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글을 쓰려고 했을 때부터
남자친구가 저한테 잘 해줬던 것의 조금이나마 보답이 될까 하고
한 글자, 한 글자 타이핑 했었는데
다행히 악플(ㅜㅜ)보다는 좋은 댓글을 많이 남겨주셔서
남자친구가 판을 보고 기분 좋아하네요![]()
다가오는 설 연휴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하는데 고향 내려가시는 길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맛난 음식도 많이 드시고, 웃을 일도 많~~은 기분 좋은 명절 보내세요![]()
+ 사진은 내릴게요^^; 안좋게 보시는 분들도 있고.ㅎㅎ 악용우려도 있다고 말씀들하시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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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스물일곱, 조금은 나이 많은 연상녀이고,
제 남자친구는 저보다 3살이 어린 자상하고 애교많은 연하남입니다.
곧 900일이 되네요^^
저는 평소에 왔던 길도 못 찾아가고,
처음 본 길은 지도를 5번을 들여다봐도 동서남북도 구분 못하는
끔찍하기 짝이없는 길치입니다.
저희는 뚜벅이 커플이어서, 평소에는 길에 대해서라면 남자친구에게 모든 걸 믿고 맡기고있죠ㅎㅎ
지난 토요일에는 제가 시험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뭐 토익 이런건 동네에서 보지만, 그런 시험이 아니어서 집에서 90분 이상 떨어진,
머리털나고 한 번을 가본 적 없는 곳에서 시험을 보게 되었어요-
전날부터 바짝 긴장해서 지도를 들여다보고 또보고 또보고..
그래도 모르겠어서 네이버 지도를 휴대폰 카메라에 담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당일 오전에 아빠께서 태워다 주신다고 하시더군요-
근데 시험보다 더 저를 마음쓰이게 했던 건..남자친구였습니다ㅠㅠ
시험 전날에도, 심지어 당일에도 문자 한통 없는 남자친구가 야속하고 속상해서
뾰루퉁해가지고는 꽁-해있었어요
그렇게 시험장에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20분 쯤 지났을까.. 어딘가 낯익은 얼굴이 보였지만 당장 급한 마음에 이내 문제지로 다시 얼굴을 돌렸습니다.
이때만해도 미련한 저는 진짜 대수롭지않게 "응?어디서 많이 본 앤데..쟤도 시험보나?" 라고 생각하고 말았죠 ㅋㅋ 주변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스타일이 아니라서.ㅋㅋ
그런데 그 낯익은 얼굴이 제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도니 갑자기 제 책상위에 턱!하니 쇼핑백을 올려놓는 겁니다.ㅋㅋ
놀라서 얼굴을 들어보니 낯익은 얼굴의 남자친구가 시험 잘 보라며 추위에 잔뜩 움츠린 모습으로
제가 좋아하는 떡이랑, 떡 먹기전후로 손 씻으라고 섬세하게 챙겨준 물티슈, 거기에 디초콜릿 핫초코에, 혹시 시험장이 춥지는 않을까 사서 전해준 여벌의 옷까지!!
정말 진심으로 고마웠고, 감동적이었지만 폭풍 감동을 느낄 세도 없이 시험 시작..ㅠㅠ
사실 제 남친은, 지난 여름에 제가 시험을 보는 3시간 동안 근처 카페에 들어가있으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운동장에서 그 더운 열기를 느끼며 서 있었던 남자친구입니다-
시험을 끝내고 나와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남자친구에게 카페에 들어가있지 미련하게 왜 운동장에서 기다렸냐고 물었더니
"자기랑 가까이서 기도해야 내 기도가 와닿지 않을까해서.."
라면서 저를 감동시켰던 남자친구..
이번에도 역시 4시간여의 시험시간동안 줄곧 저를 기다려준 남자친구,
그리고 그 감동을 만끽하기도 전에 남자친구를 만나고나서야 알게 된 사실은요...
사실 남친님이 1시간 전에 먼저 도착해서 멍충이같은 저를 위해 지리를 파악하고(남친 본인도 초행이라ㅎㅎ)
역에서 내려 시험실까지 가는 장소를 일일이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두었다고 하더군요..
근데 시험장에 도착도 전에 휴대폰을 꺼버렸던 저는 그걸 몰랐던 거죠ㅠㅠ
그런데 시험장 입실 시간이 다다르도록 지하철역에 제가 보이질 않아서
급하게 시험장소로 뛰어와서 1층부터 3층까지 각 고사실을 곁눈질하며 저를 찾았다고 하더군요.
사실 처음 사진을 스치듯 봤을 땐 몰랐는데,
귀여운 제 남자친구가 나중에 사진을 자세히 보라고 하더군요
"응?뭐지?" 이러면서 확대해 보니
자상한 남자친구는 혹시 사진을 보고도 길을 못 찾지는 않을까하는 마음에 포스트잇으로 가는 방향까지 일러주었었어요..ㅎㅎ
제 남친은 마음만큼 성품도 바른 사람이라서 후에 포스트잇을 떼서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했는데
다시 가봤을 때는 이미 바람에 날아가고 없어졌다고 하더군요..ㅠㅠ
900일 가까이 만나는 동안 짜증 한 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여자친구를 먼저 살펴주었던 남자친구에게,
이번 판을 빌어 감사를 보냅니다^^
곧 설날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