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해 선배님들에게 조언을 얻고자 저에게 있었던 일을 써보았습니다.
길지만 한번 시간을 내어 저에게 조언 한마디씩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불행한 결혼생활로 이혼하고 힘들게 사는 부모님을 봐왔기 때문에 결혼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며, 결혼할 생각이 없는 독신주의입니다.
어느쪽에 치우친 잘못이라고 할 순 없지만 시댁과의 마찰, 아버지의 무능력, 어머니의 시댁 스트레스로 인한 성격파탄 등으로 행복한 가정이 아니었기에 저는 어릴때부터 결혼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괜히 좋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힐까 걱정되어 연애를 피했으며, 현재까지 사귄 사람은
총 2명입니다.
첫번째 남자친구는 25살때 만난 사람으로 학교 선배였는데 제 고민을 들어주고 저와 친하게 지내다가 선배쪽에서 고백하여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땐 결혼얘기가 나올만한 나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좋게 사귀다가 헤어졌고
두번째 남자친구는 지금 사귀고 있는 이 남자입니다.
제 나이 29살에 만난 사람으로 다니던 회사 직장 동기였는데 입사하면서 계속 저에게 호감을 보여
자리를 마련한 후 저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지금 결혼할 생각이 없다. 좋게 봐주시고 그런 것은 고맙지만 좋은 분 만나라고 거절했으나
본인도 독신주의고 너무 잘됐다면서 한번 만나보자고 계속 제의하고
독신주의라고 연애도 하지 말라는 법 있냐고 계속 저에게 호감을 표시하였고
몇번 만나다가 통하는 곳이 있고 독신주의라고 하기에 일단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만나면서 남자쪽도 저못지않는 가정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의 가정사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사이가 점점 깊어졌습니다.
저는 혼자 살기 위해 저의 능력을 키우려고 준비를 해왔고 충분한 경제력을 갖기 위해
또 지긋지긋한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독립하여 살아왔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저 나름대로 만족하며 살아왔습니다.
노후준비에 반공무원인 회사, 그리고 반려동물, 나름의 취미생활과 친구들 등 저 나름대로
혼자 살 수 있다고 생각해왔고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는데
제 남자친구가 저의 삶에 들어오면서 저에게 점점 이런 생각들을 강요하기 시작했습니다.
본인이 독신주의라고 주장할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불행한 가정생활이었으니 우리 둘이 행복하게
가정생활을 꾸려나가서 극복하자고 말합니다.
저도 이 사람을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냉정하게 결혼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본질적으로 제가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게 된 것이 친가에 대한 아버지 태도 및
친가 태도였습니다. 항상 중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엄마만 탓하고 친가 편만 드는 아버지와
제사, 명절, 생일때마다 불러다가 부려먹으면서 어느날 너무 아팠던 엄마가 제사를 한번 쉬겠다고
하자 잡아죽일것처럼 욕지거리를 하며 전화통에 불나던 모습을 보고 치가 떨렸습니다.
이 사람도 얘기하다보면 불쌍한 우리 엄마 가여운 우리 엄마를 입에 달고 삽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만약 나와 너의 어머니 사이에서 트러블이 있으면 어떻게 할꺼냐고..
그랬더니 약간 망설이더니 엄마편을 들고 뒤에 가서 너를 달래주겠다고 하더군요
여기까지의 대답은 그래도 나름 괜찮았는데... 뒤에 가서 그런데 우리 엄마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너를 힘들게 할 일이 없다. 라고 단정짓더라고요.
아직 우린 나이가 그렇게 급하지 않으니 조금 더 천천히 생각해보자 하고 30대를 넘겼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고 어느날 남자친구를 만나러 갔더니 그 자리에 남자의 어머님이
와 계시더군요.
제가 싫어하고 거절할 것이 뻔하니 무턱대고 어머님을 모셔온 모양이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정말 온갖정이 다 떨어지고 무례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으나, 일단 어른이시고 내가
사랑하는 남자의 어머님이시니 예의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제 눈치를 살피다가 제가 생각외로 미소지으며 대답도 공손하게 하니 금세 표정이
변하여 흐뭇한 눈치였습니다.
어머님은 좋은 분이셨으나, 남자친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시고 음식을 드실때마다 아들의
음식위치를 신경쓰며 바꾸는 등 매우 불편하였습니다.
어머니가 가시고 불쾌하다는 심정을 보이자 남자친구는 이렇게 안하면 우리 엄마 평생 안 보려고
할까봐 그랬다며 변명을 늘어놓았고 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어머님도 불편하고 나도 당황스러운 자리는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남자친구는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자리를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그 후로도
1차례 더 어머님을 모시고 오거나 갑자기 전화를 바꿔주는 등의 행동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나고...너와 결혼하고 싶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대답해 달라는 남자친구의 말에 일주일간 시간을 달라고 말한 뒤 고민하고 또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 일주일은 정말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는 편이라 일주일 중 2일을 회사도 나가지 못하고 끙끙앓으며 남자친구와의 결혼에 대해 또 고민하고 고민하였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였지만 결론은 결혼은 하지 않겠다 였습니다.
위에 단점들만 썼지만 실제로는 좋은 점도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내 의지를 꺾으면서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저 사람과 평생 함께 살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았지만..
그래서 만나서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결혼을 원한다면 우리는 여기서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나는 어릴때부터 결혼에 대해 단 한번도 좋게 생각한 적이 없고 오히려 혼자 살 준비를
하며 살았는데 당신이라는 존재가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날 흔들리게 한 건 맞다.
그렇지만 내가 당신과 여생을 함께 하고 그 결혼까지 하고 싶을정도는 아닌 것 같다.
나에게 결혼하자고 말해주어서 고맙지만 나는 결혼은 하지 않을 예정이니 헤어지도록 하자
남자친구는 매우 힘들어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가버렸고,, 전 이렇게 헤어졌구나 생각하고
한달간 엄청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한달 후 남자친구로부터 연락이 왔고... 저에게 매정하다. 결혼을 하지 않을 거면 왜 만났냐
너와 만난 4년이 아깝다. 너는 사람의 희망을 부셔버리곤 눈깜짝하지 않는 못된 여자다
이기적이고 넌 날 가지고 놀았다. 그렇게 살지마라 라는 등의 폭언과 욕설을 들었습니다.
물론 술에 취해 전화한 것이기에 본심이 다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 사람도 많이 힘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측은도 했지만...
그 폭언과 욕설로 인해 너무 충격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4년동안 사겨오면서 내가 저 사람을 가지고 놀았다니.. 내가 이기적이라니..
저런 말을 들을정도로 내가 잘못한건가.. 라는 생각에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날 전화하여 어제 한 전화에 대해 따져묻자 그 사람은 술에 취해 한 소리니 신경쓰지 말라면서도 아래와 같은 대화를 하였습니다.
남자 : 솔직히 결혼생각도 없으면서 4년동안 나랑 사귄 건 가지고 논게 아니고 뭐냐..
나랑 너 아는 사람들 다 (직장 동기였는데 예전에 남자친구가 회사를 옮겼습니다.) 너 욕한다.
사귀지 말라고 다들 말렸을때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후회스럽다 널 만난 것이..
저 : 대체 날 왜 사귀지 말라고 했냐 그 사람들이 ..?
남자 : 너는 너무 예민하고 자기방어적이라 너랑 만나면 힘들거 같다고 그 사람들이 만나지말랬다.
저 : 나는 분명히 처음부터 말했다. 나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그리고 만나는 동안에도 계속
그런 얘기를 해왔고 너도 그 점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남자 : 나도 독신주의였다 너도 알다시피. 그러나 너를 만나고 너를 사랑하면서 너와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려나가는 것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그런데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게 가지고 논게 아니고 뭐냐.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대체 4년간 왜 사귄거냐. 시간이 아깝다
저 : 사랑과 결혼은 적어도 나에게 별개다. 너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고. 단지 결혼을 아무와도
안할뿐이다. 나에게 결혼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해나갈 자신이 없는 단계다. 너도 이해해줬기때문에 나와 지금까지 사귄 것이 아닌가.
남자 : 너는 결국 집안일 하기 싫고 시댁 모시기 싫어서 나와 결혼을 안하는거다.
너희 엄마 핑계대지마라
저 : 나는 단지 그런 부분이 나의 상처가 되서 결혼하기 싫다는 부분에 대해 어필한거지 내가 하기 싫다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솔직히 시댁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생각이 박혀있어서 조금만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내가 못참을 것 같다. 괜히 가정불화 일으키기 싫고 그냥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남자 : 됐다. 너는 그냥 나를 사랑하지 않는것이다. 사랑했으면 나처럼 너도 생각이 바꼈을 것이다.
나는 너에게 놀아난 것이고 지난 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렇게 독하게 평생 살아라
이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제가 잘못한건지..이기적인건지 정말 헷갈립니다.
정말 그 사람을 덜 사랑해서 그런건지. 제가 그 사람의 소중한 4년을 뺏은건지..
너무 헷갈리고 죄책감마저 듭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