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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있니

널 보려고 쉬는시간마다 왔다갔다거렸었는데.

언제나 이성친구들에게 둘러싸인 널 보고 꾹 참다가 집에 가는 길에 가장 믿는 친구에게 털어놓고 말 그대로 엉엉 울기도 했었고, 그 스트레스로 이주일간 앓아 5kg넘게 몸무게가 줄기도 했었어.

지금 생각하면 아 그 때 내가 널 많이 좋아했구나, 정말 많이 좋아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 널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는 너와 눈을 마주치면 바로 눈을 떼지 못했었고

너를 보면서 너무 아팠을 때는 너와 눈이 마주치면 힘들 것 같아 일부러 고개를 숙이고 다녔고, 눈이 마주치면 재빨리 피했어.

그리고 마음 속이 헤져서 더 아플 수 없을 때, 그래서 오히려 담담해졌을 때는 너와 눈을 마주쳐도 상관 없는 타인을 보는 것처럼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었어. 아니..그렇게 하는 방법을 배워 자기방어를 했다고 해야겠지.

여유가 생긴 지금, 힘든 시기에 내가 네 얘기를 하며 울 때 도와준 친구가 좋아하는 남자애가 생겼대. 그 둘은 원래 아는 사이였으니까, 먼저 전화해보도록 조언을 해주는 것도 가능했고 오늘 결국 전화를 해서 사소한 대화를 나누며 기뻐하는 친구를 보고 나와 같은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계속 도와주고, 먼저 다가갈 수 있도록 자신감도 불어넣어 주려고.

친구가 문득 물어보더라. 내가 연락했으니 이제 너도 연락하라고. 웃으며 넘겼지만 속은 많이 씁쓸했어. 아는 사이도 아니고 인사 한 마디 해본 적 없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남인 사람에게 전화라니. 연결 고리가 하나도 없는 너와 앞으론 볼 기회가 없겠지..

바보같다는 생각을 했어. 공식적으로는 아는 사이도 아닌 너를 오개월 넘게 좋아해서 결국 나에게 남은 건 아픈 기억들과 볼 가능성이 없는 너를 여전히 좋아하는 나더라.

이젠 차근차근 잊어가려고 생각하고 친구한테 물어봤어. 삼 개월 후면 걔가 누구였지? 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친구가 고개를 젓더라. 그 정도로 잊기에는 네가 너무 많이 그 아이를 좋아했었다고.

잊어보려고 노력하려고. 힘들겠지만 오래 보지 않으면 그만큼 잊혀지지 않을까 싶어. 그 동안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적다보니 너무 길어졌네.

내 삶에서 너무나도 힘든 시기에 널 좋아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 널 좋아하며 많이 아파했던 내가 보기에도 아이러니하지만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역시 네가 있어서, 널 볼 수 있어서라고 생각해. 너로 인해 울 때 무의식적으로 들었던 노래는 아직도 들을 수가 없어. 시작하는 음만 들어도 눈물이 나서. 언젠가 너를 잊고, 하나의 추억으로 돌아볼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이 노래를 아무렇지 않게 다시 들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

좋아했어..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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