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치인탓인지 아님 살아온게 허무해서인지 하루종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날이었습니다.
퇴근후 버스안에서 터져버린 울음을 꾹 참고
결국 집에 들어와 펑펑 울어 버렸네요.
안녕하세요.저는 삼십대 중반 여자입니다.
친구도 별로 없고 애인도 없어 평소 즐겨 보던 판에다 이렇게 하소연 해봅니다.
어릴때 저는 금전적이든 물질적이든 너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냥 그렇게 부모님 보살핌 아래 그럭저럭 불편함없이 살아왔습니다
그러던차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살던 집, 타던 차 다 처분해가며 그 빚을 갚는데에만 무려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10년동안 저는 함께 빚갚느라...말그대로 빚갚는데에만 제 10년을 쏟아부은것 같네요.
이제 빚 다갚고 똘똘 뭉쳐 살아보나 했더니 아버지의 외도로 지금 어머니는 별거 중이시고 이혼을 생각하시고 계십니다.
그러면 안되지만 어머니께서도 너무 고생하시며 사셨고 저도 지친 상태라 차마 말리고 싶지도 않더군요.
그렇게 고생고생 하며 살아왔는데 상황은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20대 다들 한참 이쁠때 저는 만원짜리 티셔츠 한장 사는데도 고민 고민을 하다가 결국 다시 제자리에 놓을때도 많았고
그렇게 입는거 먹는거 제 마음 가는대로 제대로 해보지를 못하며 저한테 투자하는건 참 많이 아끼며 살아왔었네요.
장녀라는 이유 하나로 평일엔 직장 생활하고 주말에 알바 뛰어가며 그렇게 나름 노력하며 버틴 결과
이나이에 남은 전재산 이라고는 통장에 고작 300만원도 안되네요.
살아야 된다는 이유로 몇없는 친구들과의 왕래도 점점 줄어들어 연락하는 친구도 한두명...
그나마 남은 친구들 만나 이러쿵 저러쿵 얘기 하다보면 저랑 딴 세상 사는 아이들 같고...
시간도 없고 금전적인 여유도 없던 제게 힘이 되어주며 만났던 남자친구는 결국 남친 어머님의 반대로 제가 그냥 손을 놓았습니다.
그때 처한 제 상황도 너무 힘든데 그것까지 감당하려니 정말 못할 짓이더라구요.
착한 사람이라 중간에서 너무 힘들어 하는게 보여 제 욕심에 그 사람을 잡는것도 그사람에게 못할 짓같고...
그후 2년이 지났으니 그사람에게도 좋은 여자가 생겼겠죠 아마...
그렇게 이런 일 저런 일로 몇년 몇달을 버티다 오늘 그냥 터져버렸나봅니다.
겨우겨우 울음을 참고 어머니께 인사드리고 들어와 제 방문을 닫자마자 대성통곡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제 우는 소리에 놀란 어머니께서 들어와 무슨일이냐며 왜그러냐며 물으시는데
그냥 힘들다. 힘들다.힘들다...이말밖에 안나오더라구요.
옆에서 지켜보시던 어머니께서 제 등을 조용히 쓰다듬어 주시며 불쌍한 내새끼 미안하다 하십니다.
남들은 남편 품에서 자식낳고 사는데 미안하고 불쌍하다 니가 울면 엄마 가슴이 찢어지신다며 같이 펑펑 울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한번도 이렇게 어머니 앞에서 크게 울었던 적이 없던 터라 많이 놀라셨나봐요.
아버지 저렇게 가버리시고 이제 하늘아래 의지할 곳 이라곤 어머니와 어린 남동생 우리 셋뿐이네요.
이사에 이사를 반복하며 월세를 전전하는 중인데
어머니의 노후를 위해서라도 집을 장만하려고 다시 시작하려하니 엄두도 안나고 사실 많이 버겁습니다.
결혼은...사실 포기 했다는 말이 맞겠지요.
아니 솔직히 말하면 저도 결혼... 하고 싶어요.
아가 낳고 남편이랑 제 가정 꾸려가며 살고 싶지만 가진것도 없고 제가 감당해야할 부분이 너무 많아 포기 하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요즘은 그냥 산다라기 보다 버틴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맞이 합니다.
어머니와 동생이 있으니까...
부디 앞으로 10년뒤든 20년뒤든 지금 보다 제 삶이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네요.
긴글 읽어 주시느라 감사드리고 그나마 이렇게라도 터놓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네요.
지금 삶이 힘드신 분들 아무쪼록 힘내셔서 좋은 일 있으시길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