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이렇게 궁상맞게 사는건지..
쑤
|2014.06.03 16:53
조회 129,956 |추천 289
안녕하세요. 부산에 사는 22살 여대생입니다.이전에는 고민이라고도 생각되지 않던것이 요즘 절 너무 힘들게 하네요..
저희 가족은 부모님 그리고 6살차이 나는 여동생, 저 이렇게 넷입니다.부모님께선 연세가 있으셔서 아버지는 퇴임 후 집에 계시고, 어머님은 일주일에 두세번씩아는 지인의 식당일을 도우시고 계십니다.이렇다보니 저희집 형편은 좋지 않을수밖에 없죠.
고등학생때도 친구들이 번화가나 가까운 지역으로 놀러갈때, 저는 그중 열에 아홉은 빠지면서공부와 주말 아르바이트를 함께했습니다. 하지만 그땐 조금의 불만도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분위기라는게, 놀러갈때 빠진다고 해서 친구들 사이가 멀어지거나 하지도 않았고,서로의 집을 오고가거나 학교 내에서도 충분히 친분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죠. 학교와 알바를 같이 해서 몸이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행복한 시절이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하려고 했지만, 부모님께서 대학은 필수라고 계속 설득하셔서결국 부모님의 통장에서 몇백이라는 등록금을 꺼내가며 사립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국립에 가지 못해서, 없는 형편에 비싼 사립 등록금을 깨게끔 해드려서 너무 많이 죄송스럽고.. 가슴이 찢어질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2년간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반액 장학금을 타고, 나머지는 알바한 돈으로 매꿔가며대학 생활을 했죠. 제 생활패턴자체는 고등학생 때와 별반 달라진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3학년이 되기까지 너무 힘들었던 점은 인간관계와 대학 내에서의 생활이었죠.고등학교 동창들은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멀어지게 됐고, 연락도 끊겼습니다.그래도 최근까지 연락 이어가고 있는 친구들과의 만남이나 여행은 번번히 제 알바 시간과 겹치거나 돈이 부족해서 저만 빠지는 횟수가 늘어갔고 그러다보니 뭔가.. 저는 그 무리들에서 꼽사리 껴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어쩌다 한번씩 같이 만나게 되면, 온통 제가 없을때 오고갔던 제가 모르는 이야기들뿐..여행같은 사진도 항상 제가 없는 사진들뿐..
대학생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오티, 엠티 단 한번도 간적 없었고단합회도 1학년 초반 한번 빼곤 참석한적이 없습니다. 역시 같은 이유에서구요.대학교에 오니 친구들끼리 놀러가는 스케일도 엄청 커져서, 한번 놀면 기본 2,3만원씩은 깨지더라구요.. 지금 대학 무리친구들이랑 함께 논건 2번 뿐입니다..
점심도 처음엔 같이 학교근처에서 사먹다가, 나중엔 돈이 부족해서 편의점에서 먹지 않겠냐고물었더니 친구들은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이틀이지편의점을 지겨워하는 친구들 눈치가 보여서 도시락을 싸와서 혼자 먹거나 굶는 날이 늘어갔습니다. (저희 학교근처 식당은 1인1식이 필수고 외부음식 반입 금지라서..)
또 그런것들이 자존심은 상해서 친구들에겐 급한일이 있다고 하거나, 혼자 밥먹는 친구가 불쌍해서 같이먹어주러 가야한다고 핑계대며 자리를 뜹니다.이 생활이 반복되면서 대학 친구들은 그냥 수업시간때만 보는 그런 친구로 각인됐습니다.
그러다 문득 어제 평소처럼 혼자서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를 사먹고 있는데,날씨때문인지 계속 꿀꿀했던 기분에 알바하면서 힘들었던 생각, 그리고 창밖으로 지나다니는다른 아이들의 유행옷, 신발, 지갑, 가방 같은 것들을 보며 우울한 생각들이 복합적으로 섞이면서 눈물이 터져서 결국 다 못먹고 근처 화장실에 가서 펑펑 울었습니다.
그 때 당시는 정말 온갖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다른 친구들은 용돈도 받고, 놀러도 다니는데 난 왜이렇게 사는걸까''나도 용돈 조금이라도 주실 수 있냐고 여쭤볼수라도 있는데 왜 혼자 말도못하며 궁상떠는걸까''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취업이나 바로 할걸''이렇게 아둥바둥 살아서 나한테 남는건 대체 뭘까'
그렇게 수많은 생각들을 하다보니 진짜 아끼고 아껴서, 벌고 벌어서 수중에 남는 돈은단 1원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등록금, 차비, 얼마안나가는 식비, 집 생필품들로 다 나가는 돈..돈이라는게 너무 원망스러웠고, 그때 부모님 고집 꺾고 취업하지 못한 저도 원망스럽고,아주잠깐 부모님에 대한 원망도 생겼습니다.
저도 남들처럼 맘편하게 연애좀 하고싶고, 여행도 가고싶고, 예쁜 옷과 신발도 사고싶습니다.여러곳 놀러다니며 친구도 많이 사귀고 싶고, 주말엔 집에 누워서 티비 보고 낮잠도 자고싶고가족끼리 가까운데라도 놀러가며 사진도 많이 찍고, 추억도 쌓고싶습니다.
어쩌면 저보다 더 힘들게, 어렵게 사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저참 철없고 욕심 많죠..?제 동생이 후에 커서 저처럼 힘들게 살지 않게 하려면.. 우리 부모님 더 나이드시기 전에제대로 된 여행한번 시켜드리려면.. 제가 더 열심히 해서 어서 취직해서돈을 많이 버는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뿐이네요.
바로 그게 정답인데.. 저는 자꾸 이세상 모든것들에 대한 서운한 마음만 생기고.. 휴
저도 모르게 또 울컥해서 장문의 글을 쓰게 됐네요.. 하소연 끝까지 봐주신 분들께감사의 인사 드리고 싶어요.
불가능하다는 걸 알지만, 이세상 모든 사람들이 힘들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다들 힘내세요ㅜㅜ 화이팅!
- 베플흠|2014.06.0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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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잘살아온건 칭찬해주고싶어요 그렇지만 대학생활 친구들과의관계도 중요한것중 하나죠 억지로 만들고맞출필욘 없지만 님 상황을털어놓고 의지할수있는친구 한둘정돈 만들려고 노력해보는게어때요? 앞으로의생활에도 많은힘이될거에요
- 베플호잇|2014.06.0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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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제가 부끄럽네요. 항상 행복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 베플와우|2014.06.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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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10만원 갚아봤자 티끌이죠, 그 티끌 본인에게 투자하세요. 현명하게 쓰라는말이에요 주말, 평일 2~3회 알바 하면서 대학4년동안 미친듯이 놀았었어요^^; 밥은 사먹기도 했구, 돈없을땐 동기선배후배들이랑 도시락싸오자고해서 같이 먹기도했구요 학비는 대출로 남겨두고 1년 휴학동안 알바하면서 절반 한꺼번에 갚았어요ㅋㅋ 이후에 알만한 기업 취업해서 금방 다갚았구요 코앞만 보지마세요 멀리보세요, 분명 님은 충분히 사랑받고 살 수 있는 사람이에요 즐겁게사셔요^^
- 베플R|2014.06.0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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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제 서른줄을 바라보면서 느끼는겁니다. 나중에 다 보상받으면 되겠지 더 여유가 생기면 그때 놀면 되겟지. 하다간 세월 다가요, 제가 슴살초반에는 친구들하고 나뭇잎 굴러가는것만봐다 깔깔대고 신났는데. 이젠 회사에 치이고 사회에 치여서 그럴일도 없네요,,, 근대 벌서부터 그렇게 치여산다니까.. 조금안쓰러워요 물론 그렇다고 지금형편에 신나게 놀고 부모님께 용돈을 달라고 하지 못할 성격이란거 알거 같아요,. 그래도 아주 가끔은 ,,, 한달이 힘들면 두어달에 한번쯤은... 님을 위해 시간을 갖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노는데도 시간과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집에 생필품은 좀 부모님께 맡기시고 알바비에서 조금은 님을 위에 남겨두셨다가 가끔 바람도 좀 쐬고 그나이에 어울리게 하루쯤은 보상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