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하다보니 어느덧 장문이 되었네요. 읽어주시는 분들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질타나 조언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6개월 남짓을 함께 한 사람이 있습니다. 저에게 너무나도 헌신적이었던 사람이에요. 그 사람의 우주의 중심을 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저 역시도 그 사람한테 주변 사람들도 대단하다 말할만큼 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사람의 존재가 어느날부터 당연시하게 여겨져 곁에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잃을 즈음에 권태기가 왔어요. 한 번은 시간을 갖자고 했을 때 남자친구가 잡아서 다시 만나게 되었고, 그 다음에 제가 다시 헤어짐을 고했을 땐 잡지 않더라구요.
직장동료라 매일같이 얼굴을 봤어요. 지금은 제가 다른 곳으로 옮겨서 볼 일이 없지만, 그래서 이동 전까지는 이별 후 밥 먹을 기회가 또 있었을 때, 그 때마다 그 사람이 물어보더라구요. 자기한테 하고 싶은 얘기 없냐고. 저는 그럼 저한테 할말 없냐고 반문했구요.
그러다가 이별 3주 후에 후폭풍이 격하게 몰아쳐 정말 열심히 잡았습니다. 남자친구가 이제는 저한테 믿음이 가지 않는다며 카톡이고, 전화고 다 씹고, 직장에서도 저를 본체만체 하는거 집 앞으로 저녁에 달려가서 겨우 잡았어요. 펑펑 울기만 하는 저를 안아주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곧 이동하게 되니까 일단은 우리 관계를 좀 더 지켜보자고 하더라구요. 저는 우리 관계를 확실히 하기를 바랐지만, 그 사람이 일단은 더 지켜보고 싶다고 말해서 알겠다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그 사람 생일도 함께 보내고, 또 만나서 밥도 먹었어요. 손도 잡고 뽀뽀도 하고, 마치 연인처럼 다녔습니다. 그 때 그 사람이 저한테 만약에 너한테 나보다 더 괜찮은 사람이 나타냐면 그 때도 나를 선택할거냐고 물어보더라
구요. 저는 그런 일도 없을 뿐더러, 그렇다 하더라도 그를 선택하겠다고 얘기했구요.
카톡을 적당히 다정하게는 보내주지만 제가 장문으로 길게 보내면 단문으로 짧게 보내고, 또 보고싶다고 만나자는 제 얘기에도 확답 없는 그의 모습에 서운해졌습니다. 평일에 만나자고 했을 때도 그렇고, 또 우리 화이트데이날에도 만나자고 했더니 그날 약속 없으면-이라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 나랑 약속 잡으면 되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그 날 상황이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건데 어떻게 약속을 확실히 잡느냐고 얘기하는 모습에 서운해졌습니다. 그래서 왜 나와 약속을 확실히 잡으려고 하지 않느냐, 서운하다고 남자친구를 몰아붙였어요. 난 도대체 너의 마음을 모르겠다고, 그랬더니 나랑 만나기 싫다고 하더라구요. 몇일 전까지도 다정히 손 잡고 다니던 사람이 그렇게 얘기하니 이해가 되지 않아 이유를 얘기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제 카톡을 봤다고, 그래서 너를 이제 믿을 수가 없어져버렸다고 하더라구요.
헤어지고 나서 허전한 마음에 소개팅을 급으로 두 건 정도 받았었는데, 차 안에서 제가 피곤해서 잠든 사이에 저를 데려다주었던 남자친구가 소개팅남들과 했던 제 카톡을 봤나봐요. 그래서, 이제는 저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대요. 그 이후로는 그 사람 카톡이나 전화는 다 무시해버리더라구요.
그 사람 없이는 도무지 살 수 없을 것 같아, 그렇게 통화하고 이틀 후에 연락 닿지 않는 그를 만나기 위해 그의 집 앞에 가서 기다렸어요. 다행히 그 사람 퇴근시간전에 도착해서 거의 기다리지 않고 만날 수 있었구요. 그와 저녁을 함께 먹고, 대화를 하려고 하는데 그 사람은 제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더라구요. 더 이상은 저를 믿을 수 없다, 그래서 만날 수 없다고. 그리고 우리는 맞지 않는다고. 눈물로 그를 설득하려 했으나 설득할 생각이라면 집으로 가라고, 짜증만 내는 그의 모습에 가슴이 서늘해졌습니다. 그 사람 보여주려고 편지도 여러 장 써갔는데, 제가 제 편지만큼은 읽어달라고 했더니 편지 읽는 중에는 중간 중간 미소도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일말의 희망이 저에게 싹텄었는데, 그는 앞으로 저를 믿지 못하겠어서 더 이상 못만나겠다고 하더라구요.
믿음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마지막에 버스정류장에 데려다 줄 때까지 내내 저에게 차가웠어요. 그럼 저한테 마음이 돌아선 이유를 말해달라는 저에게(이건 제 명백한 실수네요ㅠ_ㅠ) 제 이런 점이 자기랑 너무 안맞는다고, 싫다고 더 이상 저와 말하기 싫다고 차갑게 돌아서는 그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사람이 보고싶고, 잊혀지지 않네요. 이 글을 쓰기 전에도 그 사람에게 닿지 못할지도 모르는 편지를 또 두장씩이나 쓰고 있는 제 자신이 눈물 겹네요.
정신 없이 쓰다보니 두서 없는 글이 되었어요. ㅠㅠ 저 과연 재회할 수 있을까요. 기다리면 연락이 올까요. 우울해질때마다 네이트판과 파우더룸 글들을 보면서 위로받고 있어요. 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