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주말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무원시험준비를 하는 28살 남자입니다. 지난 4월에 벌어졌던 외국인 노동자 3명이 20대 여자를 살인한 사건이 있었는데, 법원에서 증인으로 출두하라는 요구서를 받았네요. 제가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는데 그러지 않아서 마음이 조금은 싱숭생숭하네요.
제가 일하는 편의점은 원룸과 오피스텔이 있는 쪽이라서, 야간에도 그리 붐비지는 않지만 담배라던가 맥주를 사러 사람들이 종종 오는 곳입니다. 비교적 바쁘거나 힘들지는 않지만 혼자 일하기때문에, 간간히 바쁜 피크타임이 올 때에는 정말 바빠서 손님 케어가 힘들기도 합니다.
살해당한 여성 분은 제가 일할 때, 몇 번 왔었던 여자입니다. 항상 이것저것 불만이 많이 내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예를 들어서 새벽에 나와서 컵라면을 먹다가 물이 뜨겁지 않아서 빨리 익지를 않는다고 짜증을 낸다던가, 맥주를 사면서 왜 시원하지 않은 것을 밖에 진열해놓냐.. 혹은 제가 상품진열을 하다 계산을 좀 늦게하자, 손님있는데 뭐하냐면서 뭐라하고.. 이런식으로 불만을 많이 냈던 분이에요.
솔직히 얼굴은 상당히 이쁜 분이셨습니다. 나이도 저와 비슷하고.. 나이를 안 것도 처음에 편의점에서 맥주를 구입할 때, 민증을 보여달라고 하니 뭐라 욕을 하면서 내어줬었는데, 나이를 보려고하니 뭘 그렇게 자세히 보냐면서 미친 것 아니냐라고 욕 얻어먹었었는데.. ㅋ
처음에는 이쁘다보니 계산하면서 말 걸기도 했는데, 무시하거나 욕을 얻어먹는 바람에, 나중에는 얼마입니다. 혹은 죄송합니다. 이 말밖에 하지 않았네요. 불평불만이 많고 컵라면이라도 먹으면 다 흘려놓고 개판 쳐놓아서, 오면 아.. 또 왔냐 이런 말이 나올정도..
살인사건이 일어난 밤에도 편의점에 와서 삼각김밥이랑 캔맥주, 스낵을 샀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사할 때, 편의점 물품판매내역도 경찰이 가져갔었는데, 제 말 그대로였죠.
여튼 여성분 물건을 계산하는 도중에, 조금 후에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 3명이 들어와서 각각 캔맥 하나씩 고르고는 저한테 아저씨 말보르 레드 하나주세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니 여자가 욕을 하면서 계산하는 거 안보이냐고 말하고 그리고 또 냄새난다라고 말을 했죠. 저보고는 계산이나 똑바로 하라고 욕하고..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들도 한국말을 어느정도 할 줄 알잖아요. 그 말을 듣고 시비가 일어났습니다.제가 먼저 계산부터 하시라고 해서 양쪽 다 계산은 하였고, 여자가 냄새가 난다고 말하면서 편의점 문을 나섰는데, 외노자들도 따라 나서더군요.
여자가 걸어가는걸, 외노자가 붙잡고 길에서 옥신각신 거리니 저도 밖에 나가서 구경을 하는데, 여자가 폰을 꺼내려하니깐 외노자 중 한명이 폰을 빼앗고 여자가 대어드니 머리채를 붙잡는 것입니다.
여자가 저한테 아저씨 신고해주세요 외치는데.. 솔직히 그 여자분에 대해서 좋은 감정이 있을리가 없잖아요. 제가 어깨를 으쓱하니 외노자가 손짓을 하면서 그냥 들어가라고 하기에 싸우지들 말라고 한 마디하고 그냥 편의점에 들어왔습니다.
그 때에는 그냥 꽃이다 이러면서 킥킥 웃으면서 그냥 콱 성폭행이라도 당해버려라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설마 살인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기껏해야 폭행이나 성폭행정도라고 생각하였죠. 평소에 재수없는 여자라서 오히려 즐거운 마음이었습니다.
한 10분정도 지나고 나니 문득, 괜히 일 생기면 나한테 피해가 오지않을까 싶어서 편의점 밖으로 나가서 어떤가 싶어 보니 외노자도 여자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뭐 내가 잘못한 일도 없는데 뭔 일 있겠냐 싶어서 일하다가 오전 타임 알바와 교대하고 집으로 돌아갔죠.
그런데 목요일날 경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112가 아니라 일반 전화로 전화가 왔는데, 경찰서 형사라고, 토요일날 새벽에 편의점 근무하신 분 맞냐고 이러길래 맞다고하니 살인사건 일어났다면서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하더군요.
제가 진짜 경찰 맞느냐고 이러니, 지금 전화를 건 것이 oo경찰서 형사과 강력범죄수사팀 xxx이라고 말하면서, 강력사건같은 것으로 장난치겠느냐고 이러길래 제가 경찰서로 전화를 걸겠다고하고 끊고, 네이버에 oo경찰서 치고 xxx형사님 있으시냐고 물으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서는 지금 있으시다고 전화 돌리겠다라고 하더군요.
형사님이랑 통화하니 그 여자 살해당하였는데, 주변탐문을 하고 저희 편의점 cctv 녹화분을 받았는데, 다툼 사건이 찍혔다. 너가 편의점 밖으로 나갔다 들어온 것도 찍혔는데, 용의자로 생각하지는 않으니 경찰서로 나와서 참고인진술을 받으라. 이렇게 말하더군요.
제가 자세히 이야기해달라고 하니깐 그냥 나오면 이야기해주겠다라고 이렇게 이야기하길래, 변호사라도 선임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깐 너는 그냥 진술을 얻기위해서 부르는 것이지, 유력용의자는 여자 뒤에서 계산하던 외노자들이라면서 그럴 필요 없다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제가 지금은 곤란하고, 내일 가면 안되냐고 물으니 살인이 무슨 절도같은 것도 아니고 강력범죄가 일어났는데 너무한 것 아니냐면서 자기가 데리러 올까라고 물어보길래 알겠다고 2시간 뒤에 가겠다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경찰서에 갔는데, 괜히 가슴이 뛰더군요. 제가 가서 살인사건때문에 왔다라고 말하니깐 민원보던 사람이 깜짝 놀라서 자수냐고 물어보길래, 제가 더 깜짝 놀라서 그게 아니라 xxx형사님이 전화오셨는데 참고인 진술해달라고 그랬다라고 하니, 전화거시고는 길을 가르쳐주시더군요. 그 땐 진짜 제가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제가 들어가니 기다리고 있었다라면서 커피 한 잔 하겠냐고 물어보고는 커피 한 잔 주시더군요. 커피 마신 후, 컴퓨터 앞쪽으로 데리고와서는 진술을 듣겠다라면서 기억나는 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진술하라고 했는데.. 뭐 따로 이야기할게 별로 없었습니다.
여자가 계산하는 중에 외노자들이 담배를 달라고해서 시비가 났었고, 편의점 밖에서 옥신각신 거렸다. 그게 내가 아는 전부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형사님이 편의점 cctv영상을 받아서 보았는데, 네 말대로 편의점 안에서 시비가 있는 것은 맞다. 그런데 너도 걔네들이 나간 후 얼마뒤에 따라 나간 것이 찍혔다. 왜 나갔느냐고 묻길래, 제가 편의점 밖에서 옥신각신 거리길래 나갔다 다시 들어왔다라고 답변을 하였습니다.
그러니 다시, 네가 편의점 안에 다시 들어온 영상도 분명히 찍혔다. 그런데 한 10분 뒤 다시 편의점을 나간 영상도 있다. 편의점 밖에 있던 시간이 처음에는 2분, 두번째로 나갔을 때는 3분가량 되는데, 밖에서 무엇을 했냐라고 재차 물어보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형사님이 저에게 저는 용의자가 아니라 참고인진술을 듣기위해서 부른 것이라고 하지않았느냐고 따지니, 우리는 수사를 위해서 물어보는 것 뿐이라고. 널 의심하지는 않지만 수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어야하지 않겠냐고 말하시더군요.
제가 솔직히 말하였습니다. 편의점 안에서 시비가 붙었었고, 밖에서 다시 시비가 붙었는데 외노자들이 여자를 끌고가려고 했었다. 신고하려고 하였는데, 평소 그 여자가 재수없어서 내 알바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모른척하고 들어왔었는데, 잠시 뒤에 괜히 사단나면 나한테도 불똥이 튀지않을까 싶어 편의점 앞쪽 골목까지 나갔었지만 아무도 없었고, 편의점을 비울수가 없어서 다시 들어왔다.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니, 그 옆에 있던 형사가 아무리 여자가 재수없다라고 해도 어떻게 신고도 안하냐면서, 당신이 신고만 했었어도 살인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 아니냐. 이러는데.. 할 말이 없더군요.
형사님이 여자와 외노자간의 대화내용 기억나냐고 하길래, 별 대화는 없었다. 여자 것을 계산하던 도중, 외노자가 담배를 달라고하였고, 여자가 욕하고 냄새난다라고 하자 외노자가 화를 내면서 시비붙었다.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그 여자가 외노자들에게 끌려가는 영상이 편의점 오른편 골목에 있는 고물상 cctv에도 찍혀있다면서, 걔네들이 유력한 용의자인데 지금 행방을 알 수 없어서 수배를 내렸다라고 말하시면서, 처음 여자와 외노자들이 만나고 또 시비가 붙었는게 저희 편의점이어서 저한테 자세한 진술을 들으러 불렀다라고 말하셨는데.. 솔직히 정신이 후들거려서 말이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오는데.. 마음이 착잡하더군요. 며칠 지나니 잊었는데.. 다시 형사분이 전화와서 외노자들 중에 2명이 붙잡혔다면서, 한 명은 계속 수배중이고 2명 먼저 검찰에 송치한다고 전화가 한 번 더 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검찰에 다시 한 번 갔었고, 이번에 다시 법원에서 증인출석요구서가 왔네요.
솔직히 짜증도 나고 착잡도 하고, 귀찮기도 합니다. 뭐 출석할 때, 돈은 받는데.. 이런 일로 가는게 상당히 싫네요.
만약 그 여자가 그렇게까지 재수없지 않았더라면 바로 신고를 했을테고, 저도 이런 일로 불려다니지 않아도 될텐데..
이번 일로 누구에게라도 버릇 없도록 굴지말자를 느끼고 있습니다. 만약 그 여자가 외노자에게 괜한 말을 하지않았더라면 아예 이런일이 생기지 않았겠죠. 그렇지 않았더라도 평소에 제게 그렇게 사가지 없이 굴지않았다면, 최소한 목숨을 잃는 일은 없었겠죠.
그게 누구에게라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 사람에게 툭 던진 말이 씨가 되어서 목숨까지 잃게된 사건을 직접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