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21살 여대생입니다.
부산출신이라 지금 혼자 학교 근처에서 자취중인데
제가 어제 너무 소름끼치고 기분 나쁜일을 당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범죄와 관련된 일일 수도 있어서 혹시나 다른 피해자 분들은 없으셨으면 하고
또, 다른 분들도 이런 일을 겪으셨는지 궁금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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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전 1시경 001 591 5 937 848- 라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십대 때 미국에서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국제전화는 왠만하면 받는 편이기에
방에서 뒹굴거리고 있던 저는 별 의심없이 그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건 남자는 뜻 밖에도 한국인 이였고,
굉장히 친근한 듯이 제 이름을 부르며 잘 지내냐고 물었습니다.
아니, 사실 지금 곱씹어보면 굉장히 부자연스럽게 제 정보를 나열하며
제가 아는 지인인 척을 한것이였죠.
처음에는 계속 xx대학교 다니는 누구누구!!, 잘지내냐.
내가 누군지 알겠느냐, 지금 미국에 있고 니가 아는 사람이다.
경영학과 선밴데, 모르겠느냐..
뭐 이런 말로 자꾸 자기를 맞춰보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제가 미국에 지인이 없었다면 바로 알아 챘을텐데..
공교롭게도 제게는 어린시절부터 오랬동안 알고 지내온 몇년간 유학중이였던
친구가 있었고, 당연하듯 장난기 많은 그 아이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그 아이냐고 물어봤더니 웃으면서 그걸 이제 알았냐고 하더군요.
(사실 생각해보면 굉장히 자연스럽게 웃으며 맞다고 했던 이 부분이 정말 소름끼칩니다.)
전화도 안한지 몇달되어서, 목소리가 왜이렇게 바꼈냐고 했더니
편도선이 부었다고, 아프다고 했습니다.
그 아이라고 생각을 하고 들으니 어쩐지 말투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저는 무척이나 반가워 재잘재잘 떠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갑자기, 자기가 전화한 이유가 다름이 아니라
누굴 소개시켜 주려고 전화를 했다고 하더군요.
미국에서 알고지내던 형인데, 굉장한 집안에 사업가다.
경영 쪽으로 권위있는 대학을 나왔고 자기한테는 엄청 좋은 인맥인데
지금 그분 큰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한국에 잠깐 들어가있는 김에
널 소개시켜주려고 한다.. 내가 경영을 정공하니 조언도 받고 앞으로도
취업할 떄나 여러가지에 크게 도움이 될 사람이다..뭐 이런 내용이였습니다.
제게 좋은 인맥을 쌓게 해주고 싶다고 하더군요,
처음에 솔직히 솔깃했습니다.
평소에도 유학을 오래해보니 주위에 엄청난 집안에 자제가 많다며
그런 인맥에 대해서 종종 얘기해오던 친구라 당연한 듯 믿었어요.
그런데 어감이 자꾸 보니, 순수한 의도의 인맥 쌓기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한편으로 제게 도움도 되겠지만, 여자 대 남자로도 살짝 소개시켜 주고 싶다는 듯 이야기 했어요.
사귄지 얼마 안된 남자친구이 있었기에, 그런 의도를 느끼자마자
저는 아직 그런 인맥의 필요성을 못느낄 분더러 어색하게 일부러 만나보고 싶지않다고
딱 잘라 거절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더 가관은, 나이는 34살인데 그렇게 보이진 않는다,
그 사람이 너처럼 서구적인 체형을 좋아한다-
(제가 키도 크고 하체가 튼실한 편인데ㅋㅋ, 그걸 알고있다는 듯 이야기 했어요)
그 때부터 불쾌할 정도의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황급히 말을 돌리며 여자친구에 대해 물었더니
내가 알다시피 오래 사귄 사이라 지겹다,
니가 친구이니 말하는 것인데- 라며 잠자리에 관한 야한이야기를 쏟아놓기 시작합니다.
그 때부터 뭔가 심각하게 이상한 점을 감지한 저는,
정색을 치며 그런얘기를 왜 내게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그 사람이 제 친구가 아니라는 생각은 확실히 들지는 않았어요.
그냥 오랬동안 미국생활을 하더니 변했나, 싶은 생각이 들며 혼란스러웠죠.
(너무 자연스럽게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와 이런저런 얘기를 잠깐잠깐 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또 피곤하니까 빨리 끝내자, 그러니까 결론은 내일 그 형을 만나겠느냐.
강남쪽에 살 것이다, 내일 뭐하느냐 한번 만나나 봐라.. 이렇게 자꾸 말을 돌립니다.
제가 우물쭈물대니까 갑자기 전화가 뚝 끊겼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해서 연락처 기록을 살펴보니, 제가 전화받기 직전에
이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의 부재중 통화가 한 통 들어와 있었는데
번호가 같은 001으로 시작하지만 완전히 다른 번호인 겁니다.
그리고 또다시 전화가 왔어요.
그 번호는 또 다른 제 3의 번호더군요,

그때부터 좀 소름이 끼치기 시작하면서, 저는 받자마자 그 사람에게
제친구 이름을 대며, xx 아니지? 라고 묻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능청스럽게 대처하더군요, 그 아이처럼 하하하 웃으며 아니면 누구냐고..
그래서 제가 그럼 너에 대해 이야기를 해봐, 너 무슨대학이야?
라고 물으니 무슨 얘기..이러다가 뉴저지대학인가?라고 하더니 뚝 끊더군요..
그 세가지 번호로 다시 전화를 해보니
하나는 짧은번호라 연결이 안된다, 하나는 없는 번호다
그리고 하나는... 외국어였어요, 일본어 중국어 영어가 아닌 동남아어 같은..
좀 무서웠지만, 정말 그 친구일 수도 있고.
아니면 유출된 개인정보로 걸려온 장난전화라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날 페북메세지로 확인해보니, 그 친구는 확실이 아니더군요.
그리고 나서 너무 소름끼쳐 천천히 곱씹어보니,
그냥 장난전화라고 하기엔 너무 이상한 점이 많았습니다.
1. 제가 먼저 아는 지인의 이름을 대도록 의도적인 유도를 하였고,
그 후엔 마치 그 사람인 척을 하며 소름끼치는 연기를 펼쳤습니다.
(제 안부에 대해 묻기도, 남자친구에 대해 묻기도 했어요.)
2.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주선하려고 하였다는 점.
(그게 목적인 듯 다른 말을 하다가도 계속 말을 이쪽으로 돌렸습니다.)
이 점이 가장 걸립니다. 만약 제가 혹해서 한번 만나보겠다고 했으면...
누구를 만나게 되었을지,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겠어요.
3. 제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점.
물론 페이스 북이나 이런 것을 악용한 것 같은데, 처음부터 믿음을 주기 위해서였는지
친근하게 이름을 묻고, 학교이름을 대고, 제 나이도 알고 있었습니다.
4. 외국에 사는 척 국제전화로 전화가 왔었다는 점.
솔직히 지금 드는 생각은, 조선족이나 그런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 많이 듭니다.
저를 어떤 장소로 꼬여낼려고 했다는 점에서 자꾸 요근래 인터넷에서 떠돌아 다니는
인신매매를 연상케 해서...아 생각만해도 너무 무섭습니다ㅠ
5. 능청스럽게 친구라서 얘기해 준다며 자꾸 야한 얘기를 했다는 점.
심지어 제가 퉁명스럽게 받아치니 "너는 여전히 왈가닥이네"하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신체적 특징을 알고있는게...
물론 그냥 맞춘걸 수도 있고 (친구와 그 여자친구가 오래된 사이를 맞췄듯)
SNS사진을 본 걸 수도 있지만, 전 SNS에 그런 특징이 드러나는 사진을 올린적이 없었거든요.
마치 아는 사람처럼, 서구적인 체형에 엉덩이어쩌고 허벅지 어쩌고...
혹시라도, 아는 사람인가- 혹시라도 저를 본 사람인가.
몇달간 미행하여 여자를 잡아가는 인신매매 사건도 있었다고
누가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그럴때면 자꾸만 생각이나 미치겠습니다.
한번도 그런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도, 무서웠던 적도 딱히 없었는데
이번일로 혼자사는데 너무 무섭고 별의 별 생각이 다드네요..
새로운 인신매매 수법인지, 아니면 제가 너무 과민반응을 하는 것인지..
이런 번호는 신고할 때가 없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ㅠㅠ
여러분도 혹시나 조심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