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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지 1년이 됐습니다.

|2014.04.03 17:33
조회 2,426 |추천 9
스물 넷의 남자입니다.어느새 완전히 잊혀 잘 지내고 있는 저를 보면서1년이 지나면 남자가 어떻게 변하는지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케이스를 알려드리고자 해요.그냥 이럴 수도 있겠구나, 아 나도 그 여자 잊고 잘 살 수 있구나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모두가 그렇듯 헤어지는 데는 큰 이유가 없습니다.마치 원래 그래야만 했던 것처럼 말이죠.되돌아보면 헤어진 지금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아 슬퍼지기도 합니다.이유도 모른 채 헤어진 저로서는 그게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모두가 여자를 부러워 하고 시샘마저 할 정도로, 전 한다고 최선을 다했던 것 같은데무언가 부족했었나 봅니다.2년 가까이 되었을 시점에도 아침에 보러 나갈 때마다 오늘은 무엇을 입고 가서 만날지 고민 할 정도로 매일이 설레던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일방적으로 한 쪽이 좋아해도 인연이 아닌 것은 아닌가 봅니다.

봄날 어느날 갑자기 헤어졌습니다. 밥먹고 나니 카톡으로 통보가 와있었습니다.몇 번을 잡아도 그녀는 같은 말만 할 뿐이었습니다.그렇게 갑자기 큰 아픔을 겪은 저는 슬픔에 못 이겨 폐인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저는 그 뒤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였고, 지금은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있습니다.아직 학생인 그 사람은 어느덧 새 남자친구가 생겼으며 얼핏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꽤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헤어진 지 몇 달 안되어서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을 여자라면, 내가 누가 봐도 꽤 괜찮고 매력 있는 사람을 오랜 기간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엔 많이 아팠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마음이 아파 밥도 못 먹고, 억지로 먹다가 토할 정도로 하루 하루를 고통에 겨워 살았습니다.그렇게 아픔에서 겨우 헤어 나올 때, 남자 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무너지기를 수 십 번 아니 수 백 번 이었습니다.돌아오는 꿈도 많이 꿨지만, 다시 헤어지는 꿈을 많이 꿨습니다. 아침부터 울면서 일어나는 경험은 아마 당분간 못하겠지요.

차라리 죽어볼까 했지만 그 사람이 자신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는 죄책감에 평생을 살아갈 까봐 그러지도 못했습니다.제발 떠나는 이유라도 알려 달라고 붙잡았지만, 돌아오는 말은 무응답이거나 그냥 마음이 떠났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 하루 버텨가며 1년이 지났습니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1년 전의 내 모습과 비교해보니 많이 변한 것도, 변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아직도 하루에 한 번쯤 생각이 납니다. 한 번 씩 다시 재회하는 꿈도 꾸고요.그러나 이제는 다시 돌아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설령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이어지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또한 살면서 한 번 쯤이라도 마주치길 바란다는 노랫말과는 다르게정말로 단 한 번도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

미움만 남았느냐고요?그렇지도 않습니다. 참 사람의 감정이란게 묘하게도, 20대 초반의 내 인생을 장식해준 그 사람에게 너무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가 아름답고 행복하던 그 시절을 아름답게 기억합니다.그러나 그만큼 마지막이 아팠다는 것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 번씩 소개팅도 하고 잘 삽니다. 아직 잘된 적은 없지만 다시 한 번 그때처럼 하루 하루 정성을 다해 행복하게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길 바라고 있습니다.다시는 누군가를 그렇게 좋아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사랑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나 봅니다.

어떻게 이겨냈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그저 하루 하루 겨우 버텨냈을 뿐입니다.그렇게 1년이 지났고, 어느 순간 나는 꽤 그럴 듯 하게 살고 있을 뿐입니다.아무 것도 없는 평범한 제가 이렇게나 잘 하고 있습니다.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버티세요.
추천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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