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미스드 랜드 (Promised Land, 2012)
구스 반 산트
맷 데이먼, 프랜시스 맥도먼드, 존 크라신스키, 로즈마리 드윗, 할 홀브룩
★★★☆
구스 반 산트와 맷 데이먼이 다시 만났다.
승진을 앞둔 에너지 기업 '글로벌'의 협상전문가 스티브(맷 데이먼)가
천연가스가 매장된 시골 맥킨리에 파견나와 순박한 농민들의
채굴 동의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린 영화.
여러모로 <에린 브로코비치>가 떠오르는데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실화만이 줄 수 있는 리얼한 감동도 없고 드라마틱하지도 않다.
하지만 주요 캐릭터 몇몇을 제외한 등장인물들을
거의 다큐에 가깝도록 무덤덤하게 그려 오히려 실화만큼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스티브(맷 데이먼)의 캐릭터가 흥미롭다.
행동이나 던지는 대사들을 보면 속물에 가까운데,
스티브 그 자체가 그런 인물이라기보다
그의 처한 상황과 위치가 그를 그렇게 되도록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의도적인지 아니면 맷 데이먼이 연기를 하기에 그렇게 보이는건지 애매하다.
이는 계약서를 두고 혼란스러워 하는 농민들을 보며 흔들리는,
결정적으로 자신이 몸 담고 있는 기업에게 뒤통수를 맞고 각성하는
그의 유동적인 감정변화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스티브의 동료로 등장하는 수를 연기한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오묘하게 오가며 노련한 연기를 보여주고,
노장 할 홀브룩은 초반 극의 긴장을 한껏 불어 넣어준다.
<인투 더 와일드>에서 내 눈물을 쏙 뺐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른다.
환경운동가로 등장해 스티브의 반대편에 서 농민들을 설득하는
더스틴 역으로 존 크라신스키가 등장한다.
스토리를 풀어가는 핵심 역할을 맡았는데,
후반부에 가서 그 정체가 드러난 후에도 마치 스티브처럼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짤막한 여운을 남긴다.
영화는 스티브의 선택을 전적으로 옹호하며 끝을 낸다.
관객에게 판단을 맡기지도 않으며 처음부터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뻔하지가 않은 건 기본을 생각하게 만든 감독의 역량때문이 아닐까 싶다.
bbangzzib Ju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