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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초반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붙들고 사는 나..

추억 |2014.07.27 07:20
조회 468 |추천 0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더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순수하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지는것을 느낀다.

나이가 있으니 연애도 열심히 하고 시집도 가야지라는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려 소개팅도 해보고
이런 멋없는 나란 사람을 좋아해주는 사람과 잠시 만남도 가져봤지만 억지로 인연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할수록 더더욱
내 연애세포는 내 첫사랑의 끝과 함께 완벽하게 죽어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만 깊어진다.

새로운 사랑에 마음을 닫아버려서인지 그사람에 대한 그리움인지 이십대 초반 꽃같은 나의 청춘?에 대한 그리움인지
요즘들어 부쩍 이십대 초반 나에게 다가왔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의 기억이 떠오른다.

설렘반 두려움 반으로 떠났던 일본 유학.
벚꽃이 흩날릴 무렵 마치 순정만화처럼 찾아온 나의 첫사랑.
처음엔 만화나 드라마 영화속에서 보던 그런 일본인 미소년 같은 그를 그냥 혼자 관찰하는 것으로 마냥 즐거웠다.

그저 눈요기로 시작된 관심에서 처음 그와 제대로 인사를 나누고 점점 그와 대화하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어느새 나도 모르게
호감이 짝사랑의 감정으로 바뀌어버렸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난건지 처음 그의 휴대폰 메일주소를 묻고
메일친구 하자고 했던 날.
내가 먼저 잘 부탁한고 메일을 보내고 그의 답장이오기를
기다리며 몇번이나 메세지를 체크하면서 몇 분이 마치 몇시간 몇일 처럼 느껴지고 내가 너무 친한척한건 아닌지 머리를 쥐어뜯고 부끄러움에 후회에 몸부림쳤다.
그러다 그의 답장을 받고는 어찌나 가슴이 터질듯 두근거렸는지 그날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의 나로서는 그와 친구가 된 것 만으로도 너무 기뻐서
그 해, 그와 함께 불꽃놀이를 보러가고 그에게 고백을 받고
그가 나의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 한글을 공부하게 될거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말수도 많지 않고 사람들과 그다지 얽히려 하지않아 어딘지
고양이같은 느낌이라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메일친구가 되고
이런저런 애기를 나누면서 친해지는가 싶더니 그가 먼저 나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시디를 빌려주고 내가 풀죽어있는 날엔 먼저 메일을 보내며 위로해주기도 했다.
항상 내가 먼저 메일을 보내야 답장을 하던 그였는데 말이다.

언젠가부터는 집에 가는 길 역까지 같이 걸어가는 횟수가
늘고 헤어지고 전철을 타고 집에 도착 할때까지 메일을 주고받았다.
그와 메일을 주고받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밤까지 대화가 이어지면서 서로 잘자라는 인사까지 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남녀친구사이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일수도 있겠지만 주변에 여자친구만 가득했던 나로서는 이런 소소한 일상속의 나만의 이벤트(사건)들에 기뻐서 잠못이루곤 했다.

그렇게 나혼자 설렘 속억 계속 추억을 쌓아가던 어느 여름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가 잠깐 역 서점에 들렀다가자고 해서
둘이 처음으로 학교가 아닌 다른 곳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찾는 책이 없는건지 책을 사지는 않고 이런저런 책을 둘러보기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역으로 향하는 길
시즌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름 축제 얘기를 하게 되었고
그가 조심스럽게 불꽃축제가 있는데 괜찮으면 같이 보러가지
않겠냐고 나에게 권했다.

사실 그와의 메일 횟수가 늘어가고 나를 배려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어 그도 나에게 호감이 있는건 아닌가 내심 기대하며
소위 나름 썸을 타는중에 확신을 가져다준 그의 초대?를 나는 흔쾌히 승낙했다.
내 유카타 모습을 보고싶다며 절대 귀여울거라는 만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본 멘트도 해주는 바람에^^; 속으르는 뛸 뜻이 기뻤지만 애써 쿨한척 눈치 못챈척 했지ㅋ

약속을 잡고 떨리는 마음으로 불꽃놀이때 입을 유카타를
준비하고 주변에 내 마음을 아는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결전의 날?을 맞이했다.

약속시간은 저녁이었지만 예쁘게 보이고싶은 마음에 몇시간 전부터 공들여 치장하는데 처음 입어보는 유카타 리본 매듭이 어찌나 어렵던지.
가난한 유학생 시절이라 유니x로 싸구려 유카타를 장만했는데
당시의 나로선 나름 과감한 투자였다.
난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야 하니까.
그 해 여름이 지나면 유카타는 다시 입을 일이 없을 테니까.

드디어 약속시간이 됐고 그가 약속한 역까지 마중을 나와주었고 불꽃축제자 장소인 그가 사는 동네로 이동하기위해 다시 전철을 탔다.
자리가 나서 나는 의자에 앉고 그가 내앞에 서서 갔는데
새삼 둘이 그렇게 마주보고 있으니 괜히 수줍어 눈도
못마주치고 무릎위의 손가방만 만지작거렸다.

불꽃축제 지역에 도착하자 인파가 쏟아졌고
거리의 노점이 왁자지껄하고 화려하게 치장한 유카타를 차려입은 일본 여자사람들이 동행한 연인 혹은 친구들과 함께 새침하게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사람 구경도 하고 타코야키도 사먹고 인파에 휩쓸리면서
머리위로 쏟아지듯 반짝이는 황홀한 불꽃을 넋나간 사람처럼 정신없이 바라봤다.

불꽃놀이가 끝나고 역에 사람들이 빠질것을 기다릴 겸
한적해진 강변에 앉아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대화가 점점 줄어들 때쯤
조심스럽게 그가 나에게 사실은 전부터 xx상을 좋아했다고
계속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고백을 해왔다.

처음 그가 내 마음에 자리잡았은 그날부터 매일 그렇게 꿈꾸던 일이 실현되었는데 계속 곁에 있어달라는 그의 말에 정신이 번쩍들었다. 우리는 국적도 다르고 나는 이듬해면 귀국해야 했기에 쭉 함께 할 수는 없었으니까.

그런 얘기를 하며 주저하자 그래도 상관없다며 돌아가기 전까지라도 함께 하고싶다며 진지하게 다시 한번 고백해오는 그의말이 내 이성을 무장해제 시켰고 그렇게 내 짝사랑으로 끝날 줄만 알았던 첫사랑이 이루어졌다.
스무살 초반이 되도록 남자랑 손도 잡아본적 없는
모태솔로였던 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그의 얼굴이
다가오자 본능적으로 얼굴을 휙 돌려버렸고 부끄러워 하는 낟때문에 같은 장면이 대여섯번 반복된 뒤에야 어렵게 첫키스를 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손을 잡고 역까지 데려다 줬는데
고백받고 기쁜마음 반, 모태솔로인 나였기에 스킨쉽이 너무 빠른거 같다는 혼자만의 고민과 죄책감?에 빠져 복잡한 마음에 그날도 잠 못이루고 밤을 지새웠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도 연애경험이 별로없는 쑥맥억
내가 외국인이라 굉장히 고민하다가 후회하고 싶지않아
고백하고 심장이 터질뻔했다고 했다.

지금 다시 떠올려보면 내 첫키스는 나름 귀엽기도 쑥쓰럽기도
한편으론 웃음이나는 기억이다.

나를 순정만화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준 그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결혼은 했는지, 그도 나처럼
가끔은 나를 떠올리며 그리워할까.

첫사랑은 추억으로 간직해야 아름답댜고 하지만
우연히라도 마주칠 수 없는 현실이 서글픈건
그에 대한 미련인지 내 어린시절에 대한 미련인지
그저 그시절에 대한 향수인지 나도 내마음을 모르겠다.

언젠가 그를 좋아했을 때처럼 순수하게 누군가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씁쓸하고 마음이 복잡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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