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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취준할때 아무도 해주지 않은 이야기들

화이팅 |2014.03.06 13:34
조회 125,239 |추천 510

오늘의 톡이 되었네요... 감사해요 ㅎㅎ

작년의 저를 되돌아보면서 쓴건데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부끄

 

제 얘기를 살짝하자면..

저는 현재 금융공기업에서 RA하고 있고, 또 지금처럼 업무 없을 땐

슬쩍슬쩍 공부도 하고 있어요(공부해도 되는 곳이에요;; 악플 달지 마세요 ㅋㅋ)

 

작년 3월부터 취직하겠다고 맘먹고 한 해동안 학교 다니면서

토익 만들고 hsk 만들고 금융 자격증 6개 따면서

난 대학 4년간 쉰적이 없었는데 왜 인사 담당자들은 내 가능성을 알아주지 않을까

하면서 나라는 사람이 무의미 하게 느껴졌었던 것 같아요

 

또 같은 대학 친구들보다 눈을 낮춰서 냈는데도 불구하고

취직이 쉽지 않아 좌절했던 기억이 있어요

꼭 그렇게 쉽게 빨리 무언가가 되는게 좋은 것만은 아닐텐데요...

 

그래서 저랑 비슷하게 처음 취업준비를 하는 분들에게

힘이 되는 한 마디를 던져보고 싶었어요

저도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 가는 중인데

다른 분들도 화이팅 하셨으면 좋겠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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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취준할 때 아무도 해주지 않은 이야기들


4학년 때 두어 번 정도 학교에서 취업 컨설팅을 받았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을지도..)

'금융권 가고 싶다고요? 꼭 금융권만 고집할 필요는 없어요 넓게 보세요.’ ‘진짜 금융권 가고 싶은 것 맞는지 자신한테 물어보세요. 금융권이 좋기만 한 건 아니에요. 금융권에 맞는 스펙은 아닌데…’

이랬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정말 그들의 말처럼 금융권을 그냥 남의 말 듣고 좋아보여서 선택했을까? 아니었다 난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던 건 경제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굳이 이유를 들자면 많았다. 수학을 좋아하고, 경제학도 좋아하고 회계학도 좀 할 줄 알고, 중국 시장에 관심도 있고 등등.

하지만 그들은 이런 원론적인 근거가 아닌 스펙으로 나타나는 근거를 원했다.

‘회계사 공부하다가 취업으로 돌린지 얼마 안돼서요…^^; 이러이러한 자격증 공부하고 있어요’
-‘그럼 그 공부 더 해서 그냥 회계사 하시지 그랬어요. /그럼 미국회계사라도 따시지 그랬어요./ 지금 공부하는 자격증들 다 못딸거에요.’
돌아오는 허무한 답변에 변명할 필요를 못 느껴 그냥 ‘그러게요’ 이러고 말았다. 그런 식으로 상담하고 발길을 돌렸다.. 하반기 공채가 9월부터 시작한다는 말만 해줬어도 그 날 들었던 말보다 100배 영양가 있었을텐데…(난 하반기 공채가 그렇게 빨리 시작하는지 몰랐다 ㅠ)

어쨌든 결론적으로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여기서부터다. 취업. 어렵다 ㅠ 특히 지금은 상반기라서 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이건 당신이 나태해서가 아니다. 솔직히 정확히 말하면 우리 탓이 아니다. 진짜 넉넉하게 잡아서 40%가 우리 탓이라고 해도 60%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12년간 정규교육 받고, 그 이상의 교육까지 받은 우리가 일 시켜먹지 못할 정도의 인력이라는 건 말도 안된다. 실제로 서울대 법대라도 금융권으로 돌린지 한 달 됐다면 신한은행에 취업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린 능력은 충분히 된다. 근데 사회 구조가 이상해서 가능성을 믿고 일단 뽑아놓고

가르치는게 아니라 가르쳐진 사람을 원한다. 그래서 그 기간이 필요한 것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기간 동안 우리는 게으르고, 제 할 일 못하고, 무능력한 인간이 되어버린다. 옆의 친구를 보면 내가 인사담당자라도 뽑고 싶은데 나는 그렇지 않다. 어영부영 보낸 시간들이 생각난다. 2학년 3학년 때부터 준비했어야 했는데… 학점을 잘 맞았어야 하는데… 영어를 좀 해놓을걸… 그 공부를 하지 말걸, 알바를 하지 말걸, 한 것도 없는데 어영부영 지나갔네, 인문학 고전에 시간 보내지 말걸, 교회일을 하지 말걸, 봉사동아리를 괜히 했어. 학회나 할걸, 전공 아닌 수업을 그렇게 열심히 듣지 말걸, 등등

그런데 지나고 보니 이 어영부영하고 나태했던 시간들은 나를 만들어가는 시간들이었다. 하나도 내 대학 시절에서 없어서는 안될 부분이다. 그건 내 색깔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즉, 극단적인 예지만, 만약 내가 집에서 뒹굴며 노는 시간을 100% 없애고 그 시간에 정말 효율적으로 살아서 취직을 했다면, 중간에 회사에 회의를 느끼고 방에서 뒹구는 시간을 가질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만큼의 뒹구는 것이 내게 필요했고, 그것이 나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것이 봉사가 됐든, 여행이 됐든, 친구를 사귀는 일이 됐든, 꼭 스펙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아도 나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없었다면 난 더 중요한 시기에 그 시간을 찾고자 더 큰 것을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여기까지 온 당신, 충분히 그대답게 잘 살아왔다. 이제 앞으로만 열심히 살면 된다. ‘취직을 해야겠다’라고 맘먹은 시기부터 취직하기 까진 평균적으로 1년에서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스펙도 쌓아야되고 인턴도 해야 한다. 그런데 그 기간 동안 본인이 무능력하고 무의미 하다고 생각하고 조급해하지 말자. 우리는 경제인이기 전에 그냥 Human 이다. 우리는 모두 충분히 열심히 살아왔고, 그것이 눈 앞에 당장 결과로 보이지 않는다고 힘들어할 필요 없다. 어떤 사람이든 당신은 성실히 살아왔다고, 잘하고 있다고, 지금 하는 것처럼만 하라고 격려 받을 자격이 있다. 우리 하나하나는 커다란 보석을 품고 있으니까.

추천수510
반대수10
베플눈큰아이|2014.03.10 09:51
"우리는 단군 이래 가장 많이 공부하고, 제일 똑똑하고, 외국어에도 능통하고, 첨단 전자제품도 레고블록 만지듯 다루는 세대야. 안 그래? 거의 모두 대학을 나왔고 토익점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자막 없이도 할리우드 액션영화 정도는 볼 수 있고 타이핑도 분당 삼백 타는 우습고 평균 신장도 크지.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고, 맞아, 너도 피아노 치지 않아? 독서량도 우리 윗세대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아. 우리 부모 세대는 그중에서 단 하나만 잘해도, 아니 비슷하게 하기만 해도 평생을 먹고 살 수 있었어. 그런데 왜 지금 우리는 다 놀고 있는 거야? 왜 모두 실업자인 거야?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한 거지?" - 김영하, 저도 취준생인데,,, 저 말듣고 눈물이 찔끔 나더라고요.;;;;; 취준생 여러분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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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취준만두번|2014.03.10 08:52
님 얘기가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왜냐면 제가 금융권을 준비해서 실제로 증권회사에 취업했었습니다 금융관련과를 나왔고 자격증도 거기에 맞춰서 준비를 했었죠 근데 막상 들어가서 일을 하니 제가 생각하고 원했던 업무가 아닌데다가 영업을 해야 하는 직군이 아니었음에도 영업압박에 시달리면서 회의감이 들었죠 증권회사 상품은 고위험이 많다보니 내적갈등도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퇴사하고 또다시 취준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만두고 취업준비를 하고 있지만 성과를 낸건 없습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과 관점이 너무나 달라졌습니다 더 넓게 보게되고 다양한 직군이 있다는걸 이제 알았죠 그리고 여러가지 공부를 해보면서 저한테 맞는 직무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격증도 공부하고 있구요 남들이 봤을땐 놀고먹는생활 일수도 있고 직장인들이 보기엔 한없이 부러울수도 있습니다만 한번더 하라고 하면 못하겠네요 ㅎㅎ 심적으로 많이 힘든건 사실입니다 ㅎㅎ 그래도 이시간들이 결코 헛되진 않아요 ㅎㅎ 제가 이렇게 쉬어본적이 단한번도 없어서 그동안 알바라도 해서 돈을 벌었거든요 ㅎㅎ 제 인생의 마지막휴가라고 생각하고 더 파이팅 해볼랍니다 ㅎ 모든 취준생분들 꽃피는 봄 머지 않았습니다!! ㅎㅎ
베플여자|2014.03.07 14:47
하....이글을 읽고 너무 고맙고 진짜 힘나요. 진짜.... 계속 내가지금잘하고있는건가.. 매일매일 걱정속에 숙면한번못하고 살았는데.. 고마워요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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