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대(여)의 고민입니다. 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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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제가 판에 제 심정을 쓸 날이 올 줄이야.. 조언 부탁드립니다..
서울사는 23 여자사람 입니다.
혼자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 그냥 눈물이 나옵니다.
계속 요새 하루종일 혼자 있습니다.
울고나면 속이 후련해진다는데 전 그렇지도 않습니다. 미칠듯이 울고나면 또 울고싶고 그냥 그럽니다…
정신과상담을 받을까 하고 어느 정신과의원이 좋나 검색하고 있는 제가 어쩌다 이런 상태까지 왔을까..하고 무서움에 또 갑자기 눈물이 흐릅니다.
제가 왜 이럴까 나름대로 제가 스스로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의지를 갖고 이 우울증에서 벗어나려고요. 최대한 이 우울함을 아무렇지 않게 취급하면서요..
나름대로 스스로 낸 결론은 전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상실감이요.
그래서 카톡으로 이런 저런 사람들에게 연락을 합니다. 놀자고.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제 진짜 상태를 모르죠. 그저 제가 놀자는 말을 그저 놀자는 말로만 듣죠.. 그러고는 그들은 진짜로 약속을 잡지 않습니다. 그러고 카톡으로 끝나고 말죠.
현재 대학생이며 자취생인 저는 집도 서울, 대학도 서울이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취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취를 하게 된 이유는 가정적인 이유 때문인데요. 정말 이 가정상황은 저희 가족 이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습니다. 이 가정상황을 익명성에 기대어 불특정 다수에게 털어놓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정말 절박하여 한줄한줄 적어나가 봅니다. 누군가라도 한자한자 꼼꼼히 읽어주길 바라면서요..
어머니께서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막말로 말하면 정신이 나가버리셔서 치매를 가지게 되셨습니다. 질 안 좋은 아주머니들께 사기도 많이 당하셔서 돈도 많이 잃게 되어 아버지께서 힘들어하셨고요. 근데 치매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나 봅니다. 어떤 것은 기억하고 어떤 것은 기억 못하고 그럽니다.. 또 몇 분 전 일이나 어제 있었던 일, 하루 전, 일주일 전 있었던 일 등 최근의 일은 기억 못하시고 아주 예전에 있었던 일, 예를 들어 제가 고등학생 이전에 있었던 일, 제 생각으로는 주변사람들로부터 안 좋은 일을 당하기 전 일은 다 기억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상도 못할 성격으로 변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떼인 돈 받으러 나가서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맞을 때까지 버틸 정신의 성격으로 독해지셨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어머니를 제가 싫어하게 되어 집을 나가 자취생이 된 막장스토리는 아닙니다. 어려서부터 엄마랑 저는 경상도 모녀라 틱틱대지만 어떤 모녀보다 친구 같은 사이, 고민 털어놓고, 무척 좋은 사이였습니다. 지금도 제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치매에 걸리셔서 아무 말 못하는 어머니보다 저를 혼내고 소리지르는 엄마가 그립습니다..
당연히 집안살림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버지께서는 기본적으로 집안살림을 해본 적이 없으셨고 당시 전 고등학생이어서 수능 때문에 학교시간을 제외하고 제가 최대한 시간 날 때 했습니다. 당연히 집안 꼴이 말이 아니게 되죠..
그리고 제겐 제가 힘들 때 제일 의지하는 남동생이 밑으로 한 명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집안에 아침저녁해 줄 존재도 없는데 동생도 저처럼 힘든 고등학교시절 겪게 하실 수 없다고 힘든 가정형편에 동생이 중3에서 고1로 올라갈 때 영어권 국가로 유학을 보내셨습니다. 기숙사 등 모든 시설을 갖춘 고등학교로요. 아버지는 동생유학비 때문에 더욱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으셨고 친구같았던 존재였던 어머니는 치매에 걸리셔서 지금까지도 모르는 이유때문에 몇 년간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고(이건 제가 고3되기 이전 어느순간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으셨습니다. ), 유일하게 심심할 때 같이 놀 수 있던 존재였던 남동생은 유학을 갔기때문에 저는 고3부터 모든 것을 혼자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습니다. 대학생인 지금까지도요. 수능당일에도 수능장 정문에는 김밥천국에서 김밥한줄을 사서 저에게 건내주시던 키 작으신 아버지만 서계셨을 뿐 그 전날에 전화로 꼭 오시겠다는 어머니는 없으셨습니다. 동생은 당연히 유학생이었으니까 없었습니다. 뭐 수능이 그리 대수겠냐고 너말고 혼자가는 학생들 꽤 많을껄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겠지만 그래도 저는 무척 서운했습니다.. 제가 수능쳤던 그 교실에서는 다들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을 먹고 있어서 또 그게 그렇게 부럽더군요..
근데 전 보모님에 대한 이 모든것이 원망으로 남아있어서 이 글을 쓰는게 아닙니다. 수능을 치고 위에서 말했듯이 아버지는 동생 유학비로 돈벌기에 바쁘셨고 저는 대학생이 되었고, 제가 대학생이 되고 한 6개월이 지났을쯤 어머니께서 강아지를 데리고 집에 드디어 들어 오셨습니다. 처음에 아버지와 저는 어머니께서 강아지를 잘 교육시키고 관리를 잘하면 키우는데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하고 반대 안했습니다. 어머니도 같이 있을 존재가 필요하겠지 생각하고요.
근데 치매걸렸다고 아버지께서 병원가자고, 치료받자고하는데 죽어라도 병원안간다고 고집피우시는 어머니, 강아지는 아버지와 저의 몫이 됩니다. 어머니께서는 안하시는게 아니라 못하시는 거죠. 소변 대변 여기저기 싸고 급기야 제가 덮고 자는 이불에도 싸고, 강아지 털이 빠지면 그걸 계속 치워줘야 하는데 제가 학교끝나거나 시간날때마다 치워도 역부족입니다.
그래서 맨날 강아지 관리청소 때문에 저랑 엄마랑 맨날 싸웠습니다. 이불을 매일매일 빨수도 없고.. 집안청소도 주기적으로 못하고 있는 상황에 강아지까지 투입되니 폭발을 한겁니다. 참다못해 아버지가 저에게 너나 동생이나 결혼하면 남이지만 엄마는 이렇게 된 이상 끝까지 아버지께서 엄마 책임질거라고, 더러운거 못참겠고 힘들면 저보고 나가서 살라고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 강아지가 그만큼 어머니께 중요한 존재였거든요.. 전 울면서 엄마한테 딸보다 강아지가 중요하냐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물어봤습니다. 어린아이와 같은 정신연령을 가진 엄마는 강아지가 좋다고만 대답했습니다. 강아지를 옆에 두고 엄마가 안정될 수 있다면 강아지를 내쫓을 수 없었고 더 이상 강아지가 통제되지 않는 환경에서 살고싶지 않던 저는 자취를 하라는 아버지 말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혼자 사는 것에 개념이 없었던 저는 아무 생각 없이, 겁없이 학교근처에 원룸을 구해 자취를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6개월까진 외로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너무 외롭더군요.. 학교끝나고 가는 곳이 저 혼자라는 것과 그냥 대학동기들이 집도 가까운데 왜 여기서 자취하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리고 방학때 지방에 집에 내려가는 애들이 부럽습니다. 전 집이 서울임에도 집에 가지 못하니까요.. 그리고 동기들이 물어봅니다. 가끔 집에 가긴 하냐고. 안가는것 같은데.. 당연히 집이 서울인데 간다고 거짓말합니다. 그들이 사실대로 말할 만큼 친한 ‘친구’들이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저에게 사실대로 모든 것을 털어놓을 만큼 친한 ‘친구’들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얼마 전 힐링캠프에 강신주라는 철학자가 나오는 것을 봤는데 거기서 진짜 제가 태어나서 남의 말에 처음 공감했습니다. 가면을 쓰면 끝까지 가면을 쓰고 인생을 쓰라고.. 그리고 원래 가면을 쓰고 사는 사람들은 외로운 거라고..
초등학교, 중학교 때 여자인 친구들에게 저는 제가 제 본 모습으로 진심으로 그 친구들을 대하면 제 뒤로 욕을 하고다니거나 은따(은근한 왕따)를 시키더군요. 저도 그들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그들의 문제와 제 문제가 복합적으로 섞인거겠죠.. 제게도 문제가 없었다고 백퍼센트 배제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말할때마다 조심하면서 말하게되고 말하기 전에 한번더생각하고 말하게되고 .. 뭔가 친해지는데 거리감이 있는 느낌.. 그리고 최소 필요한 정도 만큼만 사귀고요,, 제 나름대로의 방패막인 가면을 쓰고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먼저 상처를 받으니까요.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이 고3때 그 힘든 가정 상황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저를 이해해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지금과 달리 자취를 하지 않아서인지 그래도 의무적으로 고등학교라는 울타리를 매일매일 감으로써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인지 나의 힘든 상황을 누구에게 말할 필요성 자체도 느끼지 못했었던 것 같네요...
지금 되돌아보면 친한 친구 하나 없는 게 저의 행동의 결과라고 볼 수 있겠지만요.. 가면을 쓰면 끝까지 가면을 쓰고 인생을 쓰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과 가면을 썼다가 벗으려니까 인생이 복잡해지는 거라는 말.. 그리고 가면을 쓰고 사는 사람이 외롭다는 말… 그래서 제가 정말 ‘친한’친구 한명이 없는 걸까요. 핸드폰 연락처를 쭉 훑으면 만나서 정말 시원하게 , 개운하게 , 기분 좋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여기서 문제는요...
그런 존재가 제겐 딱 하나 있었습니다. 제 남동생이요. 그래서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남동생이 작년 12월에 걔도 대학생인지라 겨울방학을 맞아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환경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섭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다시 깨달았습니다. 몇 년간 떨어져서 다른 환경에서 살았던 남동생은 제가 생각했던 과거의 남동생이 아니었습니다. 전 우울증인 것 같다며 힘든 사정을 남동생에게 털어놓았습니다. 12월, 1월을 보내고나서 1 년만에 봤으니 2월 한달 동안 너의 일정도 있으니까 미리 정해서 옆에 있으면서 말동무나 기분전환이나 같이 나가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취직공부 때문에 한강이남으로 이번에 새로 원룸이사를 왔는데 여기서 혼자있으면 아는사람도 없고 우울하고 밤에 혼자 있으면 미칠 것 같다고 일주일에 몇번 정해서 밤에 몇번 자고가면 안되겠냐고. 이번에 이사간 원룸이 크니까 침대 밑에 이불마련주겠다고. 2월 말 다시 유학길로 돌아가기 전 남은 약 한달간 동안만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 부탁이 너무 무리한 부탁이었을까요. 동생은 너무 싫어했습니다. 왜 자기가 누나에게 구속을 당해야 하느냐고. 전 처음 그런 동생의 태도에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상황을 모두 말한 상태였는데 그런 반응이 나와서 더욱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저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누나를 이해해달라고. 그런데 동생은 저보고 그럼 누나가 자신(동생)을 이해해 달라고 왜 누나는 자기를 이해해주지 못하냐고 하더군요.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만약 반대로 제 동생이 지금의 저였고, 저에게 힘드니까 옆에 있어달라고 부탁했으면 얼마든지 옆에 있어줄 수 있는데 동생은 그 부탁이 자신의 시간을 구속하는 것으로 느끼나 봅니다.. 그래서 제가 물어봤습니다. 내가 의지하는게 싫냐고. 그런건 아니랍니다. 근데 왜 구속당해야 하냐는 등 이런 말을 쓰냐고. 이런 말을 하는건 내가 너에게 힘들 때 도움을 청하고 의지하는게 싫다는 것이랑 똑같은 것이라고 말하니까 아무말을 못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너의 속마음을 말해보라고 했습니다.
누나랑 있으면 불편하고 눈치가 보이더라고 말을 합니다. 어렸을 때 제가 장난치고 그런 기억이 남아있다고.. 전 보통 누나, 남동생의 남매사이에는 다 그런 수준의 짖궂은 장난은 존재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비아냥거리면서 저에게 이러는 겁니다. 누나가 과거에 그랬으면서 지금 누나가 자기에게 지금 뭘 바라는거냐고. 도움을 바라는거냐고. 누나는 과거에 자기 얼마나 힘들게 했냐고. 자기보고 매정하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예전의 동생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예전이랑 왜이렇게 달라졌냐고 물어봤습니다. 예전에는 어려서 그냥 누나앞에서 기분좋은 척 누나 위해주는 척 했다는 겁니다.. 제가 고3때 힘들었을 때 국제전화로 전화해서 많이 대화했었거든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말이 안나오는 겁니다..
전 지금 정말 정신과상담을 찾을정도로 절박한데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없는데 동생은 제 상태가 장난인 줄 아나봅니다.. 너무 잔인할 정도로 위의 말을 그대로 아무렇지 않게 톤하나 바뀌지 않고 , 흥분조차 하지 않고 냉정하게 말하는겁니다. 제가 정신과치료를 최후의 보루로 삼고 최대한 스스로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서 동생에게 쪽팔림을 무릎쓰고 다 말했는데 동생은 저렇게 나옵니다.. 그럴때마다 누나는 왜 누나만 이해해달라고하고 왜 자신(동생)을 이해해주지 못하냐고 합니다..
예전에 어머니께서 정신이 올바르셨을 때 저에게 동생을 너무 좋아하지 말라고, 너무 퍼주지 말고, 너무 의지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너만 더 상처받는다고요.. 너와는 다르게 동생은 의외로 이기적이여서 매정하다고요... 새삼 그때의 엄마말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저는 그냥 가족간에 남도 아니고 이런 도움은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부탁한건데 제가 이상한건가요?
저는 정말 우울증, 이게 우울증인건지 아닌건지 모르겟지만 아무튼 이 상황을 극복해보고자 마땅히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고 가족인 동생에게 도움을 청한건데 정말 제가 동생을 이해해주지못하고 동생에게 무리한 부탁을 한걸까요 ? 제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