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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남자친구가 재회하자고 연락이 왔어요. 그런데 믿을 수가 없는 상황.

머리아픔ㅠㅠ |2014.06.10 21:28
조회 12,865 |추천 3

헤어지고 나서 헤다판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두달동안 정말 많은 글을 읽고 위로가 많이 되었어요.

여기에 제가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조언을 듣고 싶기 때문입니다.

길지만 꼭 읽어주세요!!

 

 

 

우선 만난지는 3년 되었고 3월말에 헤어졌으니 2달이 조금 넘었네요.

누구나 그렇듯이 처음엔 우리가 정말 운명처럼 만났다고 생각이 들었고 서로가 인연인줄 알았고 결혼까지 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직장을 서울로 옮기게 되면서 좀 문제가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밤11시에 끝나는 직업이라 평일엔 아예 만나지 못했고 주말에도 토요일은 수업이 있고 하루 쉬는 일요일마저도 항상 볼 수 있었던 건 아니에요. 2주에 한번, 3주에 한번 꼴로 만났고. 오래된 커플이다 보니 데이트보단 거의 지인 결혼식에 같이 가거나 친구들 모임에 같이 가는 그런 사이였어요. 게다가 주변에선 거의 저희가 결혼할 것처럼 알고 있었고, 그럴 정도로 모든 친구 결혼식과 모임에 항상 같이 다녔거든요.

 

저희가 자주 싸우는 편이었거든요. 그러다가 홧김에 헤어지고 금방 다시 만나고 이렇게 반복하던 사이여서 아마 남자친구도 많이 지치고 힘들었을 거예요. 저도 많이 힘들었구요.

남자친구가 다혈질이라 싸우고 화가 나면 항상 헤어지자고 말하는 입장이었고 저는 홧김에 말하는거 아니까 그냥 기다려줬어요. 알겠다고 하고 일단 화를 가라앉히고 다음날이나 다다음날 연락을 하면 항상 받아줬으니깐… 그거에 대해선 그냥 이해하고 넘어갔어요.

 

그러다 작년엔 부쩍 자주 싸우다가 서로 시간도 갖아보고 서로에 대해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이제 남자친구 나이도 올해로 서른이어서 결혼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당장은 못하더라도 자신이 2년 동안 대회준비하고 나서 천천히 하자고.(운동하는 사람이거든요) 저도 지금 8월 졸업예정인 스물여섯 취준생이기 때문에 결혼이 급한 것도 아니고, 알겠다 기다리겠다고 했죠.

그리고 운동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아내는 아니지만 내조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끔 밥이랑 반찬도 해주고, 대회직전 다이어트 기간에는 매일 도시락도 싸주고, 어디 가고 싶다 놀러가자 이런 말 한마디 못하고 꾹꾹 참아왔네요. 사귄지 첫 해빼고 2년 동안 여름에 휴가를 못 갔고 주말에도 동물원 가고 싶어도 바람쐬러 가고 싶어도 말 하지 못하고 그냥 포기했어요.

모든 부분을 남자친구가 하자는대로 다 맞춰주고 거절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헌신짝처럼 차인거네요ㅜㅜ 3년을 참고 이해하고 기다려줬는데…

대회가 다 끝나면 괜찮겠지.. 지금은 일도하고 운동도해서 힘들고 피곤하지만 다 끝나면 다시 괜찮아 지겠지.. 하고 기다리기만 했던 제가 바보 같아요ㅠㅜ

  

 

다시 잘해보자며 결혼도 진지하게 얘기하던 그때가 1월이었는데, 정말 노력해보자고 했던 남자친구가 3월에 갑작스럽게 힘들다고 헤어지자고 하더라구요.

왠지 이번에는 붙잡아도 소용없다는 걸 알았고 저도 지쳐서 알겠다고 했어요. 올해 들어서 저도 너무 힘들었거든요.

 

이번처럼 진짜로 서로 연락 끊고 헤어진건 처음이였어요. 그래서 저도 그 동안 많이 힘들었고 재회도 바라기도 했고 헤어진지 한 달이 넘어가면서부터는 카톡 차단도 풀고 상태 메세지도 매일 확인하고 카스도 매일 확인하고 그랬어요ㅜㅜ

 

여자는 점점 괜찮아지고 마음이 정리된다고 하던데 전 갈수록 힘들더라구요ㅜㅜ

스무살 들어서 두번째로 사귄 남자친구였고 오래 만났기 때문에 추억도 많고 고마운 점도 참 많은 사람이었어요. 제가 힘들 때 많은 부분 도움을 줬고 잘 대해줬거든요.

싸울 때 다혈질이어서 화내는 것 빼고는 100점짜리 남자친구라고 생각하고 만났고 그냥 모든게 다 잘 맞는 사람이었어요. 제가 일편단심이기도 하고, 절대 다른 사람이 눈에 안 들어올 만큼 많이 빠져있었고 많이 사랑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2주전부터 <제 주위에 요가선생님 감사합니다.> 이런 글이 올라오더라구요.

카스에 사진이 친구 공개로 올라왔는데 저는 카스 친구가 아니여서 사진을 보진 못했구,

카톡에도 아른아른♥ 써있고.

 

뭔진 모르겠지만 여자의 촉이라는 게 있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나? 싶었어요.

내심 저도 모르게, 그래도 우린 다시 재회할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그렇게 2주를 힘들어 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정리해야겠다 싶었어요.

 

원래 차인 여자는 먼저 연락하면 남자가 더 도망간다잖아요.

그래서 카톡도 보내보고 문자도 보내봤는데 다 씹혔고 그래서 그냥 어차피 새로운 사람 생겼으면 내 연락을 받을리 없지. 하고 주말에 메일을 보냈어요..

붙잡을 의도로 보낸게 아니라 그냥 제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어요. 그걸 계기로 오빤 제가 다신 잡을 수도 없이 더 멀리 도망갔음 좋겠고 저는 그렇게 해서 라도 마음을 비우고 싶었거든요ㅠㅜ

 

그냥 카톡이나 문자 안받길래 메일 보낸다고

내 마음은 현재 이렇다, 그리고 오빠 새로운 사람 생긴 것 같은데 축하한다.

이런식으로 보냈어요.

 

 

그리고 저는 정말 주말동안 많이 울고 아무것도 못했지만, 마음 굳게 먹고 나니 정말 후련하고 괜찮더라구요. 다시 열심히 취준생 모드로 들어갈 준비를 마치고 힘내서 월요일을 시작했죠.

근데 어제 밤에 헤어진 남자친구한테 연락이 왔어요.

 

카톡이와서 확인 안하니까 곧바로 문자가 오고 답장을 안했는데 몇분 안되서 전화가 왔더라구요.

핑계라도 들어줄 마음이 있으면 자기 상황을 설명해주고 싶다고.

 

당연히 정리한지 하루밖에 안되었으니 흔들리기 싫었죠. 근데 저한테 좋은 소식이라고 하길래 들어보기로 했고, 요약해서 말씀드리자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될진 모르겠지만 자신은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다고.

제가 얼마나 남자친구를 사랑했는지 크게 느꼈고 너무 간절하게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자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 다 정리되면 연락하려다가 방금 전에 제 메일을 읽고 미안해서 연락을 했대요. 상황을 설명해주려고.

 

2주전에 강남역에서 여자가 번호를 물어봐서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하고 번호를 줬대요.

그리고 연락하다가 만나서 커피를 마셨나봐요. 근데 알고보니 그사람이 손목에 자해자국이 7~9개 있고 수면제 먹고 위세척한다고 하고 협박처럼 계속 얘기해서 당하고 있는 중이래요.

쉽게 납득은 안가겠지만 다른여자를 만나고 있는게 아니라네요.

 

그리고 오빠가 카스는 개인적인 용도가 아니고 일적인 용도라서 제 사진도 안 올렸었거든요.

근데 자기가 알게 된지 얼마 안된 사람을 카스에 올릴 일이 없지 않냐고. 무조건 올리라고 협박했대요, 친구공개로 올렸지만 저랑 연관된 사람들이 보고 나중에 제가 알았을 때 자기를 쓰레기로 보겠구나 싶어서 마음이 아프고 미안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핸드폰도 그여자가 마음대로 서슴없이 보면서 저를 차단하고 삭제하라고 해서.. 그렇게 된거고 제가 연락한 줄은 몰랐대요. 메일 읽고 알았대요.

오빠는 제 카톡 카스도 빠짐없이 다 보고 있었더라구요.

아른아른♥이라고 써놓은 것도 저한테 하는 말이었고.

 

그러다가 주위에 운동으로 알게된 요가선생님이 있었는데 그 분이 오빠가 카스에 올린 사진보고, 혹시 손목에 자해자국있고 이러이러한 여자 아니냐고 해서 오빠가 왜그러시냐고 물어봤더니.

자기가 아는 오빠랑 사귀었던 여자래요. 근데 그 여자랑 헤어지고 나서 정신병원 치료 받고 있는 중이라고. 조심하라고 했대요.

 

그리고 오빠는 평일에 밤11시에 끝나고 집에가서 바로 자고 7시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출근하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그 여자가 평일에도 보자고 해서 밤에 마포까지 가서 밥먹고 커피먹고 새벽되서 집에 오고 그러느라 피곤해서 2주 넘게 운동도 못하고 살도 빠지고 엄청 힘들었대요..

오빠의 1순위가 운동이거든요. 대회가 몇 달 안남았는데 그것도 못할정도라니; 심각하긴 한가봐요.

 

모든지 제멋대로 하고 안 들어주면 협박하고 그래서 미치겠다고 하는데.

인과응보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더라구요.

자기보다 더 한 사람을 만나 힘들어 하고 삶도 망가졌다고..

오빠는 강제적인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오빠 마음대로 많은 부분을 했다는 게 저한테 미안했고 다시 만나면 제가 하자는대로 다 할거래요.

이제서야 항상 맞춰주고 이해해주고 오빠 운동 할 수 있게 배려해준 제게 고마운거죠. 이제서야 소중함을 진짜로 깨달은건가봐요.

 

그래서 전화통화 끝나고 카톡으로 대화를 조금 나눴는데, 저도 모르게 또 걱정해주고 있더라구요;

오빠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주의 시작 월요일인데 피곤하면 내일 운동 못하니까 얼른 자라며 걱정해주니깐.. 자기를 이렇게 잘 알고 이해해주는 사람을 두고 뭐한건지 미안하다고... 계속 미안하고 고맙다고 반복하더라구요...

그리고 만나서 커피한잔 할 수 있냐고 해서, 일단 그 여자부터 정리하고 연락하라고… 말 한 상황이에요. 

 

 

 

 

오빠는 제가 당연히 받아줄거라고 생각하고 연락한거겠죠…?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자마자 문자가 와있더라구요. 다시 연인사이로 돌아간 것마냥 밥챙겨먹고 비타민 챙겨먹으라는 걱정 문자.

제가 매달린것도 오빠가 매달린것도 아닌 이런 애매한 상황에서 다시 재회를 해도 될까요?

 

 

그 미친 여자를 안 만났으면 저한테 돌아오지 않았을려나 싶기도 해요.

그냥 정상적인 저보다 괜찮은 여자를 만났다면, 제 소중함을 느끼진 못했겠죠?

 

 

다행히 그 여자가 오빠집은 모른다네요. 그래서 카톡차단하고 전화번호차단하고, 혹시 그여자가 오빠 일하는 곳에 찾아오면 신고한다네요.

이렇게 쉽게 끊어낼 수 있으면서 왜 여지껏 2주 동안 본인도 힘들었으면서 해달라는거 다 해주며 끌려다녔을까요? 이 오빠의 말 믿어도 되는 걸까요………..

이런 상황이 흔치않아서, 믿기지가 않아요ㅜㅜ

 

 

이해하고 재회를 하면 다시는 이 일을 들추지 않아야 될텐데 자신이 없어요.

그 여자와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라고 해도 일단 만남을 시작을 했다는 자체가 저는 너무 배신감이 들었거든요ㅜㅜ 이렇게 길가다 누가 번호만 물어보면 연락하고 만나는 쉬운 남자구나. 하고 못 믿을 테니까.. 자신이 없어요.

 

 

그렇다고 어렵게 자존심버리고 용기내서 연락해준 오빠를 놓치기는 싫어요.

어제 얘기하면서 정말 달라졌다고 많이 느꼈어요. 제가 오빠 이해해주고 서운한거 티 안내고 참고 포기한 그런 것 까지 다 얘기하면서 자기가 너무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해서 많이 흔들렸어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직도 혼란스러워요ㅜㅜ

길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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