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지 3개월.
개강전에는 자주 만나 여기저기 놀러가고,
멀리 여행도 같이 가고 했습니다.
학기가 시작하고 나니, 저는 여친보다 학년이 높아 학업적으로 할 게 많고
많은 아르바이트에 봉사활동 등으로 우리 만남에 이전만큼 시간을 주지 못했죠.
그 친구는 학교 근처에 사는 데 반해 저는 집도 멀어서,
일 끝나고 저녁에 만나면 항상 피곤한 모습에, 얼마 되지 않아 일찍 집에 가야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점들이 여자친구를 힘들게 했나 봅니다.
한 번은 여자친구가 저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것 때문에 만남이 우울하고,
큰 고민이고, 스트레스라는 걸 이야기한 적도 있구요..
저는 나름대로 최대한 쓸 수 있는 제 개인 시간은 여친에게 돌리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여친도, 제가 바쁘다는걸 고려해서 자신의 생활도 정말 많이 맞춰주었죠.
저와 그녀는 연애관에 있어서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일단 저는, '애인'이라는 존재는 너무나 값지고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이지만
그 존재와는 별도로 나의 생활, 개인의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의였습니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정말 좋지만, 다른 일들 때문에 혹여 만나지 못하게 된다면
못 보는 동안 애틋한 마음을 키워 나중에 만날 수 있을 때 보면 되는구나, 하고...
결국, 여친과 동시에 다른 일들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죠.
여자친구보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더 현실의 것들을 고려하고 챙기는 경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반면 여자친구는,
스스로도 여러번 '같이 시간을 보내야 애정이 쌓이고 유지된다'라고 말할 만큼
함께 있는 시간을 중요시했던 친구입니다.
그녀가 필요로했던 시간 만큼, 제가 잡아주지 못한 것이죠.
제가 다른 일로 많이 바쁘고 시간이 부족한 걸 머리로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마음까지 순응하기는 힘들었나 봅니다.
시험기간을 지나다보니 서로 대화나 만남이 좀 더 줄었어요.
어영부영 그 기간이 지나면서, 그녀가 평소보다 저 말고 다른 사람 (친구, 선후배 등)과 보내는 시간이 전보다 많아졌더라고요.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잘 챙기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사이에,
연락이 비교적 뜸해지고 저에게 덜 신경쓰는 것 같은 찰나에,
그녀의 맘속에선 점점 제가 지워져갔다고 해요.
제 얼굴을 보기가 미안할 정도로... 요즘 자기의 마음이 떠나간 것 같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현재는 서로 만나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 오래 되진 않았네요. 일주일도 아직 안 되었으니까.
자신의 떠나가는 마음, 초기에 말해준 그녀가 참 고맙기도,
너무 갑작스레 그리고 너무 빨리 그런이야기를 들어 야속하고 밉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제 손을 잡아주고 안아주고 했던 것이 모두 거짓이었는지.. 배신감도 들고요.
따로 떨어져 지내다가, 저를 그리는 그녀의 마음이 좀 회복되면 다시 만나기로 했어요.
긍정적으로 전개되기 위해선, 그녀의 마음이 일시적이었던 것이어야 하죠..
하지만, 그 친구는 만날수록 애정이 쌓이는 친구인데.. 과연 만나지 않는 시간동안 어떻게 다시 그리워할까 싶기도 하고
추억의 힘이란 게 그녀를 다시 돌려세울 수 있을만큼 강한지도 잘 모르겠네요
바쁘지만서도, 서로 이것 저것 계획하고
제 나름대로도 함께 더 즐기고 공유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이 친구 만나기 전에 혼자인 시간이 길었어서 그런지
잘 해주고 싶어도 뭔가 항상 부족했고 맘대로 되지 않은 부분도 많고 해서 더 아쉽네요.
그래도 계속 연락하고,
이전처럼은 자주, 가깝게는 아니지만 간간히 얼굴이라도 보고
심경 변화에 대해 조금씩이라도 이야기하고
하는 것이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떠나간 사람한테 매달리는
구차한 짓이 될까요...
저조차도, 지금의 이 아픈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면
점점 그녀가 잊혀져갈 것만 같아 슬픕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