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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

벚꽃엔딩 |2014.09.13 12:24
조회 231 |추천 0
처음 우리가 만났을때 우리는 고등학교 삼학년이었다. 미대 입시를 위해 다니던 학원에서 만난 너의 첫인상은 키도 크고 말없는 무서운 인상의 남자아이. 나는 내성적이어서, 남자아이들과는 눈도 잘 마주치지 못했다. 나는 너와 내가 친해질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너와 나는 같은 학교를 목표로 하게 되었고, 이야기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연애는 커녕 사랑에도 관심 없던 어린 내가 너와 이야기 하는 많은 시간들 속에서 조금씩 바뀌어갔다. 그리고 너와 내가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한지 얼마 되지 않아, 너는 나에게 고백했다. 버리지 못한 이제 쓰지않는 예전 핸드폰에는 아직도 너의 고백이 담겨있다. 서로의 첫번째 연인이 된 우리는 참 서투르지만 예쁘게 사랑했던 것 같다. 매일 밤 통화를 하고 하루종일 문자를 하고, 매일 만나 이야기를 했다. 네가 처음 내 손을 잡았을때 내가 얼마나 설레였는지, 너와 손을 잡고 걷는 내내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일정도였으니까. 너와 하는 모든 것은 나에게 기쁨이었고, 행복이었고, 사랑이었다. 그렇게 어리고 서툴지만 행복했던 우리가 성인이 되고부터는 조금씩 바뀌었던 것 같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거의 모든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다. 나는 나를 바라볼때 너의 눈이 좋았다. 온 힘을 다해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같은 너의 눈을 보며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다. 나는 너의 배려심이 좋았다. 언제든 나를 먼저 생각해주고 행동하는 네가 좋았다. 하지만 나는 힘들게 진학한 학교에 성실히 다니지 않는 네가 불만스럽고 한심했다. 하루종일 오지않는 연락을 기다리는 것도, 나를 당연히 생각하는 너의 태도도 싫었다. 힘든 일이 있어 위로받고 싶어도 너는 언제나 회피해버렸고, 다툼이 생기면 그 이유가 어쨌던 간에 너는 나에게 서운해했고 나는 너의 서운함이 풀릴때까지 사과를 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데이트가 끝나고 너를 집으로 데려다 주고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나는 기분이 좋았고 싸움이 나면 혼자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너의 말에도 나는 그저 네가 나를 버리지 않기를 바라며 너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래서였을까, 너는 나에게 더이상 간절하지 않게 되었다. 사소한 싸움으로 나는 알게되었다. 가슴아프게도, 너에게 나는 있음이 당연해 감사하지않는 존재가 되었다. 나는 너에게 식상해졌다. 매일 한두통 네가 내킬때만 오는 너의 연락을 기다리며 우는 나를 너는 지겨워했고 나는 너의 미움을 받지 않으려 혼자 숨죽여 우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러다 생긴 첫번째 헤어짐. 네가 나에게 이별을 말했을때, 나는 너를 참 많이도 붙잡았었다. 사람이 사랑 때문에, 이별 때문에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을만큼 너를 놓지 못했다. 그렇게 간절히 나는 너를 사랑했고 너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나를 다시 받아주었다. 다시 나를 받아준 너는 나를 너의 집안에 잘하는 싹싹한 예비며느리, 네가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예쁜 여자친구, 너를 귀찮게 하지 않는 애인으로 만들고 싶어했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 모든 것이 되려했다. 조금씩 지치고 힘든 날들이 많아져도 나는 최선을 다했다. 다시 버림받으면 죽을것만 같아서, 너무 힘들어도 너의 눈을 보면 그 안엔 언제나 내가 있어서. 그런데 언제서부터였을까, 나도 너에게 더이상 간절하지 않게되었다. 연락해도 오지 않는 너의 답장을 신경쓰기 보다는 나의 일을 했고, 나의 시간을 보냈다. 참 슬프게도 내가 등 돌린 너를 바라볼땐 날 보지않던 네가, 내가 등을 돌려버리자 나를 바라봤다. 연락에 관심없던 네가 연락을 먼저 하고, 한번도 데이트 약속을 먼저 잡지 않았던 네가 먼저 만나자하고. 나는 그것을 보며 내심 기뻤다. 우리가 다시 서로를 마주보며 사랑을 나눌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내 안에서 너를 많이 정리했었나보다. 작은 다툼에 내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나의 사과를 바라던 너에게 내가 미안하다는 말 대신 건넨 헤어지자는 말. 너는 그순간에도 나를 너의 소유물처럼 대했다. 네가 주는 기회를 다 버리고 이별을 고하는 내 모습을 본 너는 그제야 눈물을 흘렸다. 우는 너를 혼자 두고 나온 나는 집에 돌아와서야 이별을 실감했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우리는 절대로 헤어질수도, 헤어질리도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와 나는 타인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네가 없는 생활에 빠르게 적응했다. 이제는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걷고 있을 지도 모르는 너에게 마지막으로 인사한다. 안녕, 평생을 사랑할 것 같았던 내 꿈 같은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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