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 your eyes!"
“Open your eyes!"
“치! 또 꿈이야.”
눈을 떴을 때 모든 것은 또 다시 꿈이었다. 얼음이 부서질 것 같이 시원한 색깔의 꿈은 또 다시 현실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창 너머 풍경은 아직까지 여름방학인 것은 분명했고 개학이 남아 있는 시간들은 그래도 해진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등학교 1학년 17살, 다른 여자애들이 강동원의 사진을 스크랩을 해가며 소박한 꿈을 키울 때 해진은 보다 현실적인 포부를 가졌다.
1.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 끝내주는 남자친구를 만든다.
2. 연령제한 있음: 17세에서 25세까지
아침 식사로 아이스크림만큼 좋은 것은 없다. 해진은 아직 자라고 있고 다이어트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그냥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정해진 시간에 학원가고.
하지만 이번 방학은 다르다. 이상하게 아빠가 오늘부터 학원을 가지 말라고 했다. 학원에 가지 말고 무작정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했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왠지 해진의 이번 방학이 끝나기 전의 남자친구를 만드는 계획이 이루어질 것만 같았다.
며칠 전부터 눈을 감으면 남자친구의 얼굴이 희미하게 보이고 꿈속에서도 나타나 눈을 뜨라고 말해주라고도 했다. 꿈속의 음성은 약간의 저음에 달콤했고 음성에 반해 눈을 떴을 때는 역시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매번 애간장이 탔다.
“아직도 안 나타났어?”
들끓는 마음에 전화벨 소리에 수화기를 들었고 전화를 건 사람은 단짝 친구 해진이었다. 새롬은 수화기를 든 해진에게 꿈 속의 남자를 물어보았다.
“말도 마! 그냥 막 짱 나.”
“그래도 김해진 걱정 마! 딸은 엄마 팔자를 닮는데. 너의 아버지 잘생겼잖아? 그러니까 너도 너희 어머니처럼 아주 잘생긴 남자를 남편으로 맞을 거야.”
“정말? 하지만 송새롬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남편이 아니라 남자친구라고. 난 아직 17살이야. 결혼과 같은 촌스런 상상을 하긴 아직 싫어.”
“히히!! 어린 신부도 있잖아?”
“난 그런 거 안 봐!”
“얼레꼴레리! 김해진이 꼴갑 떤대요. 이 담에 키스도 못할 거면서…”
“송새롬 너야 말로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시집가서 애나 볼 줄 알아!”
“뭐하니? 빨리 준비해야지.”
“아빠!”
새롬과 말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며 티격태격할 때 해진의 아버지가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