본어부분에 더 화를 내주세요. 그것은 저 역시도 화가 나고 패션계 사람들도 마지못해 배우고, 쓰면서도 찜찜하고 못마땅히 여기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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