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특별한 상황이 아니어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이벤트가 아니어도 그때처럼 그렇게
강렬한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까..? 삼십대.. 그것도 중반을 바라보는 지금의 나로서는 절대 NO.
...
&
그렇게 강렬하고도 아쉬웠던 첫 만남 이후로.. 우린 자주 통화하고 서로 음성 나누며
그렇게 둘만의 무언가를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만나는건 보통 3,4일에 한번 정도였는데 그 시간을 항상 기다렸던거 같다 ㅋㅋ
밤시간엔 거의 전화통 붙잡고 살았었는데 그때의 나는 항상 모뎀을 이용, BBS에 접속해서
노는게 밤 시간의 대부분이었던 때라. 전화요금의 부담이 없었다. ㅇㅇ. 하이텔, 나우누리 그런거.
그 시간에 PC통신을 하나, 전화 통화를 하나, 요금은 똑같았기 때문에 ㅋㅋ 참.. 철 없었지 ㅋㅋ
그래서 전화는 항상 내가 걸었고. 삐삐 음성에다가 몇시 몇분에 전화 한다고 미리 예고하고 전화하는.. 그런 식이었다 ㅋㅋ 왜냐면 걔네 집이 굉장히 엄해서. 들키면 큰일나는 거였거든 ㅋㅋ
정말 하루에 기본 한시간 이상씩 꼬박꼬박 통화를 했었는데..
진짜 신기하게도 우린 공통점이 너무 많은거였다.. 남자, 여자로 성별은 다른데..
좋아하는거 싫어하는거 취향 이런게 정말 너무나도 잘 맞는.. 그래서 천생연분이라는 생각도..ㅋㅋ
말도 너무 잘 통하고.. 서로 조금만 이야기 시간이 줄어들어도 굉장히 아쉬워하고 ㅋㅋ
그때 그 나이여서 그럴 수 있었던것도 있겠지만.. 우린 정말 알콜달콩했다 ㅋㅋ
그렇게 열흘이 지나갔어. 우린 예상못할 정도로 더 가깝고 친한 사이가 됐으며, 서로에 대해서 정말 많이 알게 된 시간이었지.. 행복했어 ㅎㅎ 요즘으로 따지면 좀 하드하게 썸 탔다는 정도? ㅋ
그러던 우리에게 어떤 관계변화의 분수령이 된 날이 찾아왔는데.
그 날이 바로 12월 23일. 그날은 밤 10시정도부터 통화를 시작했었어..
언제나 그랬듯 이런저런 이야길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왠지.. 왠지말야.. 그 날은 좀 더 감성적이랄까? 서로 이야길 나누는데. 교감이 한층 깊어진 느낌?
둘 다 안경을 꼈었는데, 시력 이야길 하다가 나중에 우리 아이는 눈 관리 잘 시킬거라는 둥.
또 아이 이야기가 나와서 이어진게 목욕탕 데려가는데 니가 데려가니 내가 데려가니 뭐, 그런ㅋㅋ
어릴때여서 할 수 있는, 발생 불가한 나중의 일들을 한참 쏟아내었었거든 ㅋㅋㅋ
한참을 그런 이야기들로 웃음짓다가 문득. 용기가 샘솟아서 그랬는지.. 궁금한걸 참지 못해서 그랬는지.. 무언가 다른이야기 하던 도중 뜬금없이 내가 물어보게 되었지..
나 " 근데. "
캔디 " 응. "
나 " 우리.. 사귀는거가?"
캔디 " 아니."
나 " 아. 맞나.ㅎㅎㅎ...;;"
정말 후회하고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그 질문에 대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젠장젠장 진짜 쪽팔리고 후회되고 아 막.. 난감하고 미치겠는거야 ㅋㅋ 알겠냐 그맘??
진짜 내가 물어보고 대답하는데 1초도 안걸렸거든. 진짜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들렸어.
' 아니. ' 라는 단답의 절대 잘못들었을리 없는 그 말을.. 허허허허허허
그대로 숨질뻔.. 진짜. 와.. 대박이었어.. 나도 나름의 자신감을 가지고 이야기 한건데..
참... 무참했지..
약간의 침묵이 흘렀고. 걔가 먼저 이야기 하더라고.. 기분 나쁘게 한거면 미안하다고..
아니 근데 솔직히 나는 기분 나쁘고 안나쁘고 그런게 문제가 아니라..
그냥 좌절 상태였다고 해야하나 ㅋㅋ 멘붕이라 그냥 어- 어- 괜찮아. 이러고 있었지..ㅋㅋ
그러면서 뭔.. 변명같은걸 하긴 하는데 뭐라냐면.. 내가 싫어서 그런 대답을 한게 아니라
지금은 아닌거 같아서 그렇게 대답한거라고 그러는거야..
참..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들더라.. 당최 무슨말을 하는건지 이해가 안가는거야 -_-;;
아니, 그렇게 좋은 분위기로 알콩달콩 매일 이야기하고 더 만나지 못해서 이렇게나 아쉬워하는데
사귀는거냐니까 빛보다 빠른 부정의 대답.. 뭐냐고 이거 -_-;;
아. 이래서 남자랑 여자는 다르다는건가 부터 시작해서 별의 별 생각을 다 했더랬지..
그러고도 통화는 한참동안 이어졌어. 뭐 그때 잠깐 어색하고 잠잠하고 그랬지만
좀 지나니까 바로 회복되더라고 ㅋㅋ 그래서 금방 웃고 놀았어 ㅋㅋ
내 성격의 장점 중 하나랄까.. 보다는 멍청해서 금방 까먹음 ㅋㅋㅋㅋㅋ 붕어ㅅㄲ ㅋㅋㅋㅋㅋ
걔 생활패턴 땜에 보통은 12시 되기전에 통화를 중단했었는데 그날따라 좀 길어졌었나봐..
한참 이야기 하다보니 뻐꾸기 소리가 들리는거야 ㅋㅋ 자정이 된거지.
뻐꾸기 소리 웃기다면서 킥킥대고 있다가 뻐꾸기 소리 끝나자 마자 날 부르는 캔디.
캔디 " 정민아 - "
나 " 어 - "
캔디 " 있잖아 - "
나 " 어 - "
캔디 " 다시 물어봐 줄래? ^^ "
나 " 어 - ? !!! 어? "
캔디 " 다시 물어봐 달라고 - ^^ "
나 " !!! "
캔디 " 얼른 - "
나 " 우리.. 사귀는... 거가? "
캔디 " 응!! "
나 " !!! "
ㅎ ㅏ... 참.. 진짜.. 너란 여자.. 날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ㅋㅋㅋㅋㅋㅋ
진짜 대박이지 않냐?? 니가 아니래도 난 대박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모르긴 몰라도 그 순간에 내 입꼬리는 이미 승천하고도 남았을꺼야 ㅋㅋㅋ
나중에 물어보니까 24일부터 사귀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다더라고.. ㅋㅋ
그러다가 내가 23일 밤에 갑자기 물어보는 바람에 아니라고 대답은 해버렸고..
이대로 지나가버리면 내 기분이 상할거 같고 그래서 졸린거 참아가며 열두시 지나자마자
다시 물어보라고 한거라는데 와... ㅋㅋㅋㅋ 진짜 세상 다 가진거 같은 기분을 느꼈지 ㅋㅋㅋ
그러고 또 한참을 더 이야기했어. 진짜 걔는 태어나서 그렇게 늦은시간까지 깨어있어본게 처음이라며.. 설레서 잠이 안온다고 막 ㅋㅋㅋ 알콩달콩 무한대로 시전 ㅋㅋㅋㅋㅋ
꿈같은 밤이었지 ㅋㅋ 통화만 한 다섯시간 한듯?? ㅋㅋㅋㅋ 아침에 눈 뜨자마자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또 꿈에서도 만나자는 약속도 하고 잠자리에 들었지 ㅋㅋ
-
휴.. 쓰다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오늘은 졸려서.. =_=
내일 일도 있고 하니까 여기까지만 적어야지..
많은 분들이 내 글을 찾아봐주는건 아니지만 ㅋㅋ
그래도 자기 만족에 꽤나 써댔네 ㅋㅋ
아마 한동안은 이게 취미가 될 듯 ㅋㅋㅋ
내일 또 이야기해줄께, 친구야^^ ㅋ
2014-09-17 오전 1:27